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더코어 운영자 김경달입니다.
6일 열린 '더코어 컨퍼런스 - ChatGPT와 생성AI 혁명 & 빅 체인지 6'의 후기글입니다. 요즘 챗GPT와 생성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서인지, 이번 행사도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방송사 등 미디어쪽은 물론 여러 업종에 걸친 대기업/중소기업 관계자들의 단체신청도 많았고, 대학교수님들과 연구기관 관계자분들도 계셨습니다.
행사 진행을 겸하다보니 저도 맨 앞자리에 앉아 발표를 하나하나 들으면서 큰 공부가 되었는데요. 사진 위주로 간략하게 현장 분위기와 함께 각 발표에서 인상적인 대목을 간추려 정리해 봤습니다.

총 7개의 발표가 있었는데요. 첫번째 키노트 연사는 더코어의 비즈니스에디터인 강정수박사였습니다. 'ChatGPT & 생성AI혁명'에 대해 역사적인 맥락 속에서 진단하며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해야 좋을 지에 대해 짚어준 강연이었는데요.

90쪽이 넘는 강연자료를 빠르게 넘겨가며 여러가지 중요한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 중간에 '공작새' 이미지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Value Signals(가치 신호)'의 변화에 대한 설명이었는데요.

우리 사회내 다양한 분야에서 생성AI가 활용되면서 ‘가치신호’의 변화와 함께 새로운 기준점이 생겨나고 있으며 이제 그 기준점을 넘어선 창작은 인간들에게 과제로 남아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리고, AI는 우리가 인간임을 증명하도록 강요하고 있다는 '전망성' 멘트도 덧붙여졌습니다.
키노트에 이어 6개의 분야별 발표가 잇따랐습니다. 첫번째는 총론 성격으로 '산업구조의 변화'에 대해 '강남언니'에서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임현근 CBO가 발표했습니다. 임CBO는 "90년대 인터넷이 열릴 때 실리콘밸리의 30대들이 얼마나 설렜을까, 지금 AI는 또다시 그런 기회를 열고 있지 않나 싶다"고 포문을 열었는데, 객석에선 웃음과 끄덕임의 리액션이 제법 많았습니다.
발표중 가장 기억나는 대목은 시장을 분석한 프레임워크였는데요. 생성AI 관련 시장에 대해 '인프라'와 '모델', '어플리케이션' 이렇게 3개의 층위(layer)로 나눠 설명을 했고, 체계적으로 개념을 잡을 수 있어서 무척 좋았습니다.
그 다음 발표는 교육분야에 대한 성영아 일본법정대 디자인공학부 교수였습니다. 일본에 계신 관계로 유일하게 zoom으로 연결해 발표를 해주셨어요.

'챗GPT로 숙제하는 학생들, 생성AI가 교육산업에 가져올 변화'가 제목이었습니다. 미국 유럽 아시아 등의 학교 현장에서 에세이 과제를 놓고 많은 사례와 논쟁이 펼쳐지고 있다는 현황 설명과 함께 생성AI의 충격파가 가장 큰 분야가 교육일거라고 지적했습니다. 챗GPT 금지를 주장하는 강경파와 반대로 적정한 범위내 도입 및 활용을 주장하는 입장을 소개하면서 (며칠전이라고 하면서) 최근 발빠르게 '첫걸음 교육' 차원에서 활용지침을 마련한 동경대학의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생성AI 활용 측면에서)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의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해 3갈래의 이야기로 정리해 주셨는데요. '첫걸음 교육'과 '도구로서의 활용법 교육', 그리고 '기술에 대한 주체성 담보교육'이었습니다.
객석의 집중도가 무척 높은 상황이었고 발표자들은 조금이라도 더 설명을 전하려다보니 약간의 시간지연이 생겼고 자연스레 휴식 시간은 예정보다 절반만 쉬고 발표에 더 시간할당을 하게 되었습니다. 발표진이 함께 집필한 책 '생성AI 혁명'을 현장에서 구매하고 싶다는 요청도 들어왔었답니다. 저희 스탭이 행사장 인근 코엑스 서점에 가서 책을 사와서 휴식시간에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휴식 후에 이어진 4번째 발표는 '검색전쟁' 주제였습니다. 발표자인 한국AWS에서 근무하는 서수영님은 20분 정도 안에 끝내겠다고 하셨지만 막상 발표에 들어가니 몰입감 높아지면서 예정시간을 10분 가량 초과할 정도로 열정적으로 강연해 주셨어요.

'생성 AI, 인간 일자리에 위협일까 기회일까?'를 주제로 한 5번째 발표는 현대자동차 글로벌프로덕트 프래닝에서 근무중인 이현정님이해주셨는데요. '인간의 일자리는 사라질 것이다'라는 입장과 '아니다. 혁신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다'라는, 서로 반대되는 두 갈래 입장에 대해 살피면서 미국 등 현장에서 조사한 내용 등을 소개했습니다. 강연자는 '생성AI와 함께 일하는 시대의 도래'를 얘기하며 상대적으로 후자의 손을 드는 걸로 이해가 됐는데요.
키노트에서도 'AI는 인간이 인간다움을 증명해야 할 것'이란 전망성 지적을 했었는데, 이 세션에서도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다소 흥미롭고 시사점을 얻은 대목은 MIT에서 내놓은 연구결과였는데요.
이 연구에 따르면, 생산성의 불평등이 완화되고 갈등이 감소하며 작업구조도 변화하면서 업무만족도 및 효능감 향상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작업구조의 변화는, 이전에는 초안을 작성하는데 소요시간이 컸다면 생성AI 활용으로 초안작성시간은 비중이 줄고 후반의 편집작업 시간비중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기능적 업무는 AI활용으로 생산성을 높이면서 내가 쏟는 시간 비중은 줄이고, 스스로 경험을 통해 수행할 수 있는 직접적이고 '인간적인' 업무에 시간을 늘여가는 변화가 예고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마케팅 분야에 대한 발표가 6번째였습니다. 틱톡 코리아 브랜드전략팀에서 근무중인 김이라님이 해주셨는데요. 워낙에 생성AI 관련해서 관심이 높은 분야 중 하나가 마케팅이어서인지, 유달리 관심이 높았던 세션이었습니다.
바이럴 영상사례를 토대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로서 마케팅의 매력과 강점을 설명한 김이라님은 챗GPT를 활용한 마케팅 사례들도 소개했습니다. 배우 라이언레이놀즈가 운영하는 민트모바일을 비롯, 할리 데이비슨, 테슬라 등에서 카피 등 제작에 활용한 예시를 공유하면서 앞으로 '소재제작'과 '퍼포먼스 효율 극대화', '고객관리 자동화' 등에서 활용사례가 늘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마케터의 역할은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이를 반영해 정교한 프롬프트를 작성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란 설명도 있었습니다.
마지막 발표는 의료분야였습니다. 주로 '생성AI가 의사대체, 신약개발, 상담, 의료행정' 등의 분야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까에 대해 짚어준 발표였는데요. 굿닥에서 일하고 계신 배진범님은 발표에서 생성AI몇가지 흥미로운 질문들을 던지면서 관객들을 발표 안으로 끌어들였습니다.

저도 무척 재밌게 들었는데요. 덕분에, 장시간 강연을 들으며 자칫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끝까지 텐션이 강한 행사가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생성AI는 의료를 대체하지는 못하지만 협력할 것이다"라는 이야기로 매듭을 지었습니다.
컨퍼런스의 마지막 순서는 라운드테이블이었습니다. 발표자들 모두가 무대로 나와 질문을 받고 대답하며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검색전쟁과 의료 분야 등 주요 발표에 대한 추가적인 질문도 잇따랐고, 소위 '가짜뉴스의 범람 우려'에 대한 대응방안 등 다양한 질문도 있었습니다. 향후 국내 총선과 미국 대선 등에서 AI를 활용한 허위조작정보가 텍스트 포맷을 넘어 이미지와 영상 등을 통해 숱하게 생산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관련된 규제논의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도 짚었습니다.
당초 퇴근 시간 붐빌 것을 고려해 6시 전에는 행사를 끝내려고 예정했지만, 워낙 열기가 높다보니 결국 6시를 넘겨서 겨우 끝낼 수 있었네요. 앞으로 더코어 사이트를 통해 관련 정보가 계속 업데이트 될 것이니 무료 뉴스레터 구독이나 유료구독 통해 아티클을 살펴보시길 권하면서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비닐커버 없는 종이만으로 만든 친환경 이름표를 제작해 활용했고요. 그리고 긴 시간 공부하려면 머리를 많이 써야 하니 조금이라도 도움될까 싶어 견과류를 선물로 미리 준비해 물과 함께 제공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