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돈으로, 실시간 주식거래 놀이

'구독자들이 내 돈을 갖고 실시간으로 같이 주식을 사고 팔면 어떨까?'
미국 실리콘밸리에 사는 어떤 개발자이자 유튜버가 이런 생각을 했다.  

생각은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개발자는 실제로 행동에 옮겼다.
2만5,000달러를 이체한 계좌를 공개하고 구독자들과 실시간 주식거래 놀이를 했다.

실행한 이유는 간단하다.
'돈을 벌 수 있을까? 잃진 않을까? 음.. 일단 무척 재미있겠다'

곧바로 실행에 옮기기 시작한다.
그가 생각한 실행의 흐름도는 아래 그림과 같다. 트위치 봇이 채팅 메시지 가운데 구매와 판매명령을 인지하고 이를 주식거래 API와 연동해서 실행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핵심은 (트위치) 구독자들의 주식주문을 자동으로 인지하고 주식거래까지 자동으로 실행하는 프로그램(bot)을 만드는 일이다.

그가 처음에 생각한 금액은 2만5,000달러가 아니고, 1,000달러였다.
그런데 1,000달러를 갖고 테스트 삼아 거래를 해보니.. 단타거래자로 인지돼 계좌가 묶이는 사태가 발생했고, 단타거래를 원하는대로 하려면 계좌에 2만5,000달러 이상이 있어야 하는 규정 때문에 결국 돈이 불어났다고 한다.

자, 그럼 그의 설명과 실제 진행된 주식거래 장면이 담긴 유튜브 영상을 보자.

사람들은 열광적으로 참여했으며 주식거래를 마치 게임처럼 즐겼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프로그래밍한 봇은 신통하게도 탈없이 잘 작동이 되는데 수익률이 계속 떨어지는 것. 정신없이 거래가 이어지는 사이, 조금씩 손실이 이어지면서 수익률이 계속 낮아졌다. 확인해보니 거래를 잘 못해서가 아니고,  수수료 때문이었다.

그는 잠시 멈췄다가 30분만 하기로 계획을 바꿔서 진행한다.  

트위치 채팅으로 구독자들이 실시간 주식주문하는 장면. 중앙상단은 실시간 수익률 챠트.

결과적으로 약간의 손실로 막을 내린다. 하지만, 수수료를 제외하면 오히려 약간의 수익이 났다고 말한다.

영상 하나를 보고 금방 친숙한 느낌이 들게 만드는 이사람, 그는 누굴까.
이 유튜버의 채널 이름은 Joma Tech. 구독자가 123만명이나 된다.
인스타그램과 페북, 트위터까지 찾아보니 그의 본명과 가족관계 등도 파악은 되지만 굳이 개인정보를 열심히 알아볼 필요는 없을 듯. 그냥 Joma로 부르자. (그의 SNS 아이디는 jomaoppa이고 블랙핑크를 좋아하는 듯 한 정도가 기억에 남는다)
그는 스스로를 '실리콘밸리에 사는 개발자이고, 기술오락영상을 만든다'고 소개한다. (I'm an engineer living in Silicon Valley who makes tech entertainment videos.)
'Joma Class'라는 프로그래밍을 가르쳐주는 유료 강좌 사이트도 운영하고 있다.(위의 기획영상에서도 중간에 Joma Class 홍보를 밉지않게 살짝 끼워넣는다)

사실 이 영상의 내용을 구구절절 설명하는게 중요하지는 않다.
이 영상이 왜 인상적인가, 그걸 생각하다보니 배울점 하나는 확실히 있어 보인다.
바로 유튜브 영상 기획에 있어서 'interaction'의 중요성에 대한 되새김질이다.

처음에 '주식이 정말 핫(Hot) 하구나'
엄청난 참여의 열기에서 이런 건 쉽게 느낄 수 있다.

물론 주식광풍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소재에 불과하다.

중요한 것은 실시간 소통(Interaction)의 강력함이다.
Joma는 '수수료 사태'를 겪으며 기획을 바꾸려고 고민하다 이런 말을 한다.

"투표를 통해 많이 추천된 주식거래를 실행하게 할까? 근데 그러면 interaction의 재미가 확 떨어질 것 같다. 그냥 직접 참여하고 바로바로 실행되는 것을 볼 수 있게 하자. 그 대신 거래 시간을 단축하자."

다양한 영상을 만들고 운영하며 12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가진 채널을 키운 유튜버답게 '실시간 소통의 힘'에 대해 본능적으로 알고 있고 기획에 녹여내는 장면이다.

개발자가 프로그래밍에 대해 얘기하는 유튜브 채널인데 구독자가 120만명이 넘는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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