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플렉시티 코멧(Comet)과 AI 브라우저의 의미

강정수

2025년 3월 2일

The Core는 2025년 1월 6일 “AI 브라우저, 웹과 앱의 새로운 권력 투쟁”에서 브라우저와 AI 에이전트 기술이 결합하면서 AI가 인간과 똑같은 방식으로 브라우저를 조작할 수 있는 수준으로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AI 브라우저 시장에 오픈AI, 구글, 엔트로픽,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이 뛰어들었습니다. AI 브라우저에 AI 검색, 딥 리서치, 쇼핑 에이전트 등 다양한 AI 에이전트가 결합되면서, 인간이 웹과 앱을 이용하는 방식이 변화할 수 있습니다. 이 새로운 플랫폼을 장악하기 위해 주요 AI 기업 및 빅테크가 경쟁하기 시작했습니다. The Core는 앞서 소개한 글에서 AI 브라우저라는 “거대한 변화가 2025년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AI 브라우저는 인터넷 이용의 다음 진화 단계일 수 있습니다. 퍼플렉시티가 발표한 AI 브라우저 코멧(Comet)을 통해 다시한번 AI 브라우저가 가질 수 있는 의미를 분석하겠습니다.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미국 음반 프로듀서이자 복수의 레코드 기업 대표인 릭 루빈(Rick Rubin)이 최근 x.com에서 들려준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참고로 루빈은 2007년 MTV에서 “지난 20년간 가장 중요한 음악 프로듀서’로 평가받았으며, 같은 해 Time이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도구는 생겨나고
도구는 사라지지만
오직 바이브 코더만 남는다.”

“Tools will come
Tools will go
Only the vibe coder remains.”

릭 루빈의 주장에서 바이브 코더(vibe coder)란 무엇을 의미할까요? 바이브 코딩은 큰 그림, 프로젝트 목표 다시말해 ‘바이브’만 가지고 프로그래밍하는 것을 말합니다. 세부적인 코딩은 Cursor나 Replit 또는 클로드가 담당합니다. 세부적인 코딩을 담당하는 도구가 릭 루빈이 이야기한 “도구가 생겨나고 도구가 사라진다”에서의 도구입니다. 요약하면 코딩에서 이제 중요한 것은 세부적인 코딩을 도와주는 AI 도구가 아니라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코딩 직관 또는 코딩 영감이라는 점입니다.

릭 루빈은 정식 음악 교육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CBS 프로그램 중 하나인 ‘60분’ 인터뷰에서 릭 루빈은 “저는 음악 관련 기술 능력이 없습니다. 그리고 음악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릅니다”라며 자신의 기술적 지식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그럼에도 릭 루빈은 비스터 보이즈(Beastie Boys), 런-DMC(Run-D.M.C.), 퍼블릭 에너미(Public Enemy) 등의 앨범을 제작하며 힙합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또한 아델(Adele), 레이디 가가(Lady Gaga) 등과 유명한 팝 앨범 제작도 함께 했습니다. 릭 루빈의 주장은 AI 에이전트 시대에 인간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완벽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AI 브라우저와 새로운 광고 시장

퍼플렉시티(Perplexity)가 2025년 2월 25일 AI 브라우저 코멧(Comet)을 발표하며, 사전 등록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TechCrunch는 “언제 출시될지, 심지어 어떤 모습의 브라우저가 될지 불분명”하지만, 퍼플렉시티가 검색 서비스 이용자를 기반으로 브라우저 시장에 균열을 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왜 AI 검색 서비스가 AI 브라우저로 확장하는 걸까요?

퍼플렉시티, OpenAI, 구글 등이 새로운 AI 브라우저를 준비하고 있는 것은 브라우저 시장 자체가 목적이 아닙니다.
AI 검색의 가장 큰 단점은 공개 데이터에만 접근할 수 있다는데 있습니다.
AI 검색이 광고 상품과 결합하기 위해서는 개별 이용자의 의도(intention)를 폭넓게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브라우저가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참고로 AI 챗봇 및 AI 검색이 광고 상품을 선보이는 것은 시간 문제입니다.
2025년 AI 시장은 가격 경쟁 시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픈AI는 광고 상품과 결합시켜 GPT-4o, o1, o3 등을 무료로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 때 OpenAI의 시장은 크게 확장할 수 있습니다.
OpenAI의 유료 구독자는 2025년 1월말 기준 1,550만 명입니다(The Information 보도).
OpenAI 챗봇 서비스 주간 방문자 규모는 4억 명 수준입니다(TechCrunch 보도).
단순하게 계산하면 약 3억 8,450만 명이 무료 이용자라는 이야기입니다. 이들로부터 OpenAI는 돈을 벌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광고 상품과 결합된 무료 AI 브라우저는 최선의 선택입니다. 이 때 Open AI 고객은 4억 명을 넘어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동일한 비즈니스 모델을 퍼플렉시티도 코멧(Comet)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AI 브라우저 사업자는 어떤 이용자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을까요? 이는 AI 브라우저 기능의 확장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AI 브라우저 이용자는 일반적인 계정(account) 데이터를 입력합니다.
AI 에이전트 기능을 가지고 있는 AI 브라우저는 예를 들면 개별 이용자의 ‘쿠팡 계정’ 데이터와 ‘주문 목록’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AI 브라우저는 초기에 “쇼핑 AI 에이전트” 기능을 통합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AI 브라우저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개별 이용자의 소셜미디어 피드(feed)를 분석하고, 개별 이용자의 요구(!)에 따라 피드 내용을 요약 및 분석할 것입니다. 예를 들면 저는 x.com을 자동차 시장 분석, 빅테크 기업 CEO 계정, 테크 분석가 계정에 제한하여 이용합니다. AI 브라우저가 자동으로 이를 분류, 요약할 수 있다면 제가 굳이 x.com의 길고 긴 피드를 보며 시간을 낭비할 이유가 사라집니다.
AI 브라우저는 비즈니스 이메일 분석과 일정앱을 통합시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저는 Gmail을 주로 이용하지만 구글 캘린더보다는 애플 캘린더를 중심적으로 이용합니다.
AI 브라우저가 다양한 서비스 계정에 대한 접근권을 가질 수 있습니다. 노션, 슬랙, 리멤버 등 생산성 도구 및 프로젝트 관리 시스템이 AI 브라우저에 통합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연결을 플러그인으로 해결하려는 시도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플러그인 기능에는 너무 많은 제약이 있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AI 에이전트가 등장합니다. 브라우저에 통합된 AI 에이전트는 인간 이용자와 동일한 방식으로 다양한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습니다. AI 에이전트는 인간 이용자와 동일한 방식으로 개별 서비스에서 상호작용할 수 있습니다. 엔트로픽의 컴퓨터 유즈(Computer Use)처럼 AI 에이전트는 인간과 AI의 구별을 어렵게 합니다.

브라우저의 AI가 제 쿠팡 계정에 접속하여 저와 똑같은 방법으로 제품을 검색할 수 있고, 주문할 수 있습니다.
또는 브라우저 AI가 일상 생활에서 저와 동행하며 제가 관심있는 카테고리 제품을 선제적으로 제안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AI 브라우저가 고객의 자율 비서가 될 수 있습니다.

AI 브라우저의 문제점도 있습니다. 마치 트로이 목마와 같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AI 브라우저가 뉴욕타임스 유료 계정에 접속해 제가 원하는 기사를 번역 및 요약해 주는 것을 넘어, 뉴욕타임스 기사 전체를 AI 브라우저가 분석하거나 또는 AI 학습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큰 갈등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는 AI 브라우저의 보안 규정이 새롭게 논의되어야할 이유입니다.

AI 브라우저는 이용자에게 이른바 마찰(friction)을 크게 줄이면서 웹과 앱을 이용하는 습관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AI 브라우저는 AI 챗봇 및 AI 검색 사업자에게 이용자 데이터 및 이용자 의도(intention)에 기반한 새로운 광고 상품의 가능성을 제공합니다. 이는 AI 서비스에 대한 대중 시장 형성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쿠팡 등 다양한 서비스 기업과 언론사 등은 AI 브라우저에 대해 강력하게 저항할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