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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눈과 두뇌가 바뀌었다

드론·스타링크·AI가 쓰는 새로운 전장

2025년 에스토니아에서 열린 NATO 대규모 군사훈련 Hedgehog 2025는 현대전이 어디까지 변했는지를 보여준 사건이었습니다. 이 훈련에는 12개 NATO 국가에서 1만 6천 명이 넘는 병력이 참여했습니다. 숫자만 보면 전통적인 의미의 대규모 훈련이었습니다. 전차, 장갑차, 보병, 지휘체계, 연합작전. 우리가 “군사력”이라고 부를 때 떠올리는 거의 모든 것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훈련에서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영국군 여단과 에스토니아 대대급 부대로 구성된 NATO 전투단이 공격 작전을 수행했습니다. 이에 맞선 쪽에는 우크라이나군 10명 안팎의 소규모 팀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FPV 드론을 운용했고, 우크라이나의 전장관리 시스템인 Delta와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결과는 믿기 어려웠습니다. 이 작은 우크라이나 팀은 반나절도 되지 않아 NATO 전투단의 장갑차 17대를 격파했고, 추가로 30여 차례의 타격을 수행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병력 수로 보면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장비 규모로 봐도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전통적인 군사력의 눈으로 보면 10명이 대규모 NATO 전투단을 압도한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입니다. 그러나 전쟁의 작동 방식이 바뀌었다고 보면 설명이 됩니다. 이들은 더 많은 병력을 가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더 비싼 무기를 가진 것도 아니었습니다. 대신 이들에게는 세 가지가 있었습니다.

눈, 두뇌, 그리고 값싼 손

눈은 스타링크였습니다. 두뇌는 Delta 같은 AI 기반 킬체인이었습니다. 값싼 손은 FPV 드론이었습니다.

현대전은 이제 “누가 더 큰 무기를 갖고 있는가”만의 싸움이 아닙니다. 누가 더 빨리 보고, 더 빨리 판단하고, 더 싸게, 더 많이, 더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는가의 싸움입니다.

전승절 퍼레이드에서 사라진 탱크

두 번째 장면은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나왔습니다. 러시아의 전승절 퍼레이드는 오랫동안 러시아 군사력의 상징이었습니다. 전차, 미사일, 장갑차, 전략무기들이 붉은광장을 지나가고, 러시아는 이를 통해 “우리는 여전히 강대국”이라는 메시지를 세계에 보냈습니다. 그런데 2026년 5월 전승절 퍼레이드는 달랐습니다. 중장비가 사라졌습니다. BBC는 러시아가 전승절을 기념하면서도 전통적인 군사 장비 행진을 생략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유는 우크라이나 전쟁이었습니다. BBC는 이 장면을 두고, 탱크 없는 전승절 퍼레이드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습니다. 2022년 3월 러시아가 장악했던 지역과 2026년 4월 전황을 비교하면, 러시아가 여전히 넓은 지역을 점령하고 있기는 하지만 전쟁 초기의 압도적 기세와는 다른 국면에 들어섰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두 개의 그림을 보십시요. 2022년 3월과 2026년 4월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의 변화를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다시 질문이 생깁니다.

  • 러시아도 드론을 엄청나게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드론 전쟁에서 결정적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을까요?

러시아는 샤헤드 계열 드론을 대량으로 사용하고 있고, FPV 드론도 늘리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역시 2024년에 100만 대 이상의 FPV 드론을 생산했다고 밝혔습니다. 양측 모두 2025년에는 수백만 대 규모의 드론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드론 전쟁의 승패는 드론의 숫자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드론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드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특히 FPV 드론은 “눈”이 필요합니다. 조종자가 보고, 판단하고, 표적을 추적해야 합니다. 전장 곳곳의 부대가 서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영상과 좌표와 명령이 끊기지 않아야 합니다. 이 연결망이 무너지면 드론은 날 수는 있어도 전쟁을 수행하는 체계가 되지 못합니다. 여기에서 스타링크가 등장합니다.

스타링크 없는 드론 전쟁은 눈 없는 전쟁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스타링크는 단순한 위성 인터넷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전장의 통신망이었고, 드론의 영상 전송망이었고, 소부대의 지휘망이었고, 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신경망이었습니다.

  • 스타링크가 없다면 드론 전쟁은 눈을 잃습니다.

이는 과장이 아닙니다. 러시아군도 이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러시아군은 비공식적이고 우회적인 방식으로 스타링크 단말기를 확보해 사용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BBC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밀수된 스타링크 단말기를 통해 전선에서 부대 이동과 드론 공격을 조율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접속이 차단되자 통신과 드론 운용에 영향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드론 전쟁은 드론 기체의 전쟁이 아닙니다. 드론 전쟁은 연결된 드론의 전쟁입니다. 연결되지 않은 드론은 개별 무기입니다. 연결된 드론은 전장 시스템입니다. 이란의 샤헤드 같은 장거리 자폭 드론은 사전에 입력된 좌표를 향해 날아갈 수 있습니다. 마치 값싼 (크루즈) 미사일과 같습니다. 물론 이 또한 위협적입니다. 그러나 전장의 양상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은 FPV 드론입니다. FPV 드론은 병사 한 명, 장갑차 한 대, 참호 하나, 보급로 하나까지 직접 추적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하늘의 저격수”입니다. 뉴욕타임스가 우크라이나의 드론전을 두고 “하늘의 천 명의 저격수”라고 표현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FPV 드론은 전장을 촘촘하게 봅니다. 그러나 보려면 연결되어야 합니다. 연결이 끊기면 눈이 멀어집니다.

따라서 현대 드론전의 첫 번째 공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 드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드론을 보게 만드는 네트워크가 중요합니다.

두 번째 무기: Delta라는 두뇌

다시 Hedgehog 2025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우크라이나 팀의 첫 번째 무기는 FPV 드론이었습니다. 그러나 두 번째 무기는 더 중요했습니다. 그것은 Delta였습니다. Delta는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 사용해온 디지털 전장관리 시스템입니다. 단순히 지도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정보 수집, 표적 식별, 부대 간 공유, 공격 의사결정, 타격 결과 확인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킬체인입니다.

전통적인 군대에서는 정보를 수집하고, 보고하고, 상급부대가 판단하고, 명령을 내리고, 하급부대가 실행합니다. 이 과정은 느립니다. 보고 체계가 깁니다. 전장 상황은 그 사이 바뀝니다. 표적은 이동합니다. 기회는 사라집니다.

Delta가 상징하는 새로운 킬체인은 다릅니다. 센서가 보고, 데이터가 모이고, AI가 분석을 돕고, 전장 지도에 표시되고, 가장 가까운 타격 수단이 연결됩니다. 명령의 계층이 짧아지고, 판단의 시간이 줄어들고, 타격의 속도가 빨라집니다.

전쟁 이론에서는 이를 OODA 루프라고 부릅니다. Observe, Orient, Decide, Act. 관찰하고, 해석하고, 결정하고, 행동하는 순환입니다. 현대전에서는 이 루프를 누가 더 빨리 돌리느냐가 승패를 좌우합니다. AI 기반 킬체인은 이 루프를 압축합니다. 과거에는 사람이 보고서를 만들고, 사람이 지도를 업데이트하고, 사람이 표적 우선순위를 판단했습니다. 이제는 소프트웨어가 그 많은 과정의 상당 부분을 떠받칩니다.

현대 전쟁의 두 번째 공식입니다.

  • AI가 없다면 현대전은 두뇌를 잃습니다.

NATO는 왜 당황했을까요

Hedgehog 2025의 충격은 단순히 “우크라이나군이 드론을 잘 쓴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더 깊은 충격은 NATO의 전술적 습관이 낡았다는 데 있습니다.

냉전 이후 NATO는 공중우세, 정밀타격, 합동작전 능력을 발전시켜왔습니다. 그러나 소부대 전술의 기본 리듬은 여전히 베트남전 이후 크게 바뀌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정찰하고, 보고하고, 포병이나 항공 지원을 요청하고, 기갑과 보병이 움직이는 방식입니다. 물론 장비는 훨씬 좋아졌고, 통신도 발전했습니다. 그러나 전술의 기본 감각은 여전히 인간 지휘관 중심, 고가 무기 중심에 머물러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 감각을 흔들고 있습니다.

이제 전장은 더 투명합니다. 숲속에 숨어도 하늘에는 드론이 있습니다. 참호에 숨어도 열영상과 정찰 드론이 있습니다. 전차 또는 탱크는 더 이상 전장의 왕이 아닙니다. 전차 또는 탱크는 여전히 강력하지만, 수백만 원짜리 FPV 드론 앞에서 취약해졌습니다.

그렇다고 전차가 끝났다는 뜻은 아닙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전차 혼자 전장을 지배하는 시대가 끝났다는 뜻입니다. 전차도 네트워크 안으로 들어와야 합니다. 드론과 연결되고, AI 기반 전장관리 시스템과 연결되고, 저비용 정찰, 타격 체계와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 전장의 중심이 플랫폼에서 시스템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값싼 무기가 비싼 무기를 이기는 방식

우크라이나 전쟁이 보여준 또 하나의 변화는 비용의 문제입니다. 전통적인 방산 논리는 더 정교하고, 더 강력하고, 더 비싼 무기를 만드는 방향으로 발전해왔습니다. 더 좋은 전투기, 더 좋은 미사일, 더 좋은 전차, 더 좋은 방공망. 이것은 여전히 필요합니다. 문제는 그런 무기만으로는 전장을 감당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샤헤드 드론 하나를 격추하기 위해 수십억 원짜리 미사일을 계속 쏠 수는 없습니다. 2만 달러짜리 드론을 100만 달러짜리 요격미사일로 계속 막는 전쟁은 경제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 단순한 산수를 전 세계 군대 앞에 던졌습니다.

일본 드론 기업 Terra Drone이 우크라이나와 협력해 샤헤드 드론을 막기 위한 저가 요격 드론을 개발한다는 Forbes 보도도 같은 맥락에서 중요합니다. 특히 주목할 숫자는 2,300달러입니다. 2,300달러짜리 요격 드론이 샤헤드 같은 공격 드론을 막을 수 있다면, 방공의 경제학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현대전은 이제 “최고 성능의 무기”만으로는 이길 수 없습니다. “충분히 좋은 무기를 얼마나 싸게, 얼마나 많이, 얼마나 빨리 만들 수 있는가”가 중요해집니다. 우크라이나가 보여준 것은 기술의 민주화입니다. 민간 부품, 상용 통신망,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3D 프린팅, 소규모 제조, 빠른 실험. 이것들이 결합하면서 과거에는 국가와 대형 방산기업만 할 수 있었던 일을 스타트업, 자원봉사자, 소규모 팀도 수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방위 전략 공식입니다: Cheap, smart, scalable. 싸고, 똑똑하고, 대량으로 확장 가능해야 합니다.

전쟁은 언제나 기술 패러다임을 따라 바뀌었습니다

새로운 이야기가 아닙니다. 전쟁은 언제나 기술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바뀌었습니다. 맥심 기관총은 병력 숫자의 의미를 바꾸었습니다. 1차 세계대전에서 기관총과 철조망과 포병은 기병 돌격의 시대를 끝냈습니다. 전차는 참호전의 교착을 깨기 위한 기술적 해법이었습니다. 항공모함은 전함 중심의 해군 질서를 뒤흔들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사일, 레이더, 제트기, 핵무기는 전쟁의 거리와 속도와 규모를 바꾸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무기 하나가 추가되었다는 점이 아닙니다. 기술 패러다임이 바뀔 때마다 전쟁의 조직, 전술, 산업, 예산, 인력 구조가 함께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기관총은 단지 총이 아니었습니다. 보병 전술의 종말과 재구성을 요구했습니다. 전차는 단지 장갑차량이 아니었습니다. 기동전, 보급, 통신, 공중지원이 결합된 새로운 전쟁 방식을 요구했습니다. 항공모함은 단지 배가 아니었습니다. 해군 권력의 중심을 대포 사거리에서 항공 작전 반경으로 옮겼습니다.

드론, 스타링크, AI도 마찬가지입니다. 드론은 단지 작은 비행체가 아닙니다. 전장의 시야를 바꾸고 있습니다. 스타링크는 단지 인터넷이 아닙니다. 전장의 신경망을 바꾸고 있습니다. AI는 단지 분석 도구가 아닙니다. 킬체인의 속도를 바꾸고 있습니다. 기술은 무기를 바꿉니다. 그러나 더 깊게는 전쟁의 문법을 바꿉니다.

한국군의 강점, 그리고 새로운 질문

한국군과 한국 방산은 지난 20년 동안 놀라운 성장을 이뤘습니다. 전차, 자주포, 미사일, 전투기, 함정, 잠수함, 방공체계 등에서 한국은 더 이상 수입국이 아닙니다. 자체 기술력으로 만들고, 수출까지 하는 국가가 되었습니다. K-방산이라는 표현이 과장이 아닐 정도입니다. 이 성장은 중요합니다. 자주국방의 관점에서도 의미가 큽니다. 북한의 장사정포, 미사일, 핵 위협을 고려하면 강력한 화력과 정밀타격 능력은 여전히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은 한국군에게 불편한 질문을 던집니다.

  •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전쟁은 앞으로의 전쟁일까요, 아니면 과거 전쟁의 더 강한 버전일까요?

전차를 더 많이 갖는 것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미사일을 더 많이 갖는 것도 필요합니다. 전투기를 더 좋은 것으로 바꾸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전장의 개념 자체가 바뀌고 있다면, 질문은 달라져야 합니다.

우리의 전차는 드론이 가득한 하늘 아래에서 어떻게 움직일 것입니까. 우리의 포병은 실시간 표적 데이터와 어떻게 연결될 것입니까. 우리의 방공망은 수천 대의 저가 드론을 경제적으로 막을 수 있습니까. 우리의 지휘체계는 AI가 압축한 킬체인의 속도를 따라갈 수 있습니까. 우리의 방산 조달 체계는 6개월 단위로 바뀌는 드론 기술을 흡수할 수 있습니까.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군이 참여했다는 사실도 중요합니다. 북한군은 현대 전장의 드론 밀도를 보았을 것입니다. 참호에 숨어도 FPV 드론이 찾아오는 현실을 보았을 것입니다. 전자전, 드론 정찰, 포병 유도, 소부대 생존 방식, 저가 무기의 대량 소모전을 경험했을 것입니다. 그 경험이 북한군 교리로, 훈련으로, 장비 개량으로 돌아올 가능성을 한국군은 가볍게 볼 수 없습니다. 한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만 볼 것이 아니라, 북한이 우크라이나에서 배운 드론전의 교훈도 봐야 합니다.

빅테크가 킬체인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또 하나의 변화는 산업 구조입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빅테크와 AI 기업이 국방의 중심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OpenAI, Meta, Anthropic, Palantir, Amazon, Google, Anduril 같은 기업들이 국방 AI, 대드론 체계, 전장 데이터 플랫폼, 자율무기 시스템과 연결되고 있습니다. 이는 우연이 아닙니다. 현대전의 중심이 소프트웨어, 데이터, AI, 센서 융합, 클라우드, 엣지 컴퓨팅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통적 방산기업만으로는 이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Palantir가 상징하는 것은 “소프트웨어가 무기체계가 된다”는 변화입니다. Palantir Gotham의 메시지는 직설적입니다.

  • Your software is the weapon system. 소프트웨어가 더 이상 보조도구가 아니라 무기체계 그 자체가 된다는 뜻입니다.

Anduril이 상징하는 것은 “방산 제조의 플랫폼화”입니다. Barracuda 시리즈처럼 순항미사일, 전자전 기만체, 장거리 자폭 드론의 경계가 흐려지는 무기를 모듈형으로 만들고, 상업 공급망을 활용하며, 레고 블록처럼 분해 및 조립 가능한 구조를 지향합니다. 전통 방산의 논리는 완벽한 성능과 긴 개발주기였습니다. 새로운 Defense-Tech의 논리는 빠른 반복, 모듈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생산 확장성입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개념이 Neo Prime입니다.

Prime에서 Neo Prime으로

전통적인 방산 대기업을 흔히 Prime Contractor라고 부릅니다. 록히드마틴, 보잉, RTX, 노스럽그러먼 같은 기업들이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거대한 무기체계를 설계하고, 정부와 장기 계약을 맺고, 복잡한 공급망을 관리합니다. 현대 국가안보에서 이들의 역할은 여전히 큽니다.

하지만 AI와 드론의 시대에는 Prime만으로 부족합니다. 새로운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Palantir, Anduril, Helsing(독일), Shield AI 같은 기업들입니다. 이들은 전통적인 의미의 방산기업이라기보다 소프트웨어 기업, AI 기업, 로봇 기업, 데이터 기업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전쟁 수행 방식의 핵심을 건드리고 있습니다.

The Economist가 주목한 Neo Prime의 의미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방산의 중심이 거대한 플랫폼 제조에서 소프트웨어 기반 전장 운영체계와 모듈형 무기 생산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한국에도 훌륭한 Prime은 있습니다. 자주포, 전차, 장갑차, 항공기, 함정, 미사일을 만드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형 Neo Prime은 어디에 있을까요? 국방 AI, 드론 소프트웨어, 전장 데이터 플랫폼, 자율무기 운영체계, 저가 요격 드론, 전자전·통신망·센서 융합을 빠르게 실험하고 양산할 수 있는 기업군은 충분한가요? 방산 산업의 구조 개편은 단지 스타트업 몇 개를 육성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조달, 시험평가, 보안, 데이터 접근, 군 실증, 민간 공급망 활용,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체계 전체를 바꾸는 문제입니다. 한국 방산이 다음 단계로 가려면 세 가지가 필요합니다.

첫째, 전장 데이터 플랫폼이 필요합니다. 각 군, 각 무기체계, 각 센서가 따로 움직이는 구조로는 AI 킬체인을 만들 수 없습니다. 데이터가 연결되어야 합니다.

둘째, 저비용 대량 생산 체계가 필요합니다. 고성능 무기와 함께 2,000달러, 5,000달러, 1만 달러 수준의 저가 드론과 요격체를 빠르게 만들고 소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셋째, Neo Prime 생태계가 필요합니다. 대기업 중심의 방산 구조에 소프트웨어 기업, AI 스타트업, 로봇 기업, 통신 기업, 부품 중소기업이 들어와야 합니다. 그리고 이들이 실제 군 작전 환경에서 빠르게 실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전쟁의 새 공식: Eyes + Brain + Cheap Hands

우크라이나 전쟁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은 전쟁의 잔혹함만이 아닙니다. 전쟁의 구조 변화입니다.

  • 스타링크는 눈입니다.
  • AI 기반 킬체인은 두뇌입니다.
  • FPV 드론과 저가 요격 드론은 손입니다.

눈이 없으면 보지 못합니다. 두뇌가 없으면 판단하지 못합니다. 손이 없으면 행동하지 못합니다.

전통적인 군사력은 주먹의 크기에 집중했습니다. 더 큰 포, 더 강한 미사일, 더 두꺼운 장갑, 더 빠른 전투기. 그러나 현대전은 묻습니다. 당신은 얼마나 빨리 봅니까. 얼마나 빨리 이해합니까. 얼마나 빨리 연결합니까. 얼마나 싸게 타격합니까. 얼마나 빠르게 다시 생산합니까.

Hedgehog 2025에서 10명 안팎의 우크라이나 팀이 대규모 NATO 전투단을 압도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들은 더 큰 주먹을 가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더 빠른 눈과 두뇌와 손을 가진 전장 시스템의 일부였습니다. 러시아 전승절 퍼레이드에서 탱크가 사라진 장면도 같은 메시지를 던집니다. 탱크가 사라졌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탱크만으로 전쟁을 설명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국은 화력을 키워왔습니다. 그것은 필요했고, 성과도 컸습니다. 그러나 이제 다음 질문으로 가야 합니다.

  • 한국군의 눈은 충분히 넓습니까.
  • 한국군의 두뇌는 충분히 빠릅니까.
  • 한국 방산의 손은 충분히 싸고, 많고, 빠릅니까.

AI 혁명은 이제 시작입니다. 국방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음 전쟁은 전차 대 전차의 싸움만이 아닐 것입니다. 미사일 대 미사일의 싸움만도 아닐 것입니다. 그것은 킬체인 대 킬체인, 네트워크 대 네트워크, AI 운영체계 대 AI 운영체계의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 방산의 다음 과제는 더 강한 주먹을 만드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전쟁의 눈과 두뇌를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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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닷 에이아이에서 AI 연구센터장을 맡고 있다. 연세대학교 독문과를 졸업한 후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교에서 경제학 학사 및 석사를, 비텐-헤어데케 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전문 연구원과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특임 교수를 거쳐, 미디어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및 투자회사 ㈜메디아티의 CEO로 활동했다. 2019년부터 2년간 대통령 비서실 디지털소통센터장을 맡았고, 현재는 ‘AI 경제’ 및 ‘디지털 전략’을 주제로 다양한 기업과 언론에서 강의하고 있다.

『생성 AI 혁명』, 『디지털 미디어 인사이트』, 『테슬라 폭발적 성장 시나리오』, 『보이스 퍼스트 패러다임』, 『알고리즘 사회』 등의 공저자이며, 『당장 써먹는 틱톡 마케팅』 저자이다.

프로필: www.linkedin.com/in/berlinlog >>
강연문의: berlinlog@mediasphe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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