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뉴스 시장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저는 “저품질 뉴스 공급과잉, 고품질 뉴스 공급부족"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 근저에는 정보 생산자 과잉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세례로 누구나가 정보를 생산할 수 있는 주체로 등장하게 되면서, 우리의 주목을 잡을 수 있는 다양한 정보와 콘텐츠가 디지털 공간에 넘쳐흐르기 시작했습니다.

저품질 정보의 공급 과잉은 역설적으로 고품질 정보에 대한 강렬한 갈망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품질 정보에 대한 수요는 넘치지만 공급은 부족한 상태가 현재 한국의 뉴스 생태계를 관통하는 중요한 현상이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뉴스에서 저품질 정보는 안타깝게도 ‘About 저널리즘’이 포함됩니다. ‘About 저널리즘’은 말그대로 발생한 현상을 다루는 뉴스입니다. “뭐가 발생했다", “누가 뭐라고 말했더라" 등등 현상의 단순한 묘사만을 담고 있는 정보나 뉴스를 말합니다. 이런 형태의 뉴스를 저품질 뉴스에 포함시킨 것 그 자체의 품질이 낮아서가 아닙니다. 공급이 과잉돼서입니다. 그리고  높아진 정보 수요를 만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도 목격했다시피, 발생 기사는 중복 가능성이 너무 높아졌습니다. 그건 생산이 워낙 쉽고 생산자들도 많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발생 기사 자체가 덜 중요해진 것이 아니라, 중복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희소 가치가 떨어져서입니다. (현장에서 발로 뛰며 발굴한 기사는 예외입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이것을 독자들의 관심과 주목을 훔치는 것은 더이상 쉽지 않아졌다는 얘기를 드리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