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24년 7월 29일 AI Studio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미국에 제한되지만 인스타그램 이용자 누구나 AI Studio를 통해 자신만의 AI 챗봇을 만들 수 있습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AI 챗봇 시장에 메타 또한 도전장을 던진 겁니다. 현재 AI 챗봇 시장은 Character.ai와 Talkie가 선두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 글은 AI 챗봇 시장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시장의 확장 가능성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AI 챗봇 시장에서 의미있는 매출을 내고 있는 기업은 Character.ai입니다. Character.ai는 수백만 개의 챗봇을 제공하고 수천 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3년 3월 기준 10억 달러의 가치를 가진 미국 스타트업입니다. 해리 포터와 대화를 나누고 싶으신가요? 아니면 테일러 스위프트? 또는 심리 상담사와 전화 통화하고 싶으신가요? 이 모든 것이 Character.ai의 앱 또는 브라우저 버전에서 가능합니다.

Character.ai의 창업자는 다니엘 드 프레이타스(Daniel De Freitas)와 노암 셰이저(Noam Shazeer)입니다. 두 사람은 구글에서 오랫동안 LaMDA 개발에 함께 해 왔습니다. LaMDA는 대화형 AI 애플리케이션을 위해 설계된 언어모델입니다. 간단히 말해 두 명의 Character.ai 창업자는 구글에서 챗봇을 연구했지만 구글에서 이를 더 발전시킬 수 없다는 판단아래 구글을 떠나 2021년 Character.ai를 창업했습니다. 이들의 창업 스토리는 Forbes 기사에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Character.ai는 이른바 ‘챗봇 엔터테인먼트'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AI 챗봇을 이용해보신 경험이 있다면, 매우 색다른 대화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Character.ai의 챗봇은 크게 두 가지 종류입니다. 첫 째, 애니메이션, 소설, 영화 등에 등장하는 인물 및 유명인 캐릭터와 채팅할 수 있습니다. 둘 째, 이용자가 직접 챗봇을 만들고 자신뿐 아니라 다른 이용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습니다. 이용자가 만든 챗봇의 경우 언어 학습을 위한 챗봇, 여행 계획에 도움을 주는 챗봇, 음악을 추천하는 챗봇, 텍스트 기반 게임을 함께할 수 있는 챗봇 등 매우 다양합니다. Character.ai에는 이미 1,800만 개의 챗봇이 등록되어 있고, 약 2,000만 명이 회원으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인기있는 캐릭터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스쿠나(Sukuna: 2억 1천만 건의 채팅), 모바일 게임 겐신 임팩트(Genshin Impact)의 야에 미코(Yae Miko: 1억 8천 3백만 건의 채팅), 해리포터(3천 4백만 건), 아인슈타인(570,000건) 등입니다. 성공적인 챗봇은 단순한 대화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우선 대화는 음성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해리포터 봇의 목소리는 다니엘 래드클리프(Daniel Radcliffe)랍니다. 대화를 이어가다 보면 호그와트 모험에 초대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대화 중에 다른 캐릭터가 함께 참여하는 이른바 ‘단톡방'이 만들어집니다. 저의 경우 스네이프(Snape) 교수가 함께 했습니다. (사실 …. 처음에는 제 나이를 물었고 솔직하게 대답하자 해리포터는 호그와트 초대를 꺼려했습니다 ㅠㅠ) 참고로 Character.ai는 2023년 하반기 복수의 이용자가 AI 챗봇과 대화할 수 있는 그룹 채팅 기능을 도입했습니다.

Character.ai에 따르면 2023년 5월 앱이 출시되기 전부터 월 2억 건 이상의 웹사이트 방문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방문자 전체 기준 챗봇 평균 이용시간은 29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챗봇 대화를 한 번이라도 경험하게 되면 이 수치는 급등합니다. 챗봇 이용자의 1회 평균 이용 시간은 2시간입니다. 앱 출시 이후 이 수치는 더 크게 증가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제 Character.ai는 수익화를 시작했습니다. 이용자는 월 14,000원 지불하면 챗봇의 빠른 응답, 새로운 기능에 대한 빠른 액세스, 사용량이 많은 시기에도 액세스가 보장되는 혜택 등을 받을 수 있습니다.  Character.ai는 판매된 구독 수를 기준으로 2024년에 1,670만 달러의 매출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매출이 발생한다고 Character.ai가 손익분기점을 넘겼다는 뜻은 아닙니다. 생성 AI 학습 및 운영 비용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Charater.ai 투자사 중 하나인 안드레션 호로위치는 Character.ai가 챗봇 엔터테인먼트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하지만 챗봇을 기초로 수많은 다른 애플리케이션을 연결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Character.ai의 강력한 경쟁자가 있습니다. 바로 Talkie입니다. 24년 7월 27일 WSJ 보도에 따르면, 24년 6월 미국에서 Talkie 앱 다운로드 수는 380만으로 Character.ai 앱의 160만을 훌쩍 뛰어넘고 있습니다. 빠른 속도로 Character.ai를 추격하고 있는 Talkies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중국 기업 미니맥스(MiniMax)입니다.

Talkie에서도 이용자는 자신만의 챗봇을 만들 수 있습니다. 외모, 인생 스토리, 목소리까지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습니다. Talkie의 매력 중에 하나는 틱톡처럼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챗봇을 왼쪽이나 오른쪽을 빠르게 스와이프하여 AI 캐릭터와 채팅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Talkie의 수익 모델은 Character.ai보다 더 탄탄합니다. 광고 없이 채팅을 즐기기 위해서는 월 14,000원을 지불해야 합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Gem이라는 내부 화폐입니다. Gem을 이용해 챗봇의 추가 기능을 이용할 수 있고, 자신이 만든 챗봇이 다른 이용자에게 인기가 있을 때 Gem을 벌어들일 수도 있습니다. 유료 이용자의 경우 Gem을 벌어들일 수 있는 기회가 더 크고 다양합니다. 이렇게 벌어들인 Gem으로 자신의 챗봇을 더 매력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습니다. 그럼 더 큰 수익을 낼 수도 있을 겁니다.

여성 이용자가 중심인 AI 챗봇 서비스도 있습니다. 대표 서비스는 Replica입니다.  AXIOS 보도에 따르면 점점 더 많은 여성들이 챗봇 대화에서 공감과 위안을 찾고 있습니다.

이렇게 열기가 끌어 오르고 있는 AI 챗봇 시장에 메타도 도전장을 던진 겁니다. 이용자는 메타 AI 스튜디오에서 개인화된 AI 챗봇을 만들 수 있을뿐 아니라 메타가 제공하는 다양한 AI 툴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메타 AI 챗봇 ‘개인 비서'로 기능합니다. 레시피를 알려주며 요리를 함께 도와줄 수 있습니다. AI 챗봇은 특히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에게 유익합니다. 앞으로 AI 챗봇은 댓글을 달 수도 있으니까요. 인플루언서의 반복적인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참고로 AI 스튜디오는 현재 미국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서비스 지역은 점차 확대될 예정입니다.

복수의 한국 기업/스타트업도 AI 챗봇 사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AI 챗봇 시장은 아직까지 승자가 정해진 시장이 아닙니다. 2024년 하반기 우리는 AI 챗봇과 관련된 더 많은 소식을 접하게 될 것입니다. The Core 독자분들도 AI 챗봇 서비스를 직접 체험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