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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브라우저발 '2차 제로 클릭' 온다...언론사는 어떻게 광고 수익 위기를 돌파해야 할까
AI 브라우저발 '2차 제로 클릭' 온다...언론사는 어떻게 광고 수익 위기를 돌파해야 할까

정말 가까워졌습니다. AI Agent가 브라우저를 타고 사람 대신 사이트를 방문해 답변을 해주는 세상은 더이상 멀리 있지 않습니다. 다이아(Dia), 펠로우(Fellou), 코멧(Comet)가 사용자들을 들뜨게 했던 초기 시점과는 양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구글 크롬이 움직이면서 말이죠.

구글 크롬이 Gemini In Chrome의 출시 소식을 알렸을 때, 저는 다른 AI 브라우저를 설치하기 위한 노력을 중단했습니다. 시장의 파급력과 기술 수준 등을 고려할 때 굳이 먼저 다른 AI 브라우저를 경험할 필요가 없다고 봐서입니다. 단일 페이지 기반 생성, 멀티모달 콘텐츠 분석, 음성 인식, AI 모드 연동 등은 다른 AI 브라우저들과 견주었을 때 색다른 경험으로 안내해 줄 것이라 믿었기에 참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위 영상을 통해 대략 감을 잡아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사실 기능으로만 따지면 얼른 등장하길 기대해왔던 소프트웨어입니다. 인간의 번거로움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수 있어서입니다. 특정 웹페이지 내 콘텐츠 분석이나 요약에서부터 여러 개의 탭을 열고, 가격을 비교해주는 기능들은 인간의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수가 있습니다. LLM 그 자체가 제공하지 못했던 '투명성'도 AI 브라우저는 보완해 줄 수 있죠.

하지만 언론사 입장에선 반길 만한 흐름은 아닐 수 있습니다. 점차 AI Agent가 인간 대신 새 탭을 여는 빈도가 늘어날수록 언론사들의 핵심 비즈니스는 위기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오늘 주제가 바로 이것입니다. AI 브라우저가 활성화하면 언론사 광고 수익은 어떻게 변화할지 전망해 보고, 대응 전략을 찾아보는 것입니다.

저는 이 글에서 AI 브라우저가 촉발한 제로 클릭을 '2차 제로 클릭'이라고 부르고자 합니다. 주체와 양상이 기존 제로 클릭과 달라서입니다. 1차 제로 클릭이 AI 검색 즉 기존 검색페이지에 AI 요약이 통합되면서 인간에 의한 클릭이 큰폭으로 감소하는 현상을 의미했다면, 2차 제로 클릭은 AI 브라우저의 보급 확대로 AI 에이전트의 클릭이 급증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이 결과로 인간 클릭은 사실상 소멸 수준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AI 브라우저가 언론사 광고 수익에 미치는 영향

구분 1단계 제로 클릭 2단계 제로 클릭
주도 플랫폼 AI 검색 추론 모델, AI 브라우저
현상 인간 클릭 급감 에이전트 클릭 급증, 인간 클릭 소멸

‌‌2차 제로 클릭의 AI 검색이 유발한 1차 제로 클릭의 확장판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제로 클릭의 정도를 더 심화시킨다는 측면에서 그렇습니다. AI 검색으로 시작된 1차 제로 클릭은 AI가 생성한 답변이 인간의 클릭 유도를 감소하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기존 검색 대비 클릭율이 1/11 수준에 불과하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그 수가 큰폭으로 줄어들긴 하지만 인간은 여전히 검색 결과 페이지에서 클릭 행위를 하긴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로 클릭'은 과장된 표현이기도 했습니다.

아래를 보시면 왜 과장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그래프에서 보다시피 ChatGPT를 기준으로 할 경우 ChatGPT로 유입된 트래픽은 매월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그 규모도 상당한 수준입니다. 다만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잃어버린 구글 검색 유입 트래픽에 비해선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이죠. ChatGPT 유입이 급증하고 있는 건 분명하지만 그건 이전의 일반 검색 유입 트래픽과 비교하면 그야 말로 '조족지혈'입니다.

상대적 규모가 조족지혈이든 아니든, 1차 제로 클릭 시대에 인간의 클릭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2단계 제로 클릭으로 넘어오면 양상이 바뀔 수 있습니다. 인간 클릭의 증가량에 비해 AI 에이전트 트래픽이 급증할 수 있어서입니다. 이미 주요 AI 플랫폼의 추론 모드(Thinking/Deep Research Mode)에서 경험해 본 바 있을 겁니다. 추론 모드를 활성화하면, AI 에이전트는 수십, 수백 개의 사이트를 스스로 방문합니다. 아직은 비용 등의 문제로 인해 사용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지만, 구글이 자사 검색에서 AI 모드를 디폴트로 탑재한 것처럼, 이 방식은 가까운 시간 안에 보편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ChatGPT의 Operator와 Agent, Pulse 그리고 AI 브라우저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사례 중 하나입니다. 오픈AI가 AI 브라우저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은 지난 7월부터 들려왔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꼴에 대해선 공개된 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최근 속속 발표되는 제품들을 보면 대략적으로 유추는 해볼 수 있습니다. 특히 Operator 기반의 Agent와 그것의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구현된 Pulse를 보면 대략 어떤 모습으로 공개될지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굳이 이걸 설명드리는 이유는 Agent 기반 브라우저가 언론사의 광고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을 기술적으로도 따져보기 위함입니다.

ChatGPT Pulse는 ChatGPT Agent가 하나의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구현된 사례인데요. 다만 메모리,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일단 오픈AI가 공개한 바에 따르면 ChatGPT Agent는 다음과 같은 요소로 구성돼 있습니다.

  • 비주얼 브라우저
  • 추론을 위한 텍스트 기반 브라우저
  • 터미널
  • 다이렉트 API 액세스
  • ChatGPT 커넥터

ChatGPT Agent에는 이미 작은 크기와 특정 목적 브라우저가 포함돼 있습니다. 여기에 메모리, 채팅 기록, 직접 피드백 등의 데이터가 통합돼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들어진 사례가 바로 ChatGPT Pulse죠. 만약 ChatGPT AI 브라우저가 출시된다면, ChatGPT Agent의 기술적 기반 위에 메모리, 채팅 기록, 직접 피드백 등이 올라간 형태가 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탭 사용 관리, 로그인 관리, 보안, 브라우저 데이터 통합 등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바로 이 시점이 되면, Agent가 웹사이트를 자율적으로 오가고 클릭하는 행위 유형이 일반화될 것입니다.

2단계 제로 클릭에 들어서게 되면 언론사 웹사이트를 방문하는 다수는 Agent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한번에 여러 언론사 웹사이트를 동시에 방문할 것이고, 이에 따라 페이지 크롤링은 급증하게 될 것입니다. 초기엔 사용자들이 AI 브라우저에서 특정 언론사 웹페이지의 탭을 여는 형태가 지속되겠지만 이 시기는 얼마 가지 않을 것입니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면, 언론사 웹사이트에 게시된 네트워크 광고나 디스플레이 광고에 대한 인간 클릭은 사실상 소멸될 수도 있습니다.

특정 인구집단의 인간을 타깃으로 한 광고를 인간이 보거나 클리하지 않고 Agent가 보거나 클릭하게 된다면, 광고주들은 더이상 광고를 집행할 의욕을 잃게 될 것입니다. 광고주는 끊임없이 인간 클릭 데이터를 요구하게 될 것이고요. 그 비중이 낮은 언론사들은 광고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겁니다. 문제는 이 시나리가 현실화할 때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몇 가지 제도적 허들이 남아있긴 하지만, 이를 넘어서는 건 어렵지 않아 보입니다. ChatGPT AI 브라우저가 공개되면, 경쟁이 격화하면서 제도적 허들을 낮추기 위한 전방위적 로비가 확산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PV만 외치던' 국내 언론사들의 지연된 혁신의 기회 비용

PV의 시대는 이제 완전히 저물고 있습니다. 어쩌면 Agent 유발 PV는 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PV는 유의미한 광고 수익을 창출하는 PV는 아닐 겁니다. 저는 오랜 기간 동안 PV를 중심 지표에서 내려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는데요. 이 함정에서 빠져나온 국내 언론사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2~3년 뒤면 PV는 광고 수익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에서 강제 퇴출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런 광고 상품 자체가 존속하기 쉽지 않아서입니다. AI 검색 플랫폼들도 신규 광고 상품을 내놓긴 하겠지만 그것이 과거와 같은 임프레션 기반의 광고 모델이 되진 않을 겁니다. 만약 존속한다고 해도 인간 여부를 식별할 수 있을 정도의 데이터 정확도를 갖춰야 할 겁니다. 어쨌든 향후 몇 년 간은 페이지뷰 혹은 임프레션 기반 광고 상품의 퇴조세가 뚜렷해 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뷰징 기반 검색 유입을 바탕으로 이러한 광고 모델을 운영하고, 그 수익에 과도하게 의존해온 언론사들은 재정적 위기에 처할 것이 명확합니다. 물론 다른 수익모델을 보완하지 않았다는 전제에서입니다. 여기에 네이버까지 AI 브리핑을 뉴스 관련 쿼리로 확장하게 되면 그 충격은 상당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를 염두에 두고, 구독 모델을 운영하거나 수익다각화를 안착시킨 언론사들은 영향을 덜 받게 될 것이고요. 결국 지체된 디지털 혁신에 대한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는 환경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언론사 리더들이 지금 준비해야 할 항목들

대안을 찾는 건 쉽지 않습니다. 아니, 쉬울 수 있습니다. 이미 나와 있는 대안을 선택하고 결행하는 게 해법입니다.(참고 : 제로 클릭 시대, 언론사 생존 해법 5가지) 트래픽 기반의 광고 수익 의존도를 낮추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독자 기반 수익 모델을 하나라도 덧붙이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네이버가 버텨주겠지', '구글 디스커버에서 트래픽을 받아오면 되겠지', '다음에서 아웃링크로 노출해서 트래픽을 얻오면 되지'라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그리 오래 가지 않을 겁니다. 글로벌 경쟁 환경이 호락호락하지 않아서입니다.

  • 새로운 광고 상품(Agent Native 광고)의 개발 : 광고 시장이 사라진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광고는 측정 기반이 다른 형태로 재탄생할 겁니다. 클릭의 희소성이 커지는 만큼 클릭 단가는 높아질 수 있습니다. 그에 맞춰 자체적인 관련 광고 상품을 준비하는 작업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예를 들면 AI 검색최적화 된 Agent 친화적 콘텐츠 광고입니다. 저는 이 모델을 에이전트 네이티브 광고(Agent Native Ad)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Agent Native Ad는 Agent가 유익한 콘텐츠로 인식하여 그들 검색에 자주 인용하는 콘텐츠 광고입니다. 아직 정교한 측정 매커니즘(예, 쿼리 연동 인용 횟수)이 개발되진 않았지만, 언론사로선 도전해 볼 만한 상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AI 검색최적화에 대한 깊은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퍼플렉시티 과금 모델의 응용도 가능합니다.)
  • 독자 직접 접점 확대 : 앞선 글에서 언론사 모델은 정보 제공자에서 정보 기반 커뮤니티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유튜브를 떠올려 보면 됩니다. 브랜드에 대한 높은 충성도 그리고 콘텐츠에 대한 높은 관여도 등은 커뮤니티로 진화한 유튜브의 강력한 생존 방식입니다. 언론사 웹사이트 또한 이와 동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배워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것이 독자 접점을 확대하고 지속할 수 있는 중요한 발판입니다. 단순히 댓글을 활성화하는데 그치지 않아야 합니다. 기자들의 인플루언서화, 독자와의 다양한 디지털 소통 방식 강화, 오프라인 행사를 통한 접점 강화 등이 주요 대안이 될 수 있을 겁니다. 확실히 차별화한 콘텐츠를 반복적으로 생산해야 하는 방법도 독자 직접 접점을 확대하는 중요한 수단 중 하나입니다. 그것을 다양한 포맷으로 가공해 유통하고 마케팅 용도로 활용할 수도 있어야 합니다.
  • Agent 대상 과금 체계 개발 : 클라우드플레어와 같은 엣지 컴퓨팅 기업들이 Agent에 대한 식별 및 통제 기술을 바탕으로 Pay Per Crawl 혹은 Cost Per Crawl(CPCr)과 같은 과금 시스템을 내놓았습니다. 반드시 주목해야 할 기술입니다. AI 검색이 선호하는 브랜드로 자리를 잡게 되면 이 수익 또한 적지 않을 수 있습니다. Agent 방문이 보편화하는 시대가 오면, CPCr 수익은 의미있는 비중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을 겁니다. 단, AI 검색이 선호할 만큼의 권위도와 전문성, 브랜드 충성도가 정리돼야 합니다. 저널리즘 품질을 높이지 않으면 선택받기 어려울 겁니다.
  • 마케팅 역량 강화와 투자 : 제로 클릭이 일반화한다는 건 경유 기반 트래픽이 사실상 사라진다는 걸 의미합니다. 역으로 보면, 경유가 아닌 직접 유입의 역량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말입니다. 탈포털이나 탈플랫폼 전략은 통상 직접 유입을 전제로 한 개념이었습니다. 대안 포털이 논의되기도 했지만 그건 부외 선택지 중 하나였죠. 직접 유입 역량은 곧 마케팅 역량입니다. 전담 마케터가 부족한 한국 언론사의 현실에서 보면, 결코 쉽지 않은 투자 대상입니다. 하지만 서서히 이 역량을 강화해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다른 수익 모델이 건강하게 작동할 수 있어서입니다.

분명 '네이버는 현재 모델을 유지해 주겠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제휴평가위도 출범했기에 언론사 광고 배분 수익을 줄이는 선택을 쉽게 내리진 못할 것이라고 가정하고 싶을 겁니다. 저는 이 생각이 동의하지 않습니다. 수용자의 뉴스 소비 행동을 감안하지 않은 가정이어서입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시겠어요?

수용자들은 AI 챗봇을 통해 정보를 얻는 경험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ChatGPT에서 뉴스 관련 행위 중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최신 뉴스를 알려줘'입니다. 이런 경험이 쌓이고 익숙해지면, 굳이 네이버 뉴스에 들어가서 뉴스를 보려하지 않을 겁니다. 네이버 뉴스 자체가 올드 미디어가 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네이버 뉴스가 언제나 한국 뉴스 소비의 대표 플랫폼으로 남아있을 수 있을까요? 이러한 가정을 전제로 한 단중기 전략은 머지 않아 위기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때까지 네이버 종속성을 더 키우는 결과를 견인할 것입니다.

정공법은 제시됐습니다. 아래 글에도 제가 써두긴 했습니다. 이제 언론사에 계신 리더들은 더이상 외면하지 말고, 제대로 된 전략과 마주해야 합니다. 차근차근 준비도 이어가야 하고요. 자사 사이트를 Agent 친화적으로 최적화하는 기술적 노력도 병행해야 합니다. '지연된 혁신'은 더 많은 대가와 비용만 초래할 겁니다.

네이버마저 커머스로…제로 클릭 시대, 언론사 생존 해법 5가지
💡[에디터의 말] 이 글은 2025년 7월7일 발행된 뒤 8월10일 일부 내용이 업데이트 됐습니다. 주로 하단의 전략적 대응 방안 부분이 보강됐습니다. 기존 3개 방안에서 5개 방안으로 확장됐음을 알려드립니다. 국내 뉴스 산업이 위태롭습니다. 둘러싼 기술과 비즈니스 환경이 너무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 갈 수밖에 없는 국면입니다.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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