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 Claude, Gemini 등 AI 서비스에 많은 정보 또는 컨텍스트를 추가할 수록 AI가 더 똑똑해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실제 기업 현장에서는 정반대의 일이 자주 벌어집니다. 많은 경우 AI에게 회사 규정, 보고서 양식, 고객 응대 원칙, 데이터 처리 기준, 프레젠테이션 스타일, 컴플라이언스 체크리스트를 한꺼번에 집어넣습니다. 그 결과 AI는 더 똑똑해지는 것이 아니라 더 흐릿해집니다. 지금 해야 할 일과 상관없는 지시문까지 모두 읽고, 중요하지 않은 정보와 중요한 정보를 구분하지 못하며, 답변은 길어지지만 정밀도는 떨어집니다. 이 문제를 AI 업계에서는 Context Pollution, 즉 맥락 오염이라고 부릅니다. 이는 AI 시대의 역설입니다. 맥락이 부족하면 AI는 멍청해집니다. 하지만 맥락이 너무 많아도 AI는 멍청해집니다.
중요한 질문은, “프롬프트를 어떻게 잘 쓸 것인가?”가 아니라, “조직의 지식을 어떻게 AI가 필요할 때만 꺼내 쓰게 만들 것인가?”입니다. 바로 여기서 Skills또는 Skill(스킬)이 중요해집니다.
2026년 5월 5일, Anthropic은 뉴욕에서 금융 서비스 행사를 열고 금융권을 겨냥한 10개의 AI 에이전트를 공개했습니다(WSJ 보도 참조). 이 에이전트들은 피치북 작성, 감사, 신용 메모 작성 같은 금융 업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Anthropic은 이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Coding has changed forever. Finance is next.(로이터 보도 참조)” 코딩은 이미 영구적으로 바뀌었고, 다음은 금융이라는 뜻입니다. 이 문장은 단순한 마케팅 문구가 아닙니다. AI 경제의 다음 전장을 보여주는 신호입니다.
코딩에서 AI가 먼저 폭발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코드는 구조가 있고, 테스트가 가능하며, 오류를 검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금융도 비슷합니다. 금융 업무는 문서, 숫자, 표, 검토 절차, 리스크 판단, 고객 설명, 컴플라이언스 기준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다시 말해 금융은 AI가 좋아하는 재료를 많이 갖고 있습니다. 다만 금융 업무에는 한 가지 결정적 조건이 있습니다. 아무 답이나 내면 안 됩니다. 출처가 있어야 하고, 숫자가 맞아야 하며, 조직의 기준을 따라야 합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단순한 프롬프트가 아니라 Skill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