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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코딩 대신하자…만드는 비용은 급락, 판단의 가치는 그대로

만드는 비용은 낮아졌지만, 무엇을 만들지는 더 어려워졌다


⚡ 완전히 뒤집힌 개발 순서

  • AI가 제품을 만드는 방식을 완전히 바꾸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아이디어가 생기면 먼저 기획서를 쓰고, 기능을 정하고, 디자인과 개발 비용을 따져본 뒤 실제 제작에 들어갔습니다. 개발자의 시간이 비쌌기 때문에 엉뚱한 아이디어에 자원을 낭비하지 않도록 앞단에서 수많은 회의와 검토를 거쳐야 했습니다. 한 해에 제품 개발 사이클을 여섯 번이나 여덟 번밖에 돌리지 못하던 시절에는 당연한 방식이었습니다.
  • AI는 이 순서를 거꾸로 만들었습니다. 이제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일단 AI로 빠르게 만들어보고 직접 써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만져보면서 괜찮은지 확인한 뒤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을 다듬어 제품으로 발전시키는 겁니다. ‘기획하고 설계한 뒤 만든다’에서 ‘먼저 만들고 써본다’로 바뀐 셈입니다. 회의실에서 “이렇게 만들면 어떨까”를 오래 논쟁하는 것보다 프로토타입 하나를 직접 만들어보는 편이 훨씬 싸고 빨라졌습니다.

🎯 싸진 건 개발이지 ‘판단’이 아니다

  • 하지만 여기서 역설이 생깁니다.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비용은 거의 사라졌지만 실제 고객이 쓸 만한 제품을 만드는 비용까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데모는 거의 공짜지만, 실제 제품은 그렇지 않기 때문인데요. 안정성과 완성도를 갖추고 기존 서비스와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데는 여전히 시간과 노력이 들어갑니다.
  • 오히려 어려워진 것은 선택입니다. 과거에는 “개발자가 부족하다”거나 “일정이 안 된다”는 이유가 자연스럽게 기능을 걸러냈습니다. 이제 누구나 AI 에이전트에게 코딩을 시킬 수 있으니 질문도 달라집니다. “이걸 만들 수 있나”가 아니라 “이걸 정말 만들어야 하나”를 물어야 합니다.
  • 만들 수 있다는 이유로 모든 아이디어를 집어넣다 보면 콘텐츠의 ‘AI 슬롭’처럼 제품에도 불필요한 기능이 넘쳐나는 ‘AI 슬롭’이 생길 수 있습니다. 만들기가 쉬워질수록 취향과 판단력, 무엇을 버릴지를 정하는 큐레이션의 가치가 오히려 커지는 것입니다.

📊 중요해진 건 '이용자 수'보다 ‘정말 쓰는가’

  • AI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기준이 있습니다. 사용자가 왜 이 제품을 써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판단하려면 세 가지를 봐야 합니다. 사용자가 왜 제품을 자신의 삶에 들이는지인 ‘목적’, 제품에서 실제로 무엇을 하는지인 ‘핵심 행동’, 그 행동을 얼마나 자주 하는지인 ‘주기’입니다.
  • 그래서 DAU·MAU나 가입자 수, 앱스토어 순위 같은 숫자만으로 좋은 제품인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가령 링크드인의 핵심은 사람을 ‘찾고 발견되는 것’이어서 어떤 이용자는 1년에 한두 번만 제대로 사용해도 충분합니다. 매일 접속하도록 만드는 것보다 필요할 때 찾아와 실제 핵심 행동을 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 AI 제품에서는 사용자가 무엇을 요구했고, 어디서 답답해 질문을 바꿨으며, 무엇을 기대했는데 실패했는지까지 대화 기록으로 볼 수 있게 됐습니다. 다만 그 기록을 AI에 모두 요약시켜 판단까지 맡기기보다, 사용자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사람이 직접 읽고 판단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 무엇을 해야 하는가?

  • AI 제품이 늘면서 첫 화면에는 흔히 빈 대화창과 함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는 문구가 등장합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강력하지만, 처음 방문한 사람 입장에서는 오히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전혀 알려주지 않는 화면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AI 제품일수록 기능을 하나씩 보여주고, 사용자가 빠르게 한 번이라도 실질적인 가치를 경험하도록 만드는 온보딩이 중요해집니다.
  • 초기 트위터도 비슷한 문제를 겪었습니다. 언론의 관심 덕분에 수백만명이 가입했지만 많은 사람이 다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가입 뒤 텅 빈 타임라인을 마주한 이용자들은 트위터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이후 트위터는 트윗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직접 계정을 팔로우하게 한 뒤 그 사람의 글이 타임라인에 나타나는 과정을 차례로 경험하도록 온보딩을 바꿨습니다. 이 ‘Learn Flow’는 그해 출시한 기능 가운데 사용자 유지율을 가장 크게 끌어올린 변화가 됐습니다. 좋은 온보딩은 사용법 설명서가 아니라 제품의 존재 이유를 직접 경험시키는 과정인 셈입니다.

🧠 판단은 여전히 천천히, 정확해야

  • 결국 AI가 크게 줄여주는 것은 제품을 ‘만드는 비용’입니다.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 누구를 위한 제품인지, 어떤 기능을 넣고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비용까지 줄여주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만들 수 있는 선택지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이 판단은 더 중요해집니다.
  • 그래서 AI 시대의 제품 경쟁력은 코딩 속도만으로 결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AI로 프로토타입은 훨씬 빠르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만들어보고 데이터가 말해주겠지”라며 판단까지 외주화하면 기능만 많고 정체성은 흐릿한 제품이 될 수 있습니다. AI로 제작 속도는 높이되 판단의 속도까지 무작정 높이지 않는 것. 무엇이든 만들 수 있게 된 시대에는 역설적으로 무엇을 만들지 않는지가 더 중요한 능력이 되고 있습니다.
Product Management is Still All About Telling Stories | Andreessen Horowitz
What AI is changing. What it’s n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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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코어 에디터 (미라클랩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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