안녕하세요, 강정수입니다. 2022년을 끝내면서 어떤 글을 쓸까 고민하다 2022년 제가 쓴 글에 기초해서 한 해를 되돌아보려 합니다. 그 과정에서 2023년을 움직이는 것은 무엇일지도 살펴보겠습니다.
2022년 Exciting f(x)는 The Core로 통합되었습니다. 개인 미디어에서 발전된 전문 미디어로 성장하기 위한 첫걸음이었습니다. 저는 The Core에서 비즈니스와 Web3 카테고리에서 분석 중심의 글을 쓰고 있습니다. 두 매체에서 2022년 제가 쓴 글은 총 60개입니다. 많은 글은 아닙니다. 이 60개 글을 기초로 2022년의 의미를 따져보겠습니다.
Generative AI
기계학습은 새로운 테마가 아닙니다. 기계학습(ML)이 종종 인공지능(AI)과 동의어처럼 이용되는 것도 새롭지 않습니다. 그러나 2022년 우리는 ML/AI 영역에서 다수의 획기적인 비약을 경험하였습니다. 22년 3월 <(레벨 5)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는 왜 늦게 오는가>에서 딥 러닝(DL)의 대부 제프리 힌턴(Geoffrey Hinton)의 잘못된 판단을 하나의 일화로 설명하면서 인공지능의 수준이 생과 사를 가르는 결정을 하기에는 아직 미완성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영역에서 인공지능은 비약적 발전을 하고 있습니다. 잠시 후 소셜 미디어 부문에서 설명드리겠지만 틱톡 추천 알고리즘이 그 중 하나입니다. 이는 소셜 그래프기반 추천 알고리즘을 무력화시키면서 실리콘벨리에 하나의 공포로 다가왔습니다. 두 번째 약진은 Generative AI입니다. Dall-E 2, Midjourney, Stable Diffusion 그리고 ChatGPT 등의 ML 모델은 높은 질적 수준으로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WoW 효과).
Generative AI에서 새로운 것과 후속 영향
- 속도: Generative 모델이 질적으로 업그레이드되는 속도는 놀랍습니다. ChatGPT는 낡은 GPT3 모델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2년이나 지난 모델로부터 집단적으로 WoW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2023년 상반기 GPT4의 출현은 다시 한번 WoW 물결을 가져올 것입니다.
- 공공 역할: ML/AI의 (공적) 진보는 무엇보다 작은 연구조직과 스타트업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대학 연구소 등 공공 연구소 등에 의해 진행된 기초 연구의 성과가 서로 결합되고 있는 양상입니다.
- 오픈 소스: Stable Diffusion은 자신의 모델을 오픈 소스로 공개했습니다. (참고: OpenAI라는 이름에서 착각하면 안됩니다. OpenAI는 영리 추구 기업/스타트업이며 GPT, Dall-E 등을 오픈소스로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당연하게 간주되어 왔던 등식은 Big Data = advanced AIs by Big Tech입니다. 기계학습은 매우 큰 데이터 양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큰 기업, 다시말해 빅 테크 기업이 큰 규모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빅 테크 기업은 이를 활용해 자사의 ML 모델을 연습시키고 있기에 AI 관련 기술 격차는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은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이 주장이 틀리다라고 말할 순 없습니다. 구글의 경우 ChatGPT에 준하는 또는 이를 능가하는 LaMDA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계학습의 모든 용도에서 빅테크가 우위를 점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은 틀립니다. GPT, Dall-E, Midjourney, Stable Diffusion을 개발한 회사는 큰 투자를 받았지만 빅테크에 비교한다면 매우 작은 규모의 회사입니다.
Generative AI가 스타트업의 테마라는 점과 Generative AI가 심지어 오픈 소스로 작동할 수 있는 모델이라는 점이 가지고 있는 함의는 엄청납니다. 2023년 주요한 테크 테마 중 하나는 오픈소스로서 Stable Diffusion이 가져올 다양하고 폭넓은 변화일 겁니다.
창작 작업에 있어 Generative AI의 발전은 이 ML 모델이 창작 작업과정(workflow)에 통합되는 방향으로 움질일 것입니다. 창작 작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새롭고 다양한 가상 도우미(virtual assistants)를 2023년 만나게 될 것입니다.
Generative AI가 구체적으로 어디에 쓰일 것인가, 부정 효과는 무엇인가 등에 대한 논쟁은 이제야 비로소 시작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Generative AI의 쓰임새는 인간의 의도에서 온다는 점입니다. 자연스럽게 Generative AI의 쓰임새는 인간 능력을 증가(augmentation)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22년 12월 25일 기준 Generative AI를 응용한 모델은 147개 수준입니다. Cogniwerk.ai에서 이 147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글을 추천합니다.
소셜 미디어의 진화: 소셜 그래프에서 AI 추천으로
2022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그리고 트위터라는 3대 지배 소셜 미디어에 구멍이 뚫리기 시작했습니다. 동그란 구멍이 송송 뚫린 스위스 에멘탈 치즈를 상상하시면 됩니다.
특히 미국 언론과 분석가는 관련 글을 쏟아냈습니다. 제목만 살짝 구경하시죠. 제 Pocket에 모여진 글에서만 골랐습니다.
- Sunset of the social network (7월 25일, Axios)
- Welcome to the Era of Antisocial Media (7월 28일, Bloomberg)
- The End of Social Media (7월 30일, every.to)
- The End of Social Media and the Rise of Recommendation Media (7월 30일, every.to)
- How capitalism killed the social media of abundance (8월 5일, mashable)
- We killed Instagram. And we'll kill the next social media beast, too. (8월 5일, mashable)
- Social Media Is Dead (11월 8일, Vice)
- The Age of Social Media Is Ending (11월 10일, The Atlantic)
- What Social Media’s Meltdown Means for Fashion (11월 11일, businessoffashion)
- Instagram Is Over (11월 30일, The Atlantic)
위 목록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대한 것이라면 트위터 관련 글의 수는 더 많습니다. 그러나 아래 글 하나가 마침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애정하는 다나 보이드(danah boyd)의 글입니다.
다나 보이드 및 소수를 제외하고 다른 필자의 글 대부분은 다소 꼰대스럽습니다. 좋았던 초기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이야기합니다. 아랍의 봄, 약자의 연대 도구, 수많은 공유 등 좋았던 과거대신 지금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인플루언서에 의해 장악되었고 공유가 사라지고 토론이 자취를 감추었다고 한탄합니다. 소통이 상업화되었다고 비판합니다.
이들은 소셜 미디어와 소셜 네트워킹이 분화하고 있는 현상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유는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인스타그램 DM, 아이메시지(iMessage) 등으로 옮겨갔을 뿐입니다. 누구나 볼 수 있는 곳에 공유하여 감정 피해를 받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공유가 보다 사적 공간으로 이동했다면 콘텐츠를 즐기는 방식은 관계망(=소셜 그래프) 추천이 아닌 인공지능 추천을 더 선호하고 있습니다. 콘텐츠를 즐기는 공간 또한 사적 공간입니다. 이 후자 방식을 제공하는 곳이 틱톡입니다.
때문에 유튜브와 기업 메타가 틱톡을 따라하는 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 째가 숏폼이고 둘 째가 틱톡의 인공지능 추천 피드입니다. 그런데 전자보다 후자가 수 십 배 아니 수 백 배 어려운 과제입니다. 잘못하다간 특히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소셜 그래프가 망가질 수 있습니다. 2023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어떻게 전환점을 마련할지 지켜봐야 합니다. 그렇지 못할 경우 에멘탈 치즈의 구멍은 더욱 많아지고 커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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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토 빙하기
2022년 크립토 진영에 다수의 파산과 파열이 존재했습니다. 모두 기억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최고점은 FTX가 기록하고 있습니다. 바이낸스(Binance)의 파산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크립토의 핀테크 측면에는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돈벌이가 블록체인의 첫 번째 그리고 가장 큰 용도라는 점은 매우 유감입니다.
저는 NFT (나아가 SBT)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긍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NFT는 서로 다른 조직-기업, 개인 등-사이에서 새로운 노동 분업과 모듈화의 패러다임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블록체인에 기반한다면 복잡한 inter-organisational 행위에 대한 대규모 조정(coordination)이 가능합니다. 다시말해 NFT는 서로 다른 (대형) 플랫폼의 상호운영성(interoperability)을 가능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 맥락을 이해하는데 가장 좋은 글은 아래 글입니다. 2022년 읽은 최고의 글 중 하나입니다.
크립토 폰지 등 부정 소식이 더 증가하고 크립도 가격이 폭락하여도 NFT 실험과 크립토를 지불체계에 연결하는 시도는 2023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2022년 (12월) 사례로는 Stripe, Paypal이 있습니다. 쇼피파이(Shopify)도 같은 경우입니다. 이를 통해 복수 국가의 뉴스레터 구독,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 등이 손쉬워질 수 있습니다.
다만 NFT 프로젝트를 여전히 돈벌이로 생각하는 집단이 계속 존재하는 이상 NFT 봄은 오지 않을 것입니다. 여기에 적절한 공공 규제가 필요합니다.
또한 블록체인은 여전히 사용자 친화적이지 않습니다. 기초 기술에서 추상화 수준이 지나치게 낮습니다. 직관적인 추상화가 가능해야 다양한 응용프로그램에 블록체인은 통합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이라는 단어를 최종 이용자는 마치 MySQL처럼 이해해야 합니다. NFT 또는 블록체인 기술의 대중화는 30대 또는 40대가 결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10대와 20대가 새로 출현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편하게 이용하는데 NFT와 블록체인을 이용할 수 있을 때 블록체인 기술은 사회적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새로운 세대를 위한 새로운 서비스에서 블록체인 기술은 활로를 찾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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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이커머스, 세계화, 규제
이커머스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세계 곳곳에서 성장한 분야입니다. 현재는 롤러코스트같은 상황으로 가파른 하락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쟁과 경기침체가 수요 폭락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커머스 또한 자유롭지 못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오프라인 쇼핑 습관이 온라인 쇼핑으로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커머스는 사회의 디지털화에 있어 매우 중요한 평가 기준입니다. 이커머스의 디지털 구성요소-예: 앱, UI, UX, 프로세스, 비즈니스 모델-의 발전 속도는 비디지털 구성요소-예: 창고 및 물류-의 디지털 전환 속도에 종속적입니다. 대형 이커머스 사업자의 경우 이 두 가지 구성요소를 동시에 발전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사업 영역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2023년에는 창고와 물류 등 전통적으로 비디지털 구성요소의 디지털 혁신이 어떤 속도를 내는가, 어떤 새로운 사업 영역을 발생시키는가를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때 비로소 이커머스는 성장의 기초를 마련하게 될 것입니다.
하드웨어 시장은 The Core의 분석 대상이 아닙니다. 그러나 하드웨어는 매우 중요합니다. 중국에 대한 미국 정부의 반도체 규제와 그 후속 효과는 매우 큰 시장 변화를 초래하며 앞으로 10년 또는 20년 동안 세계 경제 질서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미국의 공격적인 보호무역주의 그리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지난 수 십년간 진행되어왔던 방식-중국 중심 공급망 등-의 세계화가 끝났음을 의미합니다. The Core는 2023년 하드웨어 시장뿐 아니라 세계 경제의 변동에 대한 분석도 제공할 계획입니다.
유럽연합의 두 가지 디지털 규제 법안-DSA와 DMA-가 효과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스마트폰의 충전단자가 USB-C로 통일됩니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2024년 초반부터 애플 아이폰에는 애플 공식 앱스토어 외에도 다른 앱스토어가 가능합니다. 이에 대한 준비가 2023년 일어날 것입니다. The Core는 규제가 가지는 시장 효과에 대한 분석도 2023년부터 진행하겠습니다.
디지털 경제는 2022년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2023년은 빅테크의 혁신이 정체되고 새로운 디지털 경제의 주체가 강력한 힘을 받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디지털 경제와 세계 경제의 연관성도 강화되고 있습니다.
2023년 한층 성숙한 분석으로 여러분을 찾아 뵙겠습니다. 한 해동안 보내주신 응원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