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메타버스, VR, AR 그리고 보이스 서비스(Voice Assistants) 등 다양한 패러다임이 스마트폰 다음의 디지털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이른바 The Next Big Thing(NBT)의 도래입니다. 그러나 2022년 11월 NBT를 주도해야할 (미국) 빅테크 기업은 (대량) 해고를 시작으로 혹독한 겨울을 맞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알렉사(Alexa)가 비즈니스 모델을 찾지 못하면서 2022년 한 해만 100억 달러의 손실을 가져다 주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알렉사 사업 (일시) 중단을 선언한 것입니다(Ars Technica 보도). 아마존을 떠난 전 직원 중 한 명은 알렉사를 "엄청난 실패(colossal failure)"라고 묘사하고 있습니다. 2017년 저는 다른 저자와 함께 책 <보이스 퍼스트 패러다임>을 출판한 바 있습니다. 공동저자 중 한 명으로써 <보이스 퍼스트 패러다임>에 대한 비판적 성찰과 아마존 알렉사의 (일시) 실패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을 이 글에 담고자 합니다. 글 앞부분에는 스마트폰을 넘어서는 The Next Big Thing이 아니라 스마트폰과 연동된 The Next Big Thing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알렉사 기회비용: 차라리 스마트폰 시장에 들어갔다면
아마존 알렉사가 아마존 내부 프로젝트로 시작된 시점은 2013년입니다. 이 때부터 알렉사가 에코(Echo)에 탑재되어 판매되기 시작한 2016년까지 알렉사 프로젝트는 순수하게 R&D 영역에 머물렀습니다. 그 사이 아마존은 파이어 폰(Fire Phone)이라는 스마트폰으로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시장의 문을 두드렸지만 시장 형성에 실패합니다. 데이브 림프(Dave Limp) 아마존 장치 책임자-파이어 TV, 킨들, 에코 등 하드웨어/가젯 담당-는 2022년 4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금까지 알렉사에 쏟아부은 돈이면 5번의 파이어 폰 실패를 감내할 수 있었다며 스마트폰이 아니라 보이스 서비스에 집중한 것을 후회하고 있습니다. 데이브 림프는 알렉사의 기회비용이 매우 높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후회는 자연스럽지만 무책임합니다. 이 후회가 주는 교훈은 그러나 존재합니다.
메타버스, VR, 보이스 서비스 등은 스마트폰을 넘어서 The Next Big Thing을 추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스마트폰은 견고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오히려 애플 워치처럼 스마트폰과 연동되어(attached) 그 기능을 계속해서 확장할 때 애플 워치는 초기 모델과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고 그만큼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논의되고 있는 애플의 AR 글래스도 아이폰과 연동하며 발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홍채 인식 기능을 탐재할 가능성이 높은 애플 AR 글래스는 아이폰과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폰과 연동됩니다(The Information 보도). 아이폰과 연동될 때 홍채 인식은 다양한 서비스에 로그인을 매우 빠른 속도로 가능하게 하며 홍채 인식은 애플 페이 등 간편 결제의 인증 수단이 될 수 있으며 홍채 인식은 우리 눈의 다양한 건강 정보를 분석할 수 있습니다. 나의 눈 건강과 시력 보정에 도움이 되는 AR 글래스는 아이폰과 독립적으로 작동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 애플이 약속하고 있는 아이폰과 연동된 The Next Big Thing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