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드(Threads)에 대한 7개 테제

강정수

2023년 7월 13일

테제 1. 앱 설치 수는 성공을 측정하는 지표(metric)가 될 수 없습니다.

7월 10일, 출시 이후 5일만에 마크 저버버그와 아담 모세리-인스타그램 대표-는 1억 다운로드를 자축했습니다. 이렇게 빠르게 성장한 앱은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스레드는 챗GPT와 틱톡의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빠른 성장은 메타에게 절실했던 홍보 측면의 성공입니다. 그러나 스레드가 이용 측면에서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뉴욕타임스 보도).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스레드의 출발점은 불공평합니다. 스레드는 매일 10억 명이 이용하는 인스타그램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진입장벽이 이렇게 낮은 서비스는 없습니다. 때문에 다른 앱과 비교하기가 어렵습니다.
두번째, 다운로드 수는 이용자 수와 동일하지 않습니다(Axios 보도). 누가, 몇 명이 스레드를 테스트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트위터의 가입자 수는 10억 명이 넘습니다. 그러나 일일 적극 이용자(DAU)는 2억 4천만 명에 불과합니다.
이를 인스트그램 대표 모세리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신뢰의 표시는 감사합니다만, 아직 이 서비스가 (계속) 유지될지 여부도 알 수 없습니다. 출시 주간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장기적으로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한 관점을 갖는 것도 중요합니다. 물론 10억 명의 사람들이 모이는 광장(town square)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10억 명이 모이는 광장까지 남은 길은 매우 깁니다.

테제 2. 스레드는 서비스 측면에서 완성되지 않은 제품입니다.

컨설팅 회사 Evercore ISI의 분석에 따르면 스레드는 2025년까지 일일 적극 이용자(DAU) 2억 명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블룸버그 보도).
2억 DAU, 달성 가능한 수치로 보입니다. 시작이 좋습니다. 여기에 메타는 스레드에 인스타그램이라는 레버리지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서비스 개발 예산도 사실상 한도가 없습니다. 스레드는 트위터가 아니다라는 당연한 사실도 스레드의 신선도(?)를 높여주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계속 도와줄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DAU 2억 명이라는 예측은 아직 시기상조입니다. 현재 시점에서 구체적인 수치를 예측할 수 없습니다. 이는 스레드가 개발 단계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스레드 앱은 베타 버전입니다. DM, 해시태그, 검색 기능 등 많은 기능이 빠져있습니다.
모세리에 따르면 스레드는 크리에이터/인플루언서는 포용하기 위한 앱입니다. 그러나 좋아요 수와 댓글 수 외에는 도달 거리, 조회 수 등의 지표를 알 수 없습니다. 이런 정보가 빠져 있는 상황에서 크리에이터/인플루언서에게 스레드의 매력을 설득하기 어렵습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이는 마찬가지입니다.
메타는 스레드를 통해 당연히 수익을 창출하려 할 것입니다. 때문에 도달거리와 같은 지표(metric)는 곧 업그레이드될 것입니다.
다양한 소셜 미디어를 경험하면서 얻은 교훈은 특정 서비스에 대한 초기 만족감이 오래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곧 정치적 편가르기, 성차별, 클릭을 유도하는 자극적인 제목 등을 담은 포스트가 등장할 것입니다. 이 때 메타는 어떤 조치를 취할까요? 모세리는 스레드를 트위터보다 친절한("more friendly") 커뮤니티로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고 있습니다. 스레드는 그런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시에 이를 망칠 가능성도 결코 작지 않습니다.

테제 3. 스레드는 재미있습니다.

한 주 동안 스레드를 이용해 보았습니다. 제 의견이 대표성을 가질 수는 없습니다. 소견은 재미있다입니다. 스레드 이용자는 친절합니다. 말투도 유쾌합니다. 허니문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스레드가 무엇에 도움이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어떤 사람은 트위터와 같은 포스팅을 하고 어떤 사람은 인스타그램에 올릴 수 있는 사진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이용자가 많아지면 스레드 콘텐츠와 분위기는 바뀔 수 있습니다.

테제 4. 스레드는 트위터가 아니며 트위터가 되려하지 않습니다.

다수 언론 및 전문가는 스레드를 트위터의 복제품, 경쟁자 또는 킬러로 간주합니다. 그럴만한 이유는 있습니다. 스레드는 트위터와 비슷하게 생겼고, 트위터와 거의 똑같이 작동합니다.
그러나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습니다. 스레드는 트위터의 주요 관심사인 정치와 (경성) 뉴스의 공유 및 확산을 억제하고 있습니다. 모세리는 아래와 같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트위터를 대체하는 것이 목표가 아닙니다. 트위터를 수용하지 않았고 트위터처럼 격양된 대화를 나누고 싶어하지 않는 인스타그램 커뮤니티의 공론장(a public square)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정치와 경성 뉴스는 불가피하게 스레드에 등장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도 어느 정도 등장하죠.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버티컬-정치-을 장려하기 위해 어떤 일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는 메타가 지난 수년간 추구해 온 전략과도 일치합니다. 페이스북에서는 알고리즘이 친구와 지인 게시물에 우선 순위를 두기 때문에 언론사 콘텐츠는 거의 노출되지 않습니다. 인스타그램은 애초에 정치에 초점을 맞춘 플랫폼이 아니었습니다.
틱톡도 비슷한 방식으로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습니다. 정치 논쟁은 틱톡에서 부차적인 의미를 가질 뿐입니다.
메타와 틱톡이라는 두 기업에게 정치는 문제를 일으키고 어려운 결정을 강요해 왔습니다. 정치 콘텐츠에 대해서 누군가는 꼭 분노하기 마련입니다. 검열이라는 비판, 표현의 자유 요구, 무책임 비판 등이 공존합니다.
스레드를 이용해 보시면 바로 우선순위를 알 수 있습니다. 현재 알고리즘에 따라 정렬되는 타임라인만 표시되고 있습니다. 이후 팔로워의 포스트가 시간순으로 구성되는 피드가 제공될 것입니다(BBC 보도). 여기서 알고리즘 추천은 일부의 경우 인스타그램 소셜 그래프에 기반하고 있지만 인스타그램이나 스레드에서 팔로잉하고 있지 않는 계정의 게시물을 더 많이 보여줍니다.
이렇게 스레드는 틱톡의 피드 원칙을 복사하고 있으며 콘텐츠 선택에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치, (경성) 뉴스 및 (찬반) 논란이 많은 포스트는 추천 피드에 게재되지 않아야 한다고 스레드 경영진은 확신하고 있습니다.

테제 5. 트위트는 스레드와 함께 공존할 것입니다.

트위터 경영진 및 직원사이에 긴장감이 매우 큽니다. 실제 트위터 트래픽이 감소하고 있습니다(Ars Technica 보도). 트위터에서 스레드 링크가 차단되고 있습니다(TechCrunch 보도). 심지어 트위터 직원 중 일부는 트위터보다 스레드가 더 좋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Daily Beast 보도).
하지만 이는 스레드 때문이라기 보다는 트위터 자체 때문입니다. 유진 웨이(Eugene Wei)가 탁월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분석하고 있는 것처럼, 머스크는 트위터를 잘못된 방향으로 경영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진 웨이의 글은 읽어보실 것을 적극 추천합니다-우리에겐 DeepL이 있습니다 ㅎㅎ.
그러나 트위터가 자멸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경영진이 현명한 결정을 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이 때 트위터는 다시 중요한 서비스가 될 수 있습니다. 스레드의 출시는 메타 경영진이 트위터의 과거와 현재, 특히 정치에 대해 실시간으로 토론하는 플랫폼인 트위터를 일대일로 모방하고 싶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이 트위터의 존재이유입니다. 동시에 이 때문에 트위터로 많은 돈을 벌 수 없습니다. 광고주는 정치와 논쟁이 아닌 다른 환경에 광고를 게재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트위터가 거대해지지는 않지만 틈새 시장에서 다른 플랫폼 대비 중요성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일론 머스크가 인정한다면 트위터의 미래는 분명 있습니다(벤 톰슨 참조).

"스레드는 실시간 반응, 뉴스, 공방전을 트위터에 맡길 것입니다. 일론 머스크가 내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결정은 트위터가 차지할 몫이 (이로써) 충분하다는 점을 수용하는 것입니다."

일론 머스크가 과연 이를 수용할 수 있을까요? 저는 "네"라고 생각합니다. 440억 달러를 지불한 트위터가 완전히 망가지는 것을 머스크는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트위터에 실망한 이용자 입장에서도 스레드가 트위터의 대체재가 될지 확신할 수 없습니다. 이들은 트위터를 쉽게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테제 6. 트위터와 스레드는 억만장자의 장난감이 아닙니다.

다음 표현을 쓰게 되어 죄송합니다. 번역하지 않겠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최근 "Zuck is a cuck", "I propose a literal dick measuring contest"라고 말하고 있습니다(트위터 참조).
저커버그는 인스타그램에 복근과 가슴털 사진을 공개합니다(Business Insider 참조).
이러다 둘은 라스베가스에서 정말 현피할 수도 있겠죠.
마쵸스러운 표현이 짜증나고 유치하기도 합니다.
트위터와 스레드는 억망장자 두 사람의 장난감이 아니라 정치적 그리고 사회적 영향력이 막대한 플랫폼입니다.
두 사람의 모든 트윗/인스타그램 포스트/셀카가 보도되면서 기업이 돈을 버는 서비스-트위터와 스레드-의 실제 위험과 부작용에 대한 관심이 분산됩니다.

테제 7. 일론 머스크 행동은 메타를 미화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의 치기 어린 행동은 데이터 보호 위반으로 수십억 달러의 벌금을 내야 하고, 혐오 발언 및 음모론이 확산되는 것을 거의 무감각하게 지켜보고 있는 메타라는 기업의 새로운 서비스를 트위터보다 더 공감할 수 있는 대안으로 만드는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메타는 사악하지 않지만 돈을 벌고 싶어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레드에서도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수집되고 있으며(Wired 보도), 곧 그에 맞는 광고도 등장할 것입니다(AdAge 보도).
지난 한 주 동안 스레드에 대한 다양한 비판 글이 쏟아졌습니다. 스레드는 부가가치를 가지고 있지 않다(뉴요커 분석), 스레드는 심지어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의 최악의 기능을 결합하고 있다(Vice 분석) 등의 주장이 존재합니다. 페이스북과 메타를 날카롭게 비판하면서 그 회사에서 만든 스레드를 축하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담은 Ethan Zuckerman의 분석은 탁월합니다. 그의 글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