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에 대한 대항 전선이 완성되었습니다. 인스타그램 Reels, (한국에서는 의미가 없는) 스냅쳇의 Spotlight 그리고 유튜브의 Shorts가 틱톡에게 승부수를 두었습니다. 유튜브 Shorts는 21년 3월 인도와 미국에서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7월 12일 Shorts 서비스 지역을 100여개 국가로 확대했습니다. 유튜브가 틱톡과 전면전을 시작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크리에이터는 어떤 태도와 행동을 취하는 것이 이로울지 따져 보겠습니다.
틱톡 전쟁(The Tiktok War)이 중요한 이유
틱톡은 지금까지 가장 단기간에 거대한 성장을 기록한 플랫폼입니다. 틱톡 앱은 7월 13일 30억 다운로드를 기록했습니다. 게임 앱을 제외하면 30억 돌파는 5번째입니다. 틱톡보다 앞선 4개는 모두 페이스북 기업 소속-페이스북, 왓츠앱, 메신저, 인스타그램-입니다.
틱톡은 지난 2년동안 소셜 미디어의 동영상 포멧, 네러티브 그리고 이용자의 이용형태에 강력한 영항을 미쳤습니다. 스냅쳇이 스토리 포멧을 만들었고 이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1:1 복사한 서비스를 선뵈었습니다. 그 이후 모바일로 생산되고 모바일에서 소비되는 틱톡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냅쳇, 유튜브 등 미국 거대 플랫폼 기업이 1:1 복사를 시도하는 두 번째 사례입니다.
언급된 미국 플랫폼 기업과 틱톡이 전쟁을 벌이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수백 억 달러를 넘어서는 광고 머니가 걸렸습니다. 틱톡의 급성장은 틱톡에게 광고 머니를 쓸어담을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문제는 틱톡으로 흘러들어가는 광고 머니는 원래 유튜브, 인스타그램, 스냅쳇의 광고 머니라는 점입니다. 아마존 광고 매출이 증가하면 구글의 광고 매출이 축소되는 것과 같은 상황입니다.
- 크리에이터(Creator)에게는 언급된 플랫폼 중 어느 플랫폼에 장기적으로 리소스를 집중해야할지 결정해야하는 시점이 다가왔습니다. 플랫폼이 크리에이터를 잡기 위해 상당한 규모의 펀드를 구성했습니다. 이를 잘 활용한다면 경제적 유익이 큽니다.
- 이용자 입장에서 이번 전쟁은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틱톡에서 동영상을 생산하지 않는 이용자라면 언제든지 플랫폼을 바꿀 수 있습니다. 만약 인스타그램 Reels가 틱톡 스타를 대거 영입하는데 성공한다면 이용자는 인스타그램 Reels를 즐기면 그만입니다. 플랫폼이 인기 크리에이터 영입 경쟁에 뛰어든 이유입니다.
- 여기서 자연스럽게 광고주에게 질문이 발생합니다. 어느 플랫폼이 자신의 목표 고객을 도달하는데 가장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을까요? 어느 플랫폼에 광고 예산을 집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까요?
- 이 질문은 광고주나 브랜드에게만 유의미한 것이 아닙니다. 언론사나 단체 그리고 정치인에게도 중요합니다. 다시말해 소셜 미디어에서 존재감을 확보하려는 모든 플레이어에게 틱톡, 유튜브 그리고 인스타그램의 전쟁은 중요합니다.
유튜브 Shorts의 작동 방식
- 기본 방식은 틱톡과 유사합니다. 최대 60초 길이로 복수의 클립을 편집하여 하나의 영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 영상은 스마트폰으로만 만들 수 있고 볼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유튜브는 데스트탑에선 Shorts를 제공하지 않고 있습니다.
- 음악과 사운드는 Shorts에서 중요한 요소입니다. 유튜브는 이를 위해 250여개 레이블과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Shorts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음원 수는 현재 수 백만 개에 이르고 있고 그 수는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입니다.
- 유튜브 이용자는 Shorts 제작에 있어 Shorts용 음원 카탈로그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Shorts 영상의 음원을 가져와도 되고 또는 유튜브 일반 동영상의 음원을 자유롭게 가져올 수 있습니다. 저작권 문제는 유튜브가 해결합니다.
-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직접 제작한 음원으로 동영상을 만들었을 경우에도 이 음원은 Shorts 제작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물론 해당 크리에이터는 유튜브에 사용 금지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직접 제작한 음원을 타인이 사용할 수 있는 여부는 옵트인(Opt-in: 선동의 후사용)이 아니라 옵트아웃(Opt-out: 선사용 후배제) 방식을 따릅니다.
- 인스타그램 Reels처럼 틱톡에서 만든 영상을 재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재사용할 경우 크리에이터 펀드에서 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창작자 펀드: The War for Talent
아래 표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플랫폼은 경쟁적으로 창작자 펀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유튜브의 규모를 고려한다면 1억 달러는 턱없이 작은 돈입니다. 틱톡은 현재 10억 달러지만 앞으로 3년안에 20억 달러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정확하게는 미국에 10억 달러, 기타 지역에 10억 달러입니다). 스냅쳇은 매일 100만 달러를 (미국에) 쏟아내고 있습니다. 스냅쳇은 초기 6주 동안 420억 달러를 약 2천 명의 크리에이터에게 선사했고, 그 방식은 로토와 유사했습니다. 그 덕분인지 스냅쳇의 Spotlight은 지난 6개월 동안 1억 2,500만 이용자를 확보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은 틱톡 스타에게 직접 연락해 스카우트 작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스카어트 비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말그대로 War for Talent입니다. 이런 상황을 유튜브가 모를리 없습니다. 1억 달러는 인도와 미국에 제한된 것이기에 유튜브의 창작자 펀드 규모는 확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회사 | 규모 | 발표 시기 | 유효 기간 | 요구 조건 |
---|---|---|---|---|
페이스북/인스타그램 | 10억 달러 | 21년 7월 | 22년 | 초대 기반 |
유튜브 | 1억 달러 | 21년 5월 | 22년 | (인도와 미국 제한) Views와 engagement가 높은 영상 |
스냅쳇 | 매일 백만 달러, 총 1억7천만 달러 | 20년 11월 | 소진될 때까지 | 유튜브와 동일 |
틱톡 | 10억 달러 | 20년 7월 | 소진될 때까지 | 지난 30일 동안 10만 뷰 이상의 영상 |
질문은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의 창작자 펀드에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까요? 아직 구체적인 방법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현재는 플랫폼이 위 표에 나온 조건을 충족시킨 크리에이터에 직접 연락하는 방식입니다.
Shorts의 장점
- 유튜브의 시장 지배력: 우리가 종종 저평가하는 플랫폼이 있다면 그건 유튜브입니다. 지나 뉴스레터에 소개드린 것처럼 미국과 영국에서 틱톡 이용시간이 유튜브 이용시간을 앞서긴 했지만, 여전히 유튜브는 Gen Z와 Gen Y가 가장 즐겨 이용하는 플랫폼입니다(Reuters Digital News Report). Shorts는 유튜브 앱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Shorts는 유튜브의 도움으로 단숨에 수십억 명에 도달될 수 있습니다.
- 풍부한 유튜브의 음원 및 동영상 카탈로그: 위에서 설명드린 것처럼 유튜브의 음원 카달로그는 방대합니다. 또한 유튜브에 존재하는 무한에 가까운 영상을 리믹스(remix) 및 매시업(mashup)할 수 있습니다. 상상을 해보죠. 유튜브에는 수 많은 스타가 있습니다. 이 스타의 팬 중 한 명이 유튜브 스타의 다양한 모습이 나오는 영상을 엮어 Shorts를 만든다면 이 영상의 바이럴 가능성은 높습니다.
- 유튜브 뮤직과 통합: 틱톡에서 특정 음악이 마음에 들 경우 틱톡 이용자는 구글에서 가사를 검색하고 스포타파이(Spotify)에서 해당 음악 전체를 듣습니다. 다시말해 틱톡을 벗어나 음악을 소비합니다. 그러나 유튜브는 다릅니다. 유튜브에는 동영상 플랫폼, Shorts 플랫픔 그리고 음악 플랫폼이 통합되어 있습니다.
- 채널 구독자 증가 가능성: 많은 채널 운영자는 Shorts를 만들면 본 채널의 구독자가 증가할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댄 로즈(Dan Rhodes)가 Shorts를 시작하기 전 채널 구독자 수는 1,700명이었습니다. 댄 로즈의 채널 구독자 수는 Shorts를 운영한 이후 2개월만에 3백80만 명으로 급증했습니다. 7월 15일 기준 댄 로즈의 구독자 수는 433만입니다. 매우 중요한 점은 유튜브 채널 계정과 유튜브 Shorts 계정은 구별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유튜브 Shorts에서 본 채널 구독이 이루워집니다. 구독자 수가 높아지면서 도달거리가 증가할 경우 채널에서 발행하는 일반 동영상에서 얻을 수 있는 광고 수입은 함께 증가할 수 있습니다. 매우 매력적인 요소입니다.
- 성공적인 출발: 21년 3월 Shorts의 하루 평균 뷰(Vies)는 65억입니다. 올해 초와 비교한다면 두 배 증가한 수치입니다. 65억 수치를 주주에게 직접 발표한 구글 대표 선다 피차이(Sundar Pichai)는 Shorts가 구글의 미래에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65억 중 상당 부분이 인도에서 발생했습니다. 인도에서 서비스가 금지된 틱톡 입장에서 유튜브 Shorts의 약진은 매우 아픈 소식입니다.
Shorts의 단점
- 하나의 앱에 너무 많은 포맷: 유튜브의 가장 큰 장점은 동시에 가증 큰 약점일 수 있습니다. 다수 이용자는 하나의 앱에 여러 기능이 담겨 있는 서비스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많은 유튜브 이용자는 유튜브에서 10분에서 20분 길이의 영상을 봅니다. 때론 한 시간이 넘는 길이의 영상도 소비합니다.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플레이하고 식사나 파티를 즐기기도 하고요. 유튜브는 이미 유튜브 게임과 유튜브 스토리(Stories)라는 세로 영상(Verticals)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Shorts라는 새로운 포맷이 제공되는 겁니다. 페이스북도 지나치게 많은 기능을 하나의 앱에 통합시키려다 오히려 다수 이용자의 불만족을 낳았습니다.
- 구글의 흑역사(?!): 이 글을 읽는 독자 중 Google+를 기억하신분이 계실까요? 실패작이었죠. 구글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약 27개의 메시징 서비스를 선뵈였고 모두 실패하였습니다. 실패로부터 배우는 구글의 능력이 뛰어났기에 오늘의 구글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Shorts가 성공할지 실패할지 판단하기는 아직 어렵습니다.
- 틱톡의 앞섬: 페이스북은 일찍이 2018년 Lasso라는 틱톡 모방 서비스를 만들었지만 2020년 7월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 Reels로 틱톡에게 다시 한번 도전장을 던지고 있습니다. 유튜브 Shorts의 약점 중 하나는 너무 늦게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인도와 미국에서 초기 수치는 잘나왔습니다.
- 틱톡의 기능: 유튜브 Shorts의 기능은 매우 제한적입니다. 편집도구도 기초적인 수준입니다. 유튜브는 앞으로 이 부분을 빠르게 개선하겠다고 약속하고 있습니다. 아직 다른 영상/클립에 영상 답변(Video Replies)을 추가할 수 없습니다. 틱톡에서 매우 인기있는 듀엣(duet) 기능도 없습니다. Shorts에 빠져 있는 것 중 가장 문제있는 것은 틱톡처럼 For You 탭(page)가 없다는 점입니다. For you는 틱톡의 핵심 경쟁력입니다.
- 틱톡 알고리즘과 네트워크 효과: 틱톡은 인기있고 성공적입니다만 복사하기 정말 어려운 서비스입니다. 바로 틱톡의 알고리즘 때문입니다(참조: 틱톡의 성장비결). 틱톡은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능이 많다는 점이 틱톡의 장점이 아니라 복수 기능의 합창이 틱톡의 매력입니다. (개인적으로 매우 높게 평가하는) 유진 위(Eugene Wei)는 21년 2월 발행한 American Idle에서 다음과 같이 틱톡과 틱톡을 복사하려는 서비스를 평가하고 있습니다(유지 위의 다른 글도 매우 훌륭합니다).
"이것이야 말로 창의성이라는 틱톡의 네트워크 효과가 가지는 중요성입니다. 틱톡 복사 서비스를 만드는 기업은 틱톡의 특정 기능을 복사합니다. 정말 기능만 복사하지 틱톡 이용자가 그 기능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그리고 그 기능을 이용해서 만든 영상으로 다른 이용자들과 For You 페이지에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해서는 복사하지 않습니다. ... 아마도 당신은 원자(atoms) 중 몇 개를 복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매직은 분자(molecular) 단위에서 작동합니다(This is why TikTok's network effects of creativity matter. To clone TikTok, you can’t just copy any single feature. It’s all of that, and not just the features, but how users deploy them and how the resultant videos interact with each other on the FYP feed. ... Maybe you can copy some of the atoms, but the magic lives at the molecular level)."
크리에이터의 손익계산서
유튜브 Shorts의 장단점에 이미 크리에이터 손익 포인트가 적혀있습니다. 현재 유튜브 Shorts를 (개인적으로) 보면 틱톡 영상이 많습니다. 이른바 Crosspost 입니다. 아직 Shorts만의 오리지널리티는 만나기 어렵습니다. 아마 이 비율은 빠르게 변화할 것입니다. 창작자 펀드가 여기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유튜브는 틱톡에 영상을 올리지 않는 조건으로 Shorts 크리에이터에게 돈을 지급할 것입니다. 이러한 지원을 받는다면 적지 않은 틱톡 크리에이터 그리고 유튜브 채널 운영자는 Shorts에 자신의 자원을 투자할 것입니다. 6월 22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이미 유튜브가 크리에이터와 이들 메니저를 만나 매우 적극적인(!) 설득 작업에 나서고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유튜브가 이렇게 적극적인 경우가 없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도 유사한 일이 곧 따를 것입니다. 이 기회를 놓칠 이유는 없습니다. Shorts의 가능성을 가능한 빨리 직접 체험해 볼 필요 있습니다. 그러나 유튜브 창작자 펀드에서 연락이 없다면 제작된 영상을 유튜브 Shorts, 인스타그램 Reels 그리고 틱톡 모두에서 발행할 것을 추천합니다.
서비스 초기에 이용자들의 이용 습관은 매우 빠르게 변화합니다. 가능한 이를 실험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복수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집중할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제작과 운영 자원은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One More Thing
한국에도 틱톡 MCM 서비스가 등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어떻게 틱톡 크리에이터가 산업화되고 있는지 간략히 소개하겠습니다. 미국에선 막대한 자본이 틱톡 크리에이터 산업에 몰리고 있습니다. 벤처 캐피탈 더하기 부동산 자본이 그 중심에 있습니다. 미국 LA와 뉴욕에는 일명 TikTok mensions 또는 collab houses라 불리는 (호화) 대주택에 합숙하며 틱톡 영상을 함께 만드는 크리에이터 집단과 이를 지원하는 기업이 있습니다. 거칠게 비유하면 한국의 아이돌 산업과 유사합니다. 이 Collab은 아래와 같은 이름의 틱톡 계정을 운영하고 여기서 활동할 크리에이터를 선발합니다. 이들 크리에이터는 함께 거주하며 각각 일주일에 평균 4개의 틱톡 영상을 발행합니다. Collab은 Collab 스스로를 Tiktok University라고 부르며 크리에이터에게 춤, 패션 스타일, 제작 기술 등 다양한 지원을 합니다. 대표적인 Collab은 아래와 같습니다.
Collab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 생활 모습을 매우 따뜻하고 비판적인 시선으로 담은 글을 아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