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트(Grist)라는 기후변화 미디어는 우리에겐 낯선 이름이다. 온라인 뉴스레터로 창간한 지 20년이 훌쩍 지났음에도 그렇다. 기후변화에 대한 우리의 거리감만큼이나 그리스트에 대한 인지도도 낮은 셈이다.
지난 10월 15일 발표된 ‘온라인 저널리즘 어워드 2021’ 수상자 목록에 그리스트는 무려 네 번이나 언급됐다. 물론 12번이나 이름이 불린 뉴욕타임스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단일 분야를 파고드는 소규모 버티컬 미디어임에도 디지털 보도의 품질과 깊이만큼은 여느 대형 언론사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50명 내외 기자 규모로 이게 가능할까’ 싶을 탐사 보도도 여럿 눈에 띈다.
(1) 실감형 저널리즘과 스토리텔링 혁신
그리스트엔 실감형 저널리즘 기사 유형이 많다. 인터랙티브 저널리즘이라고도 부르는 디지털 스토리 포맷이다. 그리스트는 영상과 비주얼로 텍스트를 휘감고, 메시지를 강렬하게 드러내면서 명징한 데이터를 꺼내들어 독자들을 매료시킨다. 평범한 기사는 ‘톤&매너’의 변주를 통해 매력을 발산한다. 이는 기후변화의 중요성에 무관심한 이들을 데려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이기도 했다. 그리스트는 크게 3가지 유형의 독자를 상정한다. 기후변화를 가장 중요한 이슈로 여기는 집단, 주목은 하지만 핵심 관심사는 아닌 집단, 기후위기의 중요성을 전혀 모르는 집단이다. 특히 세 번째 집단을 충성 독자로 전환하기 위해 스토리텔링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비주얼 에디터를 충원하고 디자인 파트너와 협업한다. 그 결과물들이 스토리텔링의 혁신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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