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인터넷, 소셜미디어…너무도 쉽게 디지털 세상에 접속할 수 있습니다. 온 세상 이슈를 디지털 공간에서 접할 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종종 인생을 삶에 있어서 현생(현실의 삶)보다 디지털 세상에서 사는 삶인 디지털 라이프의 비중이 더 높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디지털 중독이 현대 사회에 가장 만연한 정신 질환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물론 실제로 디지털 중독이 질병으로 인정받진 않았습니다).

이 글은 WIRED, Esquire, FiveThirtyEight, Vice 등이 말하는 ‘디지털 라이프를 잠시 쉬고 싶은 분들에게 권하는 행동 요령’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물론 방법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실천이 중요하지만, 리마인드 차원에서 훑어보면 좋을 듯 합니다.

둠스크롤링 멈추려면?

첫번째로 둠스크롤링(Doomscrolling)을 멈추는 방법입니다. 둠스크롤링은 비관적인 뉴스를 쉬지 않고 찾아보며 괴로워하는 행위를 뜻합니다. 소셜미디어 피드나 웹사이트의 뉴스를 계속 아래로 스크롤하며 부정적인 정보만 기억하는 것입니다. 코로나19로 디지털 세상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고, 우울감이 심화하는 세태가 반영된 단어입니다.

둠스크롤링은 우리 뇌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한 연구에서는 둠스크롤링이 뇌를 부패시킴을(Brain Rot) 밝히기도 했습니다. 부정적인 정보를 많이 받아들이다 보면 이른바 ‘부정 편향(Negativity Bias)’가 나타나며 즐겁고 긍정적인 정보를 마주해도 이를 즐기지 못한다고 합니다. 뇌의 보상 체계가 완전히 망가지고, 도파민 분비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둠스크롤링의 주요 악영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 불안과 스트레스 증가
  • 수면의 질이 크게 저하
  • 집중력과 주의력 저하
  • 우울증 유발

위와 같은 정신적 문제는 당연히 신체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겠죠.  저도 얼마 전 즐겁다고 할 수 없는 러시아 쿠데타 이슈를 실시간으로 독파하다 정신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지쳐 멈춘 적 있습니다. 그렇다면 둠스크롤링을 멈추기 위한 방법이 있을까요? WIRED의 보도를 인용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내 느낌’에만 신경 쓰기
    어떤 이슈에 대해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감정이 어떠한지는 잠시 잊어야 합니다. 내 생각만 정리하고, 지금 눈 앞에 놓인 일들에 다시 집중해야 합니다. 디지털 라이프는 특정 이슈나 문제에 대해 아주 일시적이고 피상적인 해결책만 줍니다. 잠깐이라도 ‘나’를 중심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 정보를 얻되 지나치게 소비하지 않기
    특정 이슈에 대한 정보를 가지는 건 중요합니다. 경쟁력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보의 절대적인 양이 중요하진 않습니다. 특히나 정보를 얻기 위해 너무 많은 경로를 탐색하거나, 닥치는대로 다 받아들이는 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정보는 단순히 소비하는 게 중요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는 과정을 통해 체화하는 게 중요합니다.
  • 안전을 위한 경계 만들기
    소셜미디어나 뉴스를 이용하는 시간적/공간적 제한을 두는 것도 좋습니다. 인스타그램은 하루 최대 1시간만 한다든가, 침대에는 스마트폰을 들고 올라가지 않는다든가 하는 식으로 스스로 디지털 라이프의 경계를 만들면 어떨까요?
  • 확증편향은 늘 경계하기
    확증편향은 둠스크롤링의 가장 큰 부작용입니다. 부정적 뉴스를 일반화해 매사에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게 될 수 있습니다. 가장 어려운 방법이긴 하지만,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태도를 취할 때마다 스스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그게 어렵다면 주변 사람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도 좋습니다.
  • 불안함도 무던함도 모두 정상임을 인식하기
    위에서 둠스크롤링으로 인한 문제를 많이 지적했지만, 심각하지 않다면 그러한 증상(불안감, 일반화 등)이 나타나는 건 정상적입니다. 너무 스스로 자책하고 문제를 과장하며 우울해할 필요는 없단 뜻입니다.

어떤 방법을 택하든, 또는 여러 방법을 택하든 명심해야 할 건 항상 ‘나 자신’을 기준으로 둬야 한단 것입니다.

How to Stop Doomscrolling—With Psychology | WIRED

건강 관리 앱에 의해 관리되지 않으려면

다음은 건강 관리 앱에 의한 강박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입니다. 애플워치, 갤러시워치, 혹은 밴드류의 웨어러블 기기가 인기를 끌며 이를 이용한 건강 관리 방법도 덩달아 인기입니다.  2019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20% 가량이 웨어러블 기기와 건강 관리 앱을 동시에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팬데믹 기간 동안 그 비율은 훨씬 더 커졌을 거라 추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건강 관리 앱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들, 예컨데 ‘수면의 질 점수’, ‘혈압’, ‘필요한 활동량’ 등이 생각보다 개인적이지 않단 것입니다. 앱에 나오는 수치를 너무 맹신해선 안됩니다. 게다가 2019년 연구에 따르면 웨어러블 기기를 정기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은 오직 해당 기기를 착용할 때만 건강에 신경을 쓴다고 합니다. 동기부여를 주긴 하지만, 지나치게 앱과 기기에 의존적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건강 관리 앱에 의한 개인의 건강 정보 유출 문제도 있고요.

결국 ‘인위적인 목표’로부터 벗어나야 합니다. 건강 관리 앱이 제시하는 기준에 도달해야만 ‘부지런하고’, ‘건강한’ 사람이란 강박은 잘못됐습니다. 피트니스 데이터는 모두 개별적으로 해석될 필요가 있습니다. 건강 관리 앱이 만든 ‘이상화된 몸 상태’에 내 몸을 비교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FiveThirtyEight의 줄리아 크레이븐(Julia Craven)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건강 관리 앱 없는 날’을 정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매일 같이 30분을 산책하더라도, 강제된 목표 없이 온전히 자신의 몸에 집중하는 게 중요합니다. 건강 관리 앱이 제공하는 기준과 수치는 건강 관리를 위한 수단이 되어야지, 목적이 되어선 안 됩니다.

위에서 소개한 것들 외에도 디지털 라이프를 더욱 건강하게 보낼 방법이 많은데요. 간략한 소개와 함께 링크를 첨부합니다.

  • <에스콰이어>에서 소개하는 “데이팅 앱 없이 사람 만나는 법”입니다. 원론적으로 들릴 수 있는 이야기들(데이팅 앱을 삭제하기, 네트워크를 이용한 소개팅을 하기 등…)이 많습니다.
How To Quit Dating Apps And Meet People In The Real World
It is possible

<바이스>에서 소개하는 “소셜미디어로부터 잠시 멀어지는 법”입니다. 위에서 소개한 ‘둠스콜링 멈추는 법’과 유사합니다. ▲어떤 토픽에 대해 검색할지 미리 정하기 ▲휴식 시간의 최저치 정하기 등입니다. 대신 ▲친구에게 비밀번호를 바꿔달라하기 같이 다소 과격하지만 재밌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How to Actually Take a Social Media Break
Say goodbye to endless scrolling (for a bit).

디지털 라이프 자체가 잘못되진 않았습니다. 수많은 좋은 정보를 주기도 하죠. 다만 불편하고 괴롭고 힘든 정보는 우리 기억에 더욱 깊이 자리 잡는 경향이 있습니다. 인지과학에서는 어제 점심 메뉴가 무엇이었는지 같이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일은 '그런 일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잘 기억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반면, 수없이 많은 경험 중 몇 번 일어나지 않거나 특징적인 경험들은 아주 생생하고 오래도록 기억된다고 합니다. 특히 부정적인 요소가 우리 감정에 큰 (부정적)영향을 줄 경우 부정적인 측면만 남습니다. 내가 무슨 나쁜 뉴스를 봤는지, 그 뉴스의 내용이 자세히 기억되진 않더라도 그 뉴스가 남긴 불편한 분위기와 괴로운 심경은 오래 기억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단순히 '나쁜 기억은 오래 가고, 좋은 기억은 스쳐 지나간다'는 말을 인지과학적으로 설명하려는 건 아닙니다. 디지털 라이프는 우리 일상은 하루하루, 매 순간이 쌓여서 이뤄지므로 일상의 반복되는 경험 하나하나 좋은 기억으로 최대한 꽉꽉 눌러 담으려 노력할 필요가 있다 말하고 싶습니다. 오늘 아침 출근길의 날씨와, 한 고비 한 고비를 내 옆 사람과 함께 헤쳐나가는 기억들이 우리 삶의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