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벤 스미스가 흥미로운 ‘디지털 미디어 재벌‘ 한 곳을 발굴해냈습니다. 미국 안에서도 좀체 이름이 드러나지 않았던, 하지만 최대 규모의 ’미디어 재벌’에 해당하는 레드 벤처스라는 곳입니다. 푸에토리코 출신의 마케팅 비즈니스 창업가 릭 엘리아스(Ric Elias)가 이끌고 있는 서비스 저널리즘 중심의 미디어 네트워크입니다.

레드 벤처스는 VC는 아닙니다. 이름에서 벤처캐피털의 향이 약간 묻어나지만, 관련은 없습니다. 물론 사모펀드로부터 투자를 받으며 몸집을 키워오긴 했지만, 미디어 기업의 정체성 자체가 흔들리지는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출범한 지 10년도 되지 않는 신생 스타트업도 아닙니다. 이력으로 따지면 2000년까지 올라가지만 다시 레드 벤처스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개시한 건 2005년 전후의 일입니다. 약 16년 된 미디어 기업인 셈입니다. 어리지는 않죠.

레드 벤처스가 이름을 알린 건 2020년 9월입니다. IT 미디어로 정평이 나있지만 ‘올드’한 느낌을 벗어던지지 못한 CNET 미디어그룹을 5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속된 말로 ‘듣보잡’ 기업이 바이어컴 소유의 CNET을, 우리 돈 약 6000억원에 매입하면서 ‘저곳 대체 뭐지’라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킨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