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로서 나는 좋은 기사를 썼는데 독자들이 외면한다' 이런 얘기를 자주 들었습니다. 현직 기자로 계신 분들 중에도 같은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충분히 분석적이고 비판적이며, 메시지도 단단한 그런 류의 기사를 작성했음에도 트래픽은 차치하고라도, 부정적 댓글 세례를 받는 경우도 허다하죠. 그럴 때마다 독자를 탓하게 되고, 그러면서 독자와의 관계는 더더욱 멀어지게 됩니다.
이러한 불일치는 저널리즘의 가치와 역할, 정의 등에 대한 기자 집단과 수용자 집단 간의 괴리에서 발생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기자 사회가 저널리즘을 재정의하지 않으면 이러한 불일치와 오해는 더욱 커져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사실 이미 편집국 안에서도 저널리즘의 정의를 놓고 서로 다른 접근법을 취하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1980~90년대 미디어 환경에서 구성된 저널리즘의 역할 모델을 그대로 내재화하고 있는 지금의 의사결정 그룹들 그리고 디지털 네이티브 환경에서 달라진 수용자들의 요구를 저널리즘 정의에 반영해야 한다고 믿고 있는 주니어 기자들 사이에는 타협조차 쉽지 않은 가치관의 격차가 종종 확인되곤 하더군요. 그만큼 정의와 가치를 상호 조정하기 위한 본질의 연구가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