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8일 코스피는 10.84% 폭락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4% 넘게 하락했고, 외국인은 약 5조원어치를 팔았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약 4조원을 순매수했다. 다음 날 SK하이닉스는 사상 최대인 60조5,000억원의 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했지만 시장 예상에는 미치지 못했고, 주가는 다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실적이 나빠서가 아니라 시장의 기대가 실적보다 훨씬 빠르게 올라간 결과였다.
한국의 개인투자자가 불안한 이유는 충분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단순한 두 개의 종목이 아니다. 두 기업의 주가는 코스피, 국민연금 수익률, 한국 수출, 세수와 경기전망에 직접 영향을 준다. 중국의 메모리 기업 CXMT가 상장하고 중국이 자체 액침식 DUV 노광장비 생산을 시작했다는 소식까지 더해지자, 주식 시장은 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지속 가능성을 한꺼번에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금 벌어지는 변화를 “AI 수요가 끝났다”는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더 중요한 변화는 AI 경제가 모델을 만드는 훈련 및 연구개발(R&D) 국면에서 AI 모델을 매일 작동시키는 서비스 국면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전환을 이해하지 못하면 중국 AI 모델의 저가 공세도, OpenAI와 Anthropic의 경쟁력도, 한국의 소버린 AI 정책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장기 전망도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
지금부터는 GPU를 몇 대 샀는지, HBM 가격이 얼마나 올랐는지만 봐서는 안 된다. 고객이 원하는 지능 결과를 만드는 데 얼마가 드는가. 그 지능이 기업의 실제 업무에 얼마나 자주 사용되는가. 이 비용을 최종 고객이 지속적으로 지불할 수 있는가를 봐야 한다.
Q1.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인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왜 폭락했나
주식시장은 오늘의 실적보다 내일의 이익률을 거래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의 2026년 2분기 매출은 79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60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시장은 각각 약 84조원과 64조원의 실적을 기대하고 있었다. 기록적인 실적조차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자 투자자는 현재의 호황보다 앞으로의 증가율 둔화를 보기 시작했다. 여기에 세 가지 불안이 겹쳤다.
첫째, 하이퍼스케일러의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너무 빠르게 늘고 있다. 시장은 OpenAI, Anthropic,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과 메타가 이 막대한 투자비를 실제 AI 매출과 현금흐름으로 회수할 수 있는지 묻기 시작했다.
둘째, 중국 AI 모델이 미국 프런티어 모델과의 성능 격차를 빠르게 줄이고 있다. AI 모델 가격이 내려가면 높은 가격의 GPU와 HBM 비용을 최종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생겼다.
셋째, 중국 메모리와 반도체 장비 기업의 추격이 가시화되고 있다. CXMT와 YMTC의 생산 확대에 중국산 DUV 장비까지 더해지면서, 현재 한국 기업이 누리는 공급 부족과 높은 마진이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지 의문이 커졌다. 중국 메모리 기업들은 AI 수요를 기반으로 고객과 생산능력을 빠르게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가 폭락은 AI 수요가 갑자기 사라졌다는 판결이 아니다. AI 수요에 대한 평가 기준이 투자 규모에서 수익성과 비용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Q2. 그렇다면 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끝난 것인가
아니다. AI 모델의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다. 사고 추론(reasoning)이 길어지고, 컨텍스트가 확대되며, 에이전트가 여러 단계의 작업을 수행할수록 GPU, HBM, 서버용 DRAM과 SSD 수요는 증가한다. 특히 AI의 이용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초기 ChatGPT 시대에는 사람이 질문하고 모델이 답했다. 현재의 AI는 파일을 읽고, 계획을 세우고, 검색하고, 도구를 호출하고, 결과를 검증하고, 실패하면 다시 시도한다. 하나의 최종 결과를 만들기 위해 모델이 수십 번 또는 수백 번 실행된다. 따라서 AI 서비스 가격이 낮아져도 전체 AI 사용량이 더 빠르게 늘면 반도체 수요는 계속 증가할 수 있다. 물론 슈퍼사이클이 지속된다는 말과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 주가가 우상향으로 계속 오른다는 말은 다르다.
AI 반도체 수요의 연결고리는 아래 글을 참조하자.
위 글에 따르면 ‘AI 반도체 수요의 연결고리’는 아래 그림과 같다.

반도체 기업은 이 가치사슬의 맨 아래에 있다. 그러나 반도체 수요의 지속성은 맨 위에 있는 기업과 개인 고객, 다시 말해 End Users가 결정한다. 결국 슈퍼사이클의 진짜 조건은 “AI가 좋은 기술인가”가 아니다. 기업과 개인이 AI가 제공하는 가치에 지속적으로 돈을 지불하는가다.
Q3. AI 경제가 ‘훈련 국면’에서 ‘서비스 국면’으로 이동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지난 몇 년간 AI 경쟁의 중심은 AI 모델을 만드는 일이었다. 얼마나 많은 GPU를 확보했는가. 얼마나 큰 데이터셋을 모았는가. 몇 개의 파라미터를 가진 모델을 훈련했는가. 벤치마크 점수가 얼마나 높은가가 중요했다. 이것이 훈련과 연구개발 국면이다.
훈련에는 막대한 비용이 한 번에 들어간다. 데이터, 연구인력, GPU 클러스터, 전력과 네트워크에 수십억달러가 투입된다. 그러나 이용자가 한 명 늘어난다고 훈련비가 추가되는 것은 아니다. 훈련비는 경제학적으로 고정비에 가깝다.
반면 서비스 국면에서는 이용자가 질문할 때마다 비용이 발생한다. 모델이 GPU와 메모리에서 작동해야 한다. 답이 길어지고 사고 과정이 복잡해지면 연산과 전력 소비가 증가한다. 검색과 도구 호출, 검증과 재시도가 늘어날수록 비용도 증가한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매출원가(COGS)’다. AI 서비스를 실제로 제공하는 데 드는 직접 운영원가를 의미한다.
훈련비는 모델을 만들기 위한 선행 투자다. 매출원가 또는 서비스 직접원가는 모델을 사용할 때마다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이다. AI가 실험실과 챗봇을 넘어 기업의 반복 업무에 들어갈수록 서비스 직접원가는 AI 산업의 가장 중요한 비용이 된다.훈련은 간헐적으로 일어나는 거대한 사건이고, 모델 실행은 매일 반복되는 경제활동이기 때문이다.
AI 경제의 두 국면
Q4. Reasoning과 Inference는 모두 한국어로 ‘추론’ 아닌가
한국어로는 둘 다 추론으로 번역되지만, AI 경제를 이해하려면 구분해야 한다. 이 글에서는 Reasoning을 사고 추론, Inference를 모델 실행이라고 부르겠다. 사고 추론은 모델이 답을 찾기 위해 여러 단계로 생각하는 과정이다. 수학 문제를 단계별로 풀고, 전략적 대안을 비교하고, 코드를 작성하기 전에 계획을 세우는 행위가 여기에 해당한다. 모델 실행은 이미 학습된 모델을 실제 서버에서 작동시켜 결과를 만드는 전체 행위다. 간단한 번역을 하든, 긴 사고 추론을 하든, 도구를 호출하든 모두 모델 실행에 포함된다. 사고 추론은 모델 실행 중에 일어나는 한 가지 방식이다. 초기 생성 AI에서는 이용자에게 보이는 출력 토큰이 전체 작업량을 상당 부분 설명했다. 그러나 사고 추론 모델에서는 이용자에게 직접 보이지 않는 내부 사고 토큰이 크게 늘어난다. 에이전트는 더 복잡하다. 계획을 세우고, 자료를 검색하고, 코드를 실행하고, 결과를 평가하고, 실패하면 다시 돌아간다. 이용자가 받는 최종 보고서는 열 쪽이지만, 그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내부적으로 수백만개의 토큰이 사용될 수 있다.
따라서 지금은 단순한 ‘추론의 시대’가 아니다. 사고 추론이 깊어지는 시대이면서 모델 실행이 거대한 서비스 산업으로 확장되는 시대다.
Q5. 엔비디아가 말하는 ‘토큰 공장’이라는 표현은 틀렸나
틀린 표현은 아니다. 다만 AI 경제 전체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해지고 있다. 엔비디아 입장에서 GPU는 특정 AI 모델에 종속되지 않는다. GPU는 연산을 수행하고 토큰을 만든다. 따라서 초당 토큰 수, 첫 토큰이 나오는 시간, 전력당 토큰 수와 토큰당 비용은 중요한 지표다. 특히 대규모 모델을 훈련하고 이용자에게 직접 답변을 제공했던 AI의 1국면에서는 ‘토큰 공장’이라는 표현이 정확했다. 그러나 기업과 개인은 토큰 자체를 소비하기 위해 돈을 내지 않는다. 정확한 답, 완성된 코드, 분석된 계약서, 해결된 장애, 작성된 보고서와 증가한 매출을 얻기 위해 돈을 낸다.
전력시장에서 kWh가 소비량을 재는 기본 단위인 것처럼, 토큰은 AI 사용량을 측정하는 기본 단위다. 그러나 공장이 사용한 전력량이 그 공장에서 생산한 자동차의 가치를 설명하지 못하듯, 토큰 수만으로 AI 결과의 가치도 설명할 수 없다. 학습 및 연구 국면에서는 토큰 공장이라는 표현이 유효했다. 서비스 국면에서는 지능과 업무 결과를 생산하는 공장이라는 관점이 필요하다.
Q6. 오픈웨이트 모델은 공짜 모델 아닌가
아니다. 오픈웨이트는 연구개발비 일부를 절감해줄 뿐, 서비스 운영비를 없애주지 않는다. 오픈웨이트는 모델이 학습한 가중치를 내려받아 직접 실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처음부터 데이터를 모으고 수십억달러를 들여 모델을 훈련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연구개발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러나 가중치를 내려받은 뒤 모델을 실제로 작동시키려면 GPU, HBM, 서버용 DRAM, 저장장치, 네트워크, 전력, 냉각과 운영인력이 필요하다.
Kimi K3는 총 2조8,000억개의 파라미터를 가진 MoE 모델이다. 토큰 하나를 처리할 때 896개 전문가 모듈 중 16개를 선택하며 약 1,040억개의 파라미터를 활성화한다. 100만 토큰의 컨텍스트와 이미지 이해 기능도 지원한다.
그러나 활성 파라미터가 1,040억개라고 해서 1,040억개 규모의 일반 모델처럼 간단하게 운영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전문가가 다음 토큰에서 호출될지 모르기 때문에 전체 가중치를 저장하고 신속하게 불러올 수 있어야 한다. 긴 컨텍스트의 상태를 유지할 메모리도 필요하다. 동시에 많은 이용자를 처리하려면 서버와 GPU 간 고속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따라서 오픈웨이트는 무료 식당이 아니다. 유명 식당의 조리법을 무료로 받은 것에 가깝다. 조리법을 공짜로 받아도 주방, 냉장고, 식재료, 전기, 요리사와 배달 비용은 계속 필요하다. 따라서 오픈웨이트 모델은 두 가지 비용으로 나눠 봐야 한다.
- 모델을 처음 만드는 훈련 및 연구개발비
- 모델을 매일 작동시키는 서비스 직접원가
오픈웨이트는 첫 번째 비용을 크게 낮춘다. 두 번째 비용은 여전히 매우 크다.
Q7. Kimi가 ChatGPT나 Claude보다 싸다면 중국 모델이 더 경쟁력 있는 것 아닌가
토큰 가격표만 보면 그렇게 보일 수 있다. Kimi K3의 API 가격은 캐시되지 않은 입력 100만 토큰당 3달러, 출력 100만 토큰당 15달러다. GPT-5.6 Sol은 입력 5달러, 출력 30달러다. 출력 토큰 가격만 보면 Kimi가 절반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Kimi가 절반 가격이라고 결론 내릴 수 없다.
같은 수준의 답을 얻기 위해 Kimi가 더 긴 사고 과정을 필요로 할 수 있다. 한 번에 정답을 내지 못해 재시도가 늘어날 수 있고, 도구를 불필요하게 많이 호출할 수도 있다. 결과를 사람이 다시 검토하고 고치는 비용도 발생한다. 예를 들어 Sol이 10만개의 토큰으로 한 번에 업무를 완료하지만 Kimi가 같은 업무를 위해 30만개의 토큰과 세 번의 재시도를 요구한다면 Kimi의 낮은 토큰 가격은 큰 의미가 없다. 반대로 문서 분류나 데이터 추출처럼 정형화되고 자동 검증이 가능한 업무에서는 저렴한 중국 모델이 훨씬 경제적일 수 있다.
미국 NIST 산하 CAISI가 DeepSeek V4 Pro를 평가한 결과가 이를 잘 보여준다. DeepSeek V4는 종합 역량에서 미국 프런티어보다 약 8개월 뒤처졌지만, 비슷한 성능의 미국 모델과 비교하면 7개 벤치마크 중 5개에서 비용 효율이 높았다. 그러나 작업별 비용은 미국 모델보다 53% 저렴한 경우부터 41% 더 비싼 경우까지 크게 달랐다. ‘중국 모델은 항상 싸다’는 명제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개별 기업이 봐야 할 지표는 100만 토큰당 가격이 아니다. 검수를 통과한 결과 하나를 얻는 데 드는 총비용, 즉 Cost per Accepted Result다. 여기에는 아래 비용이 모두 포함돼야 한다.
- 입력과 출력 토큰, 내부 사고 토큰, 검색과 도구 호출, 실패와 재시도, 처리 지연, 자체 인프라, 사람의 검수와 후처리
때문에 AI 구매자는 “토큰이 얼마인가”가 아니라 “제대로 끝난 일 하나가 얼마인가”를 물어야 한다.

Q8. 왜 토큰은 상품이 아니고 지능이 상품인가
상품, 즉 commodity의 핵심 특성은 동질성이다. 같은 등급의 구리 1kg은 다른 회사가 생산한 같은 등급의 구리 1kg과 교환할 수 있다. 동일 규격의 원유 1배럴이나 전력 1kWh도 공급자가 다르다고 몇 배의 가격 차이를 받기 어렵다. 그러나 Kimi K3의 토큰 하나와 GPT-5.6 Sol의 토큰 하나는 동일하지 않다. 어떤 모델은 적은 토큰으로 정확한 답을 낸다. 어떤 모델은 훨씬 많은 토큰을 사용하고도 틀린다. 어떤 토큰은 문제 해결에 기여하지만, 어떤 토큰은 장황한 설명이나 잘못된 경로를 만드는 데 소비된다.
토큰은 경제적으로 동질적이지 않다. 동질할 수 있는 것은 토큰으로 만들어진 일정 품질 이상의 지능 결과다. 두 모델이 모두 요구조건을 충족하는 코드를 만들었다면 구매자는 그 코드가 어떤 토큰으로 만들어졌는지보다 품질과 비용을 본다.
두 모델이 모두 정확한 계약서 검토보고서를 만들었다면, 내부적으로 소비한 토큰 수는 결과를 생산하는 원가의 차이가 된다. 따라서 AI 시장에서 상품화되는 것은 토큰이 아니다. 아래와 같은 지능이 상품화된다.
- 고객 문의를 정확하게 분류하는 지능
- 계약서의 위험조항을 찾아내는 지능
- 코드베이스의 버그를 수정하는 지능
- 재고 데이터를 분석해 발주량을 추천하는 지능
- 수만개의 문서에서 필요한 정보를 추출하는 지능
따라서 중요한 것은 이 지능을 생산하는 단위비용이다. “토큰을 얼마나 싸게 찍느냐”가 아니라 “동일한 수준의 지능을 얼마나 싸게 제공하느냐”가 승부처다.
Q9. 상품화된 지능 시장에서는 누가 돈을 버는가
상품 시장에서는 모두가 대체로 같은 가격을 받는다.
- 공급자 A는 한 단위의 상품을 10달러에 생산할 수 있다.
- 공급자 B는 15달러에 생산할 수 있다.
- 공급자 C는 20달러에 생산할 수 있다고 가정하자.
A와 B의 생산량만으로 시장 수요를 충족하지 못해 C의 물량까지 필요하다면 시장가격은 대략 C의 생산비인 20달러 근처에서 결정된다.
- A는 단위당 10달러를 남긴다.
- B는 5달러를 남긴다.
- C는 직접 생산비만 겨우 회수한다.
시장의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가장 효율적인 A가 아니라,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필요한 가장 비효율적인 공급자 C다. 이를 (경제학에서) 한계공급자라고 한다. C에게 연구개발비, 공장 건설비와 차입금 이자가 있어도 시장가격이 이를 보상해주지는 않는다. C는 직접비용만 겨우 회수하면서 고정비와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 압력을 받는다. 고정비는 오늘의 가격을 직접 결정하지 않지만 공급자의 운명을 결정한다.
AI 지능 시장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여러 모델이 동일한 수준의 문서분류, 코드작성과 데이터 추출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되면 고객은 AI 모델 이름보다 품질과 가격을 비교한다. 이 시장에서는 지능을 가장 낮은 단위비용으로 생산하는 기업이 큰 이익을 얻는다. 비용구조가 가장 나쁜 기업은 훈련비와 데이터센터 투자비를 회수하지 못해 퇴출될 위험에 놓인다.

Q10. 중국이 미국 모델과의 성능 격차를 줄이는데도 OpenAI와 Anthropic의 시장경쟁력이 더 강해질 수 있나
가능하다. 모델을 잘 만드는 능력과 지능을 싸고 안정적으로 서비스하는 능력은 다르기 때문이다. OpenAI와 Anthropic은 특정 성능 수준의 모델을 경쟁사보다 먼저 서비스한다. 이들은 몇 달 동안 높은 가격을 받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어떻게 서버에 배치할지 배운고, 어떤 요청을 묶어서 처리할지 배운다. 캐시를 어디에 적용할지 배운고, 같은 답을 더 적은 토큰으로 만드는 법을 찾는다. 실제 고객이 어느 업무에 사용하는지 파악하고, 실패가 많이 발생하는 구간을 수정한다. 경쟁사가 8개월 뒤 비슷한 성능에 도달했을 때, 프런티어 기업은 이미 그 지능을 8개월 동안 싸게 운영하는 경험을 축적한 상태다.
따라서 프런티어 기업은 미래의 일반 상품을 가장 먼저 생산하고 가장 먼저 원가를 낮출 기회를 얻는다. 현재 고객도 추상적인 ‘지능 수준’만 사지 않는다. Claude와 GPT라는 브랜드와 제품을 구매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이 정도 지능이면 충분한데 가장 싸게 주는 곳은 어디인가”라는 수요가 늘어난다. 그때도 프런티어 기업은 이미 비용 최적화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비프런티어 시장에서 유리할 수 있다. 중국 모델이 현재 싸게 보이는 데는 ‘가격 우산’도 작용한다. OpenAI와 Anthropic은 컴퓨트(compute) 또는 연산능력 부족으로 수요를 모두 충족하지 못한다. 공급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충분한 컴퓨트가 있을 때보다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 이 높은 가격 아래에서 중국 모델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보인다. 큰 행사가 열려 최고급 호텔의 방값이 평소의 몇 배로 오르면 평범한 호텔도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중국 모델의 운영원가가 근본적으로 더 낮아진 것이 아니라, 미국 프런티어 기업의 공급 부족과 높은 가격이 중국 기업에 우산을 제공하는 것이다. Kimi K3 출시 직후 Moonshot AI가 GPU 용량 부족으로 신규 구독을 일시 중단한 사건은 모델을 개발하는 능력과 대규모 수요를 안정적으로 서비스하는 능력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Q11. 그렇다면 프런티어 AI 기업은 왜 중국 오픈웨이트 모델을 두려워하나
첫째, 높은 모델 실행 가격을 유지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다음 모델의 훈련비를 마련하기 위해 API와 구독료를 최대한 높게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에이전트 시장이 커지면 모델 실행 수요는 훈련비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 가격을 낮추더라도 이용량이 몇 배, 몇십 배 늘면 매출과 이익을 확대할 수 있다. AI 산업도 박리다매 구조로 이동할 수 있다.
둘째, 이용자 트래픽이 다음 모델을 개선하는 데이터가 되기 때문이다. 모델을 서비스하는 기업은 이용자가 어떤 질문을 하고, 어떤 답을 채택하고, 어디에서 실패하며, 무엇을 다시 수정하는지 알 수 있다. 이 데이터는 강화학습(RL)과 후처리에 사용된다. 지능은 아직 완전한 상품이 아니다. 많이 사용되는 모델은 사용 과정에서 다음 모델을 더 좋게 만들 학습자료를 얻는다.
셋째, 클라우드와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에 대안이 생기기 때문이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과 같은 기업은 모든 AI 기능을 하나의 프런티어 모델에 의존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쉬운 업무에는 자체 모델이나 저가 오픈웨이트 모델을 쓰고 어려운 업무에만 OpenAI나 Anthropic을 사용할 수 있다.
넷째, 모델 기업이 고객 경험을 직접 장악하려 하기 때문이다. Claude Code와 Codex는 단순한 모델 API가 아니다. 기업의 코드, 문서, 도구, 테스트, 권한, 기억과 작업 기록을 하나로 묶는다. 고객은 토큰이 아니라 완료된 업무를 산다.
이것이 Up the Stack 전략이다.
모델 계층에서는 가격 경쟁이 심해진다. 모델 기업은 그 위의 앱, 플랫폼과 업무 경험으로 이동해 고객을 붙잡는다. 이 과정에서 OpenAI와 Anthropic은 중국 모델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Salesforce, SAP와도 경쟁한다.
Q12. 중국은 왜 강력한 AI 모델을 싸게, 오픈웨이트로 공개하나
중국의 전략은 “자신의 보완재를 상품화하라”는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다. 중국이 강한 영역은 최첨단 AI 구독 서비스만이 아니다. 제조업, 전기차, 산업용 로봇, 드론, 배터리, 물류, 통신장비와 다크 팩토리 같은 물리적 산업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 AI 모델은 그 자체로 최대의 마진을 남겨야 하는 최종 상품이 아닐 수 있다. AI 모델을 싸고 널리 보급해 로봇, 자동차, 공장과 물류시스템이 더 많은 AI를 사용하게 만들면 중국이 강한 물리적 산업의 시장이 커진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26년 7월 세계인공지능대회 연설에서 AI가 디지털 세계에서 물리적 세계로 이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오픈소스, 개방, 협력과 공유를 장려하고 실제 산업 적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요한 표현은 ‘오픈소스’보다 물리적 세계로의 이동이다. AI 모델을 싸고 흔한 기반재로 만들면 중국의 제조기업과 로봇기업은 더 낮은 비용으로 제품에 AI를 넣을 수 있다.
중국의 전략은 아래와 같다.
- AI 모델을 싸고 널리 보급한다: 저렴한 오픈웨이트 AI
- → AI 도입비용 하락 → 전 세계 개발자를 중국 모델 생태계로 끌어들인다.
- → AI를 활용하는 로봇, 제조, 물류 시장을 확대한다.
- → 중국의 제조력과 공급망 우위를 수익으로 바꾼다.
동시에 미국 프런티어 기업의 가격 결정력을 약화시켜 미국이 지능 공급망에서 비대칭적인 우위를 갖지 못하게 한다. 중국의 개방형 AI 전략은 자선사업이 아니다. 산업정책이자 지정학 전략이다.
Q13. Distillation, 즉 증류는 무엇이며 왜 논쟁이 되는가
증류는 강한 교사 모델의 결과를 이용해 더 작거나 특화된 학생 모델을 학습시키는 방법이다. 교사 모델이 문제, 답안, 예시, 평가기준과 추론 데이터를 만든다. 학생 모델은 이 자료를 학습해 교사 모델의 일부 행동과 능력을 따라간다. 증류 자체는 비정상적인 기술이 아니다. OpenAI도 2024년 하반기부터 강한 모델의 출력을 이용해 더 저렴한 모델을 학습시키는 증류 서비스를 공식적으로 제공해왔다. 논쟁은 기술이 아니라 허가에서 발생한다. 자신이 소유한 모델이나 정식 라이선스를 받은 모델을 교사로 이용하는 것은 일반적인 개발행위다. 그러나 서비스 이용약관에서 경쟁 모델 개발을 금지한 API를 가짜 계정으로 대규모 호출하고, 그 출력을 경쟁 모델 학습에 사용했다면 계약 위반과 접근통제 회피 문제가 생긴다. Anthropic은 2026년 2월 DeepSeek, Moonshot AI와 MiniMax가 약 2만 4,000개의 부정계정을 이용해 Claude와 1,600만회 넘게 데이터를 교환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는 Anthropic의 조사와 주장이지 법원의 확정판결은 아니다. 증류는 중국 오픈웨이트 기업에 구조적 이점을 줄 수 있다.
그런데 미국의 오픈웨이트 스타트업은 OpenAI와 Anthropic의 이용약관을 지켜야 한다. 미국 프런티어 모델을 직접 교사로 사용하는 데 제약을 받는다. 반면 중국 기업의 증류를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렵다. 그 결과 아래와 같은 기묘한 구조가 생길 수 있다.
- 미국 프런티어 모델 → 중국 모델이 증류 → 미국과 서구의 오픈웨이트 기업이 중국 모델을 다시 교사로 사용
한국도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한국 기업이 해외 프런티어 모델을 합법적으로 증류해 한국어, 제조, 의료와 법률에 특화된 모델을 개발하기 어렵다면 중국 오픈웨이트 모델을 교사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미국이 중국의 증류를 막으려다 미국과 동맹국의 개방형 AI 생태계를 함께 묶으면, 장기적으로 중국 모델이 세계 오픈웨이트 생태계의 교사가 될 수 있다. 따라서 한국과 미국은 “모든 증류는 절도다”와 “모든 증류는 자유다”라는 양극단을 피해야 한다. 합법적인 데이터 접근, 개발자의 투자 회수, 경쟁 촉진과 국가안보를 함께 고려하는 명확한 규칙이 필요하다.
Q14. 중국 모델과 관련해 진짜 걱정해야 할 위험은 무엇인가
사이버보안에서 공격자는 제한 없이 강력한 모델을 사용하지만, 방어자는 규제와 안전장치 때문에 최고 모델을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2026년 7월 Hugging Face의 생산 인프라 일부가 자율 AI 에이전트의 공격을 받았다. 사고대응팀은 1만 7,000건이 넘는 공격 로그를 분석하기 위해 미국 상용 프런티어 모델을 사용하려 했다. 그러나 실제 공격 명령, 악성코드와 취약점 코드가 포함된 요청이 모델의 안전장치에 막혔다. 미국 상용 모델은 요청자가 공격자인지 사고를 수습하는 방어자인지 제대로 구별하지 못했다. 결국 Hugging Face는 중국 Z.ai의 오픈웨이트 GLM 5.2를 자체 인프라에 설치해 로그를 분석했다. 공격자의 데이터와 자격증명이 외부 서버로 나가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었다.
이 사례의 교훈은 “중국 모델이 위험하니 금지하자”가 아니다. 공격자는 이용약관과 가드레일을 지키지 않는다. 방어자만 제한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합법적인 사고대응과 방어 목적에서는 최고 수준의 모델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의 중요 인프라 운영자도 외부 안전정책에 막히지 않고 자체 환경에서 실행할 수 있는 강력한 방어용 모델을 확보해야 한다. 중국 모델이 싸고 강하다는 사실보다 더 위험한 것은 한국과 서구가 스스로 만든 규제로 인해 보안과 혁신에서 중국 모델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다.
Q15. 중국산 DUV는 아직 성능이 낮고 EUV까지는 오래 걸릴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되나
단기적으로 과도하게 공포에 빠질 필요는 없다. 그러나 중기적 위협까지 무시하는 것은 위험하다. 2026년 7월 28일 중국 국유기업 상하이 아이성나전자기술그룹이 중국 최초의 자체 개발 액침식 DUV 노광장비 생산을 시작한 것으로 보도됐다. 약 5대를 2026년에, 20대를 2027년에 생산해 SMIC, CXMT 등에 공급할 계획이다. 성능과 신뢰성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으며, ASML에 즉각적인 상업적 위협이 될 수준은 아니다. ASML이 2025년 출하한 DUV 장비는 131대였다. 여기에서 낙관론이 나온다. ASML도 액침식 DUV를 개발하고 양산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후 EUV를 상업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드는 데 다시 약 20년이 필요했다. 중국도 같은 길을 걸어야 한다면 EUV 양산은 아주 먼 미래라는 주장이다. ASML은 2003년 첫 액침식 장비를 공개했고 2006년 첫 대량생산용 액침식 DUV 시스템을 출하했다. EUV 시제품은 2006년에 출하됐지만 생산준비가 된 EUV 장비의 주문이 본격화된 것은 2016년, 고도 양산에 들어간 것은 2019~2020년이었다. 그러나 이 역사를 중국에 그대로 적용하면 중요한 차이를 놓친다.
중국은 ASML이 출발했던 백지상태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ASML은 존재하지 않던 산업 생태계를 처음부터 만들어야 했다. 13.5나노미터 EUV 광원, 초정밀 반사거울, 진공시스템, 마스크, 감광재, 계측과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개발해야 했다. 어떤 기술 경로가 가능한지조차 불확실했다. 중국은 이미 상용화된 장비의 구조와 기술적 목표를 알고 있다. 공개 특허와 논문, 공급망 정보와 고객사의 공정 경험이 존재한다. 해외 노광장비 산업에서 일한 엔지니어도 영입할 수 있다. 선두기업이 20년 동안 길을 만들었다고 후발기업도 반드시 20년이 걸리는 것은 아니다. 처음 산을 넘어 길을 만든 탐험가와 이미 지도와 위성사진을 가진 후발주자의 시간은 다르다.
DUV와 EUV는 다르지만 DUV 양산 경험은 EUV의 기반이 된다
DUV가 EUV의 단순한 이전 모델인 것은 아니다. DUV는 주로 렌즈를 통해 빛을 투과시키지만 EUV는 진공 속에서 초정밀 반사거울을 사용한다. 광원과 광학계가 크게 다르다. 중국이 액침식 DUV를 만들었다고 이를 조금 개선하면 바로 EUV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노광장비는 광원 하나로 완성되지 않는다. 웨이퍼를 초고속으로 움직이면서 극도로 낮은 오차를 유지하는 스테이지, 진동과 온도 제어, 계측과 보정 소프트웨어, 수많은 부품을 조달하는 공급망과 고객 공장에서 장비를 유지 및 보수하는 능력이 함께 필요하다.
ASML도 DUV TWINSCAN 플랫폼에서 축적한 스테이지, 계측과 시스템 통합 경험을 EUV 플랫폼 개발에 활용했다. DUV와 EUV 시스템이 병행 개발되기도 했다. 중국산 DUV가 실제 고객 공장에 설치되면 중국은 아래와 능력을 얻는다.
- 정밀 스테이지 생산 경험
- 광학계와 계측장비 조립 경험
- 생산라인의 오차와 고장 데이터
- 장비 유지보수 경험
- 고객 공정과 장비를 공동 개선하는 경험
- 부품업체의 품질을 높이는 반복학습
- 노광장비 전체를 통합하는 시스템 엔지니어링
이 지식이 EUV 광원이나 독일 Zeiss급 반사거울 문제를 바로 해결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EUV를 실험실 시제품이 아니라 상용 장비로 만드는 데 필요한 산업적 학습을 빠르게 만든다. 중국의 첫 DUV는 완성품보다 학습 시스템에 가깝다.
한국 기업에는 EUV보다 DUV가 먼저 위협이 될 수 있다
중국이 ASML과 동등한 EUV 장비를 완성해야만 한국 반도체 기업에 위협이 되는 것은 아니다. 액침식 DUV를 여러 번 사용하는 멀티패터닝으로 EUV 없이도 미세공정을 구현할 수 있다. 공정단계와 비용이 늘고 수율이 낮아지지만, 중국 국가 보조금과 거대한 내수시장이 이를 감당할 수 있다. 특히 범용 DRAM과 NAND의 모든 공정에 최신 EUV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신뢰할 만한 중국산 액침식 DUV가 공급되면 CXMT와 YMTC는 생산능력을 늘리고 공정기술을 개선할 수 있다. 중국 기업은 처음부터 HBM4나 최첨단 DRAM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따라잡을 필요가 없다. 중저가 스마트폰, PC, 자동차, 가전과 중국 서버에 들어가는 범용 메모리를 공급하면서 한국 기업의 시장점유율과 가격 결정력을 먼저 약화시킬 수 있다. 초기 장비의 수율이 낮고 고장이 잦아도 중국 정부와 국유 반도체 기업은 사용할 유인이 있다. 장비를 사용해야 현장 데이터가 생기고, 데이터가 생겨야 다음 장비가 개선될 수 있다. 그리고 장비가 개선돼야 부품업체와 반도체 공정도 함께 발전한다. 중국산 DUV는 당장의 ASML 대체 선언이 아니다. 그러나 중국 반도체 자립이 연구실 단계에서 생산과 반복학습 단계로 이동했다는 신호다.

그렇다면 한국은 무엇을 해야 하나
한국의 기존 소버린 AI 정책은 훈련 및 연구개발 국면에서 타당했다. 한국어와 한국 문화, 법률과 행정, 산업 지식을 처리할 자체 모델이 필요하다. 해외기업의 가격과 접근정책이 바뀌어도 사용할 수 있는 기술적 선택권도 필요하다. 그러나 자체 거대언어모델은 AI 경제의 전부가 아니다. AI 경제가 서비스 국면으로 이동하면서 정책의 중심도 넓어져야 한다. AI 경제는 훈련에서 서비스로 이동하고 있다.
한국의 AI 정책은 아래 질문을 중심에 놓아야 한다.
- 동일한 업무를 어떤 모델이 가장 낮은 비용으로 수행하는가.
- 어떤 데이터는 국내 인프라에서만 처리해야 하는가.
- 쉬운 업무와 고위험 업무에 서로 다른 모델을 배치할 수 있는가.
- (미국) 특정 공급자가 가격과 접근정책을 바꿔도 다른 모델로 이동할 수 있는가.
- 기업이 자체 평가셋과 업무 흐름을 소유하고 있는가.
한국이 소유해야 할 것은 특정 모델 하나가 아니다. 업무 평가 기준, 산업 데이터, 하네스, 모델 라우팅, 보안정책, 실행기록과 공급자 교체 능력이다. 정책 지원 대상도 훈련용 GPU에서 아래 영역으로 확장돼야 한다.
- 추론 및 서비스 인프라
- 토큰과 메모리 효율화
- 산업별 업무 평가셋
- 기업용 하네스와 검증 시스템
- 자체 호스팅과 사이버보안 모델
- 모델과 업무 데이터의 이전 가능성
- 국산 반도체 장비와 소재의 실제 생산라인 검증
한국 자체 모델은 계속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은 AI 경제 전체가 아니라 중요한 연구개발 자산 중 하나다. 한국의 다음 AI 정책은 “국산 모델을 만들었는가”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한국 기업이 필요한 지능을 세계에서 가장 낮은 단위비용으로, 가장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가를 물어야 한다.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 투자자가 봐야 할 여섯 가지
첫째, AI 서비스 매출이다.
반도체 위에서 돌아가는 OpenAI, Anthropic, 아마존(AWS), 마이크로소프트, Google과 기업용 AI 애플리케이션의 매출이 데이터센터 투자보다 빠르게 증가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둘째, 기업의 에이전트 사용량이다. 챗봇 이용자 수보다 기업의 반복 업무에서 모델이 몇 번 실행되는지가 중요하다. 검색, 도구 호출, 검증과 상태 추적이 늘수록 반도체 사용량은 증가한다.
셋째, 검수를 통과한 결과당 비용이다. 토큰 가격 하락만으로 반도체 수요가 줄었다고 판단하면 안 된다. 가격 하락으로 AI가 더 많은 업무에 적용되면 전체 연산량은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
넷째, 하이퍼스케일러의 현금흐름과 투자 회수율이다. CapEx 증가만 보면 분석의 절반에 불과하다. 데이터센터 투자가 클라우드 매출, AI 구독료와 기업 생산성으로 돌아오는지 봐야 한다.
다섯째, 메모리와 반도체 장비 공급 증가율이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의 HBM 증설뿐 아니라 CXMT, YMTC와 중국산 DUV의 실제 생산능력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여섯째, 중국 기술의 현재 성능보다 개선속도다. 첫 장비와 첫 모델은 부족할 수 있다. 그러나 고객 생산라인과 실제 서비스에서 데이터를 축적하면 개선속도가 빨라진다. 중국의 위협을 판단할 때는 “현재 ASML보다 못한다”, “현재 Claude보다 못한다”에서 분석을 멈추면 안 된다. 얼마나 빨리 격차를 줄이고 있는가를 봐야 한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2막은 ‘지능 원가’의 전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폭락은 AI 시대가 끝났다는 판결이 아니다. AI 산업의 질문이 바뀌었다는 신호다. 지난 몇 년간 시장은 누가 더 큰 모델을 훈련하는지, 누가 더 많은 GPU와 HBM을 확보하는지에 집중했다. 이제 시장은 다른 질문을 시작했다.
- 비싼 모델을 매일 실행하면 얼마가 드는가.
- 같은 결과를 더 적은 토큰으로 만들 수 있는가.
- AI가 기업의 반복 업무에 실제로 들어가는가.
- 클라우드와 모델 기업이 높은 반도체 비용을 (최종) 고객에게 전가할 수 있는가.
- 가격을 낮추면서 이용량을 키워 이익을 남길 수 있는가.
AI의 1막은 훈련과 연구개발의 시대였다. 한국의 소버린 AI 정책은 이 국면에 필요했다. 자체 모델과 GPU, 데이터와 연구인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기술적 선택권 자체가 사라질 수 있었다.
AI의 2막은 모델 실행과 서비스 운영의 시대다. 중국은 AI 모델을 싸고 널리 풀어 자신이 강한 제조업, 로봇과 물리적 AI 시장을 확대하려 한다. 동시에 자체 DUV와 EUV를 개발해 반도체 공급망의 병목도 제거하려 한다. 미국 프런티어 기업은 모델 위쪽으로 올라가 기업의 업무 흐름과 고객 경험을 장악하려 한다. 한국은 이 두 전략 사이에서 모델의 국적만 고민해서는 안 된다. 한국이 강한 산업에 AI를 깊게 넣고, 여러 모델을 평가하고 조합하며, 자체 데이터와 업무 흐름을 통제해야 한다. 국산 모델도 필요하고 미국 프런티어 모델도 필요하다. 업무와 보안조건에 따라 중국 오픈웨이트 모델도 냉정하게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투자자도 같은 관점이 필요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미래는 단순히 더 많은 토큰이 생산되는가에 달려 있지 않다. AI가 더 많은 계약서를 검토하고, 더 많은 코드를 작성하고, 더 많은 공장을 제어하고, 더 많은 로봇을 움직이며, 더 많은 기업의 반복 업무를 수행하는가에 달려 있다.
토큰은 소비량을 세는 단위다. 고객이 구매하는 것은 지능이다. “토큰을 얼마나 싸게 찍느냐”가 아니라 “동일한 수준의 지능을 얼마나 싸게 제공하느냐”가 AI 시장의 승부처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1막은 GPU와 HBM의 공급 부족이 만들었다. 2막은 지능의 단위비용, 서비스 수요, 가격 전가, 기업 업무의 AI 전환과 중국의 압축 추격이 결정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이 복잡한 2막의 입구에서 흔들리고 있다. AI 슈퍼사이클은 끝나지 않았다. 다만 이제부터는 반도체 출하량만 봐서는 그 방향을 알 수 없다. AI가 실제로 얼마나 많은 일을 끝내고 있는지, 그리고 그 일을 끝내는 데 얼마가 드는지를 봐야 한다.
㈜블루닷 에이아이에서 AI 연구센터장을 맡고 있다. 연세대학교 독문과를 졸업한 후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교에서 경제학 학사 및 석사를, 비텐-헤어데케 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전문 연구원과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특임 교수를 거쳐, 미디어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및 투자회사 ㈜메디아티의 CEO로 활동했다. 2019년부터 2년간 대통령 비서실 디지털소통센터장을 맡았고, 현재는 ‘AI 경제’ 및 ‘디지털 전략’을 주제로 다양한 기업과 언론에서 강의하고 있다.
『생성 AI 혁명』, 『디지털 미디어 인사이트』, 『테슬라 폭발적 성장 시나리오』, 『보이스 퍼스트 패러다임』, 『알고리즘 사회』 등의 공저자이며, 『당장 써먹는 틱톡 마케팅』 저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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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문의: berlinlog@mediasphe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