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은 이제 메타버스 기업"-마크 주커버그 인터뷰(번역본)

6월말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직원들에게 야심찬 새로운 비전을 선포했습니다.

“우리 회사의 미래는 달라질 것입니다. 지금까지 소셜 앱 서비스들을 만들고 이를 지원하는 일부 하드웨어를 구축하던 프로젝트들을 훌쩍 뛰어넘어서, 페이스북은 이제 메타버스라고 알려진 공상과학(sci-fi)의 세상을 통해 상호 연결된 경험을 최대화하는데 집중해 나갈 것입니다”

The Verge의 객원 에디터인 케이시 뉴튼(Casey Newton)이 사내 연설을 계기로 마크 주커버그와 인터뷰를 통해 자세한 이야기를 담은 기사를 썼습니다.

Mark Zuckerberg is betting Facebook’s future on the metaverse
The Facebook CEO talks to Casey Newton about why he is putting his company’s resources toward the “metaverse,” a future that imagines an internet that combines physical, augmented, and virtual realities.

(전체 번역을 해보니, A4용지로 15장에 달하네요. 일부 위기 대응 차원의 의례적 답변을 제외하고 가급적 전문을 다 담고자 했으며, 주관적 해석이 곁들여진 표현도 있는 점과 번역이 다소 거친 부분에 대해 양해를 구합니다)

[인터뷰 배경] - 마크 주커버그의 ‘대담한’ 결정

- 마크 주커버그의 발표 내용을 접하면서, 그의 비전 자체는 물론 그런 비전을 선포한지금의 시점 자체도 무척 대담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 미국 정부는 현재 페이스북을 해체하려고 하고 있다. 의회에 올라 있는 법안들은 잠재적으로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페이스북이 떼어내도록 강요하고, 향후 새로운회사를 인수하거나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제한하려고 한다.

- 또한, 기술규제의 부담은 제쳐두더라도 아직 메타버스와 관련해서 그 가상공간이 어떻게 관리되고, 공유된 우리의 현실감각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 다양한 문제제기가 일어날 것이다. 우리는 아직 2차원 버전의 소셜플랫폼에 서 있고 3D 버전을 논쟁하기엔 벅찬 상황이다.

- 그런데 주커버그의 신념은 꽤 확고해 보인다. 그는 “메타버스가 개인 창작자들과 예술가들, 도심 외곽에서 일하는 개인들, 교육과 오락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엄청난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라면서 “퀘스트 헤드셋을 생산중인 오큘러스사업부와 함께 페이스북은 메타버스 구현을 위한 개발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한다.

- 인터뷰에서는 이번에 구체화된 그의 비전 및 그와 관련된 구체적인 실행 내용들, 가상현실에서의 다양한 쟁점 등에 대해 토론했다.

- 그리고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페이스북이 백신 반대 내용이 담긴 (유해)콘텐츠를 제대로 삭제하지 않은데 대해 맹렬히 비판한 이야기도 물었다. 주커버그는 "그건 도시에서 범죄와 싸우는 것과 약간 비슷하다. 아무도 당신이 도시에서 범죄를 완전히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사람들이 이제 페이스북을 소셜미디어 회사가 아닌, 메타버스 회사로 인식하도록 효과적으로 전환해 나가야 합니다.”

[인터뷰]

(*아직은 메타버스를 통한 인터뷰는 어려운 상황이라, zoom으로 진행했다)

1. 최근 사내 연설을 통해 밝힌 메타버스 비전에 대한 얘기로 시작해보자.
   메타버스는 무엇이고 페이스북은 어떤 부분을 만들 계획인가?

“무척 큰 주제다. 메타버스는 많은 기업, 즉 산업 전반에 걸친 비전이다. 모바일 인터넷의 후계자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어떤 한 회사가 온전히 다 구축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페이스북이 다양한 (외부)협력을 통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메타버스는 단순히 그 안에 들어가 콘텐츠를 보는 것이 아니라 ‘체화된 인터넷(Embodied internet)’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2D 앱이나 웹페이지에서는 할 수 없었던 춤이나 피트니스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고, 멀리 있는 사람도 곁에 함께 있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많은 사람들은 메타버스라고 하면 단지 가상현실만을 생각하는 듯 하다. 물론 가상현실은 가장 명확한 형태의 존재감을 전달하는 기술이기에 무척 중요한 부분이고 우리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메타버스는 단순한 가상 현실은 아니다. VR, AR, PC, 모바일 기기, 게임 콘솔 등 모든 컴퓨팅 플랫폼에서 액세스할 수 있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많은 사람들은 메타버스를 주로 게임과 관련된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오락은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지만, 나는 게임 그 이상의 것이라고 본다. 그것은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지속적이고 동기적인 환경이다. 그리고 그 환경은 오늘날 우리가 보고 있는 소셜 플랫폼 간의 하이브리드와 유사할 것이다. 동시에, 우리가 그 안에 내재화된 환경일 것이다. 즉, (꼭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3D일 수 있다. 이런 부분은 앞으로 기술 업계에서 맞닥뜨릴 매우 중요한 이슈라고 생각하며 매우 기대가 된다.”

“지금 거론한 대목들은 현재 우리가 작업하고 있는 큰 주제들을 조금씩 건드렸을 뿐이다. 커뮤니티와 크리에이터, 디지털 커머스, 또는 사람들에게 존재감을 느끼게 하기 위해 가상 및 증강 현실과 같은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 등 다양한 주제가 잇따른다. 오늘날 페이스북에서 가지고 있는 이러한 다양한 이니셔티브들이 모두 메타버스 비전을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 희망은, (우리가 앞으로 5년 안팎의 시간 동안 위에 말한 것들을 잘 해낸다면) 이 회사의 다음 챕터에서는, 사람들이 우리를 소셜 미디어 회사라고 보던 것에서 메타버스 회사로 인식하는 상황으로 효과적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2. 일부 얘기는 현재 진행형이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꽤 먼 미래의 비전처럼 느껴진다.한편으론, 인터넷이 어떻게 발전해 갈 것인지에 대한 최대화된 버전의 얘기 같기도 하다. 당신은 연설에서 직원들에게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는 순간부터 잠자리에 드는 순간까지 메타버스에 뛰어들어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중 일부는 이미 인터넷을 그렇게 사용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런 설명은 ‘Ready Player One’이나 ‘Snow Crash’에 나오는 메타버스나 Fortnite와 같은 가상 공간에서 우리의 일을 포함한 삶의 가장 중요한 요소들을 행하면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느껴진다. 이런 게 당신이 말하는 세상과 비슷한 것이 맞나?

“글쎄, 내가 흥분되는 것은 사람들이 그들이 아끼는 사람들, 그들이 함께 일하는 사람들, 그들이 있고자 하는 장소들과 함께 더 강한 존재감을 전달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리고 현실은 오늘날 모바일 인터넷은 많은 사람들이 잠에서 깨는 순간부터 잠자리에 드는 순간까지 이미 접속할 수 있는 것을 가지고 있다. 난 아침마다 안경을 쓰기도 전에 침대 옆에 있는 핸드폰을 잡곤 한다. 한밤중에 받은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고, 일어나자마자 바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없는지 확인한다.그래서 나는 이것이 주로 인터넷에 더 관여하는 것에 대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좀 더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오늘 나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컴퓨팅 플랫폼에 대해 생각한다. 우리한텐 스마트폰이 있다. 이건 상대적으로 작다. 우리가 보내는 많은 시간은 기본적으로 우리의 삶과 의사소통을 이 작고 빛나는 직사각형을 통해 중재한다. 내 생각에 그건 사람들이 상호작용하는 방식이 아닌 것 같다. 오늘 우리가 가진 많은 모임에서 여러분은 스크린의 얼굴들을 보고 있다. 우리는 사람들이 있는 방에 익숙하고 당신이 내 오른쪽에 앉는다면 나도 당신의 왼쪽에 앉는다는 의미다. 그래서 우리는 공통의 공간 의식을 가지고 있다. 네가 말하는 건 내 오른쪽에서 나오는 것이다. 내 앞에 있는 모든 것이 같은 곳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당신이 이런 경험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작년 업무 모임에서 가끔 누군가 어떤 말을 했는지 기억하기 힘든 일이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모두 똑같이 생겼고 함께 어우러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중 일부는 우리가 우주에서 이런 존재감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이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메타버스가 폭넓게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것은 우리가 상호작용하도록 만들어진 방식에서 훨씬 더 자연스러운 존재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게 더 편할 것 같다. 우리가 가진 상호작용은 훨씬 더 풍부해질 것이고, 그들은 진짜처럼 느낄 것이다. 미래에는 그냥 전화 통화로만 하는 게 아니라 내 소파에 홀로그램으로 앉거나 내가 소파에 홀로그램으로 앉거나 하면 서로 다른 주에 있거나 수백 마일 떨어져 있어도 같은 곳에 있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것이 매우 강력하다고 생각한다.”
코드를 막 배우기 시작하던 중학교 때부터, 이런 생각을 했던 기억이 있다. 이를테면 아이디어나 코드가 떠오르면 수학 시간에 공책에 쓰거나 집으로 돌아와서 적곤 했었다. 정말 만들고 싶었던 것 중 하나는 기본적으로 여러분이 환경에 있을 수 있고 다른 곳으로 순간이동하고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구현된 인터넷이었다.”

나는 페이스북을 시작할 때부터 이것이 사회적 상호작용의 성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리고 이제 앞으로 구축될 플랫폼이 (종전에 생각했던) 이런 걸 실행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무척 설렌다. 우리가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에 그렇게 많은 투자를 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휴대폰이 페이스북과 같은 시기에 생겨났기 때문에) 그러한 플랫폼의 개발 및 발전에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 관점에서는 그 발전과정이 그렇게 자연스러워 보이지는 않는다. 이를테면 사람들은 앱의 형태로된 인터페이스를 통해 탐색하고 소통하는 게 자연스럽지 않아 보인다. 사람들은 다른 이들과 함께 같은 공간에 있을 때 훨씬 더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하는 것 같다. 즉,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통해 또 그들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우리 자신을 지각하고 세상을 인식하는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 새로운 컴퓨팅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과 그 속에서 사람들이 좀 더 자연스럽고 편리하게 많은 교류를 나눌 수 있게 도울 수 있다면 매우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3. 앞으로 사람들이 VR 헬멧을 쓰고 하루 종일 일하는 게 자연스럽다고 생각하는 날이 올 지 모르겠지만, 어쩌면 우리가 익숙해져야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는 메타버스가 오늘날 존재하지 않는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당신이 언급한 것에 관심이 많이 생긴다. 요즘 이 메타버스 안에서 경제가 싹트고 있는 것처럼. 당신이 만들고 싶은 이 세상에서 어떤 새로운 형태의 일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보는가?

“먼저 당신이 언급한 VR헬맷 얘기부터 잠깐 하고 넘어가자. 아직은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하지만 내 생각에 10년 안에는 가능할 것 같다. 현재의 VR 헤드셋은 여전히 투박하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보다 무겁다. 또 해상도도 높이고 텍스트를 더 잘 읽을 수 있게 하고, 좀 더 자신을 표현하기 편하게 하는 등 여러가지 발전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거기에 가까이 가고 있다. 요즘 퀘스트 2가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활성화되고 있다. 정말 깜짝 놀라고 있다.”
“우리는 주로 게임에 많이 활용될 것으로 예상했고, 사회적 상호작용이나 업무와 관련된 많은 것들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Quest 2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사람들이 축적하고 있는 경험을 보면 이미 사회적인 교류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일과 생산적 활동은 참으로 다양해서, 심지어 내가 상상하지 못했던 경험도 있었다. 예를 들어 피트니스 같은 사례다. 슈퍼내추럴이나 FitXR 같은 앱을 보자. 당신은 Peloton과 비슷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자전거나 러닝머신이 필요없고 VR 헤드셋만 있으면 되는 모델이다. 그 안에서 권투나 춤을 배우는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정말 재미있다. 아직 안 해봤다면 꼭 해보길 권한다. 이미 많은 분들이 즐기고 있다.”
“하지만 일에 대한 당신의 지적으로 돌아가서, 나도 모든 것이 VR이 될 것 같지는 않다. AR도 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AR 안경을 편하게 쓰기에는 몇 년 더 걸릴 듯 하고 지금은 VR 헤드셋을 쓰는데 부담이 덜한 것 같다. Quest2와 같은 VR 헤드셋을 집에서 착용하고 쓰는 것이 사회적으로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어 보인다.”
“하루 종일 쓰고 다니는 AR 안경이 가능하려면, 그 안경이 자연스러워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10년 전에 우리가 슈퍼컴퓨터 급으로 생각했던 것을 5밀리미터 두께의 유리 프레임에 집어넣을 수 있어야 한다. 컴퓨터 칩과 네트워킹 칩, 홀로그래픽 파장의 가이드들, 그리고 현실 세계를 감지해내기 위한 센서들, 배터리와 스피커 등 이 모든 것들을 안경 안에 맞춰 넣어야 한다. 정말로 엄청난 도전적 과제다. 향후 10년간 우리 산업이 직면하게 될 가장 큰 기술적 난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커다란 변화를 만들어낼 때, 축하하는 경향이 있지 않은가? 나는 이렇게 소형화기술을 접목해 슈퍼컴퓨터를 안경에 맞춰 넣는 것은 커다란 도전이자 사회적 발전의 전환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안경이 가능해지고 VR 헤드셋도 편리해진다면, 정말 흥미로운 사용 사례가 무궁무진하게 등장할 것이다.”
“그 중 하나의 사례를 생각해보자. 그냥 손가락 한번 까딱하면 엄청난 워크스테이션을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당신이 어디를 가든, 이를테면 스타벅스에 가서 커피를 마시면서도 손을 흔들기만 하면 마치 집에서 갖췄던 것처럼 원하는 만큼의 모니터를 눈 앞에 띄우고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언제 어디에든 이런 환경을 갖고 다니게 되는 셈이다.”
“그러면 소통과 협업이 무척 편리해질 것이다. 누군가와 전화로 통화하는 대신, 그들이 텔레포트(원거리이동)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당신의 상황(Context)을 온전히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여러개의 모니터를 통해 문서나 코드 창, 작업중인 3D모델 등 무엇이든 함께 보며 바로 옆에서 대화하고 의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에 그들은 원래 있던 곳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런 걸 활용하면 업부 집중 시간 등 개인의 생산성을 위해 이상적인 설정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걸 ‘무한 사무실(infinite office)’이라고 부른다. 이미 VR 헤드셋용 버전이 출시되어 매우 빠르게 개선해 나가고 있다. 멀티태스킹은 물론, 모바일한 업무 환경 구축에 아주 좋을 것 같다. 서로 관련된 여러 가지 작업을 한 번에 수행할 수 있을 때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많이 있다. 예를 들어 코딩을 하는 경우 여러 개의 창을 열어서 작업하는 게 중요한 것처럼. 그래서 나는 이게 될 거라고 본다.”
“또 하나, 내가 흥미롭게 생각하는 분야는 회의를 하는 것이다. 나는 이미 VR에서 많은 미팅을 하고 있기도 하다. 비록 아바타가 아직은 현실감도 덜하고 미흡해서 개선이 필요하긴 하지만, 이미 줌(zoom) 미팅보다는 공간 감각이 조금은 더 현실적이고 낫다. 왜냐하면 참가자들은 공유된 공간 감각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만약 누군가가 당신의 오른쪽에 앉는다면, 당신은 그들의 왼쪽에 앉게 되는 셈이다. 동그랗게 앉아 있으면, 모든 사람들이 사람들이 어떤 순서로 앉았는지 기억할 수도 있다. 또 공간 감각에 어울리는 오디오도 지원될 것이다. 테이블의 가운데 부분에 공용 화면이 있을 수 있다. VR이나 AR에 똑같이 참여할 수 없는 사람도 접속해 회의를 동참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한번에 하나의 문서만 공유할 수 있다’는 말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다. 그건 모든 사용자가 각기 하나의 화면만 가지고 있는 걸 가정했기 때문인데 이제 원하는 만큼의 문서 공유가 가능하고 화이트보드로 그림을 같이 그리고 볼 수도 있을 것이고, 그렇게 원하는 만큼의 컨텍스트를 공유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제 시작 단계다! 무척 흥미롭다. 사람들은 사무실 공간을 각자 편한대로 지정을 할 수가 있을 것이다. 기존의 오프라인형 사무실처럼 환경을 갖출 수도 있고 디지털 환경을 계속 유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꽤 멋지지 않은가.”
“그런데 당신의 질문은, 오늘날 사무실에서 일반적으로 하는 지식형 작업 말고 메타버스 환경에 어울리는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작업도 있지 않겠느냐는 것으로 이해된다. 나는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어울리는 새로운 환경을 디자인한다는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창작자 경제의 엄청난 부분이 생겨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새로운 경험과 환경을 만들어내는 개인 크리에이터들, 예술가들이 많이 나타날 것이다. 가령 코미디 쇼 같은 것을 새롭게 만들 수도 있고. 얼마 전에 Horizon에서 우리 팀이 직접 코미디 쇼를 해본 적도 있는데, 정말 즐거운 경험이었다. 그냥 화면으로만 보는 것과 달리 다른 사람들과 함께 같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니, 확실히 에너지가 넘치고 매력적이었다.”


4. 어떤 쇼 였나? 당신도 그 쇼에 참여해서 농담도 했나?

다행히 나는 코미디언이 아니었다.(웃음) 그런데 Horizon을 개발하고 있는 이 팀은 우리 회사내에서 정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개발 작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테스트도 할 겸, 이번 쇼처럼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많이 하고 있기도 하는데 꽤 흥미로웠다. 앞으로 콘서트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어떤 특정 게임을 만드는 개인 크리에이터부터 수십 명의 팀까지 다양한 경험환경을 구축해내는 크리에이터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제 당신은 아바타를 통해 이런 경험을 맛볼 수도 있고 순간 순간이동을 할 수 있다. 당신은 옷과 디지털 제품들로 스스로를 꾸미거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런 다양한 활동을 둘러싼 모든 것들이 하나의 커다란 경제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여기서 말하고 싶은 포인트를 다시 짚어보겠다. 나는 최근 5년 동안 페이스북을 운영하면서 배운 교훈 중 하나가 있다. 우리가 하는 일이 사람들이 즐겨 사용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고 여겨왔는데 이제 좀 더 폭 넓은 시각으로 봐야 한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즐겨 사용하는 것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경제적 측면에서 새롭고 폭 넓은 기회를 창출하고, 사회적으로 포용적이고 모든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그래서 사회에 전반적으로 더욱 긍정적인 일을 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우리는 새로운 환경을 구축하는 작업을 해나감에 있어 앞서 말한 것과 같은 내용을 중요한 원칙으로 삼아 바닥에서부터 하나하나 실행하고 있다. 이것은 그저 우리가 만들고 있는 단순한 제품에 그치는 게 아니다. 그것은 생태계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가 함께 일하는 크리에이터와 개발자, 그들 모두가 스스로를 지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을 고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함께 참여해 콘텐츠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그 콘텐츠 생산활동은 특정한 경험이 될 수도 있고 공간이든, 가상의 옷이든, 제품이든, 또는 사람들에게 공간을 큐레이션하고 소개하는 일을 포함해 다양할 것이다. 나는 이것이 그 자체로 거대한 경제가 될 거라고 생각하며 꼭 있어야 할 필수적인 존재라고 본다. 그러려면 먼저 많은 보트를 들어올리는 거대한 파도가 필요하다. 우리가 현재 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아주 작은 일부에 불과할 것이다.

[함께 읽으면 좋을, 씨로켓의 글]
"페이스북, 메타버스에서 돈은 어떻게 벌 거야?"


5. 자, 그럼 메타버스를 만드는데 적용할 몇 가지 원칙에 대해 얘기해 보자. 왜냐하면 어떤 사람들은 당신의 메타버스에 대한 비전을 듣고 반사적으로 당신이 그걸 만드는 데 반대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2차원의 페이스북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는데, 3차원의 페이스북을 구축하는 것은 순전히 자만심의 결과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다른 많은 사람들도 이런저런 이유로 반대의견을 갖고 있기도 하다.
최근 몇 주 동안 많이 거론된 것은 ‘잘못된 정보(misinformation)’ 이슈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동안은 유보적인 듯 했으나 지난 금요일 "페이스북은 사람을 죽이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람들이 예방접종을 꺼리게 만드는 역할을 페이스북이 해왔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글쎄, 여기서 우리의 기본적인 역할은 무엇일까를 다시 환기하고 싶다. 우선 전체적인 맥락을 언급해줘서 고맙다. 왜냐하면 대통령께서 원래 언급하신 후 그 문맥을 더 많이 제시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여러 갈래가 있다. 그것의 한 부분은 기본적으로 권위 있는 정보가 널리 퍼지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했다. 전 세계 2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Facebook과 Instagram을 통해 전염병의 진행 과정에서 신뢰할 수 있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왔다.(중략/ 주로 대응 노력을 구체적으로 설명)
“하지만 이런 시스템의 무결성을 생각해 보면 도시에서 범죄와 싸우는 것과 비슷하다. 아무도 당신이 도시에서 범죄를 완전히 해결하리라고 예상하지 못한다.” (일부 생략)
“메타버스의 경우, 건강함을 지키기 위한 질문의 종류가 다양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큰 문제 중 하나는, 적어도 가상 현실에는 상당히 의미 있는 성별에 따른 차별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여성보다 남성이 훨씬 더 많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괴롭힘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게임 등 다른 환경에서 우리가 개선효과를 얻었던 방법 중 하나는, 사람들에게 (나쁜) 사람들을 차단할 수 있는 더 쉬운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다. 모두를 위한 안전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왜냐하면 만약 특정 성별에 너무 치우쳐있거나 일부 사람들이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한다면, 궁극적으로 건강하고 활기찬 공동체는 형성되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건 매우 중요한 이슈라고 본다. 이는 단순히 좋은 사회적 영향을 미치기 위해 중요한 것만 것 아니라 좋은 서비스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처음부터 이 대목에도 집중하고 있다.”


6. 메타버스는 오늘날 소셜네트워크보다 훨씬 더 많은 정보를 호스팅할 수 있다는 것을 약속하는 것 같다. 이건 내가 매일 20~30분씩 (페이스북) 피드를 스크롤하는 네트워크가 아니다. 어쩌면 8시간 이상을 여기서 머물러야(일해야) 할지도 모른다. 앞서 당신이 언급했듯이, 문자나 음성 통신만을 하는게 아니라 사실상 공간들 사이를 이동할 수도 있을 것이다. 동시에 사무실이자 공연 무대가 되기도 하는 그런 공간이다.
그렇다면 이제 안전하고 건강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개선해나가야 할 시스템이 자연스럽게 확장된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여기에 포함된 (엄청난) 정보의 양을 감안할 때 우리는 다시 (다른 방식을) 생각해야 할까?

“분명 새로운 도전적 과제들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우리가 운영중인 소셜 미디어 앱의 2D 세계에서도 앞으로 새로운 도전은 계속 나타날 것이다. 그러니까 이건 절대 쉽게 끝날 일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2010년대 중반부터 2016년 선거까지, 이런 문제들을 훨씬 더 폭넓은 관점에서 연구하기 시작했을 때, 그리고 그 이후에 더욱 연구를 강화시켰을 때, 우리는 AI 시스템을 구축해서 유해한 콘텐츠를 사전에 식별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건 6개월안에 할 수 있는 그런 일이 아니다(장기적인 연구를 통해 가능했다는 의미). 우리는 더 좋은 환경 구축을 위해 필요한 작업을 하는데 있어 3년 또는 4년짜리의 로드맵을 만들어 수행했다."
"그리고 가끔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하다보면, '아, 지금 우리에겐 이런 게 필요한데…'라는 깨달음 때문에 살짝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어차피 갈 길은 멀다. 이제는 AI의 작업도 많이 쌓이고 콘텐츠 관리자도 많이 고용되었으니 새로운 사용 사례를 추가하고 시스템을 여러 종류의 문제 및 피해사례에 적응시키는 것이 더 쉬워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내가 좀 전에 언급한 성별에 따른 왜곡현상이나, 많은 여성들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인식 등은 잠재적으로 게임과 VR에서 더 심각한 문제다. 분명히 다른 플랫폼에도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보는 문제들은 복합적으로 일어날 수도 있고, 새로운 문제도 제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이건 우리가 계속 집중해야 할 부분이다."


7. 책임에 대해 한 가지 더 묻고 싶다. 더 버지를 운영하는 닐레이와 이 인터뷰를 앞두고 대화를 나눴다. 그는 내게 "과연 누가 증강현실을 원할까?"라고 물었다. 우리 모두가 헤드셋을 쓰고 있는 세상에 대해 얘기했는데, 이를테면 우리는 미국 국회의사당을 보고 있는 상황을 놓고 대화했다. 우리들 대부분은 "여기가 의회가 일하는 건물이다"라고 쓰여진 오버레이를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국회의사당 난입사건이 있었던) 2021년 1월 6일, 우리의 영광스러운 혁명이 시작되었습니다."라고 씌어진 것을 볼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사람들은 "도마뱀 같은 사람들이 인간에 대한 실험을 하고 있다(폭도들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의미)"고 덧씌워진 것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진짜 질문은 이것이다. 이 메타버스가 우리의 공유된 현실 감각을 더 분열시킬까? 즉, 우리가 스스로를 서로 소통되지 않는 무수한 거품들 속의 어느 한 곳으로 밀어넣게 만들 것인가? 우리가 이런 점에 대해 걱정해야 할까?

“내 생각에 이건 우리 시대의 핵심 질문 중 하나라고 본다. 그리고 나는 이것에 대한 분명한 찬반양론이 있다고 생각한다.
20~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많은 사람들의 개인적 기회와 경험이 물리적 접근성에 의해 좌우되었다. 그렇지 않은가? 나는 어릴 때 동네에서 리틀 리그에서 야구를 했다. 야구선수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능한 몇 안 되는 활동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마을에 컴퓨터에 관심이 있는 다른 아이가 한 명 더 있었던 것 같다. 나는 다른 아이가 한 명 있어서 운이 좋았다. 그리고 그게 내 세계였다. 캠프 같은 데서 만난 사람에게 장거리 전화를 걸려면 요금이 비싸기 때문에 돈을 더 내야 할 것이다.”
“현재 가장 마술 같은 일 중의 하나이며, 앞으로 더욱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거리를 좁혀가는 것’이 사람들에게 훨씬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준다는 점이다. 오늘날의 시점에 성장기의 내 버전이 있다면, 리틀 리그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라는 점뿐만 아니라,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을 찾기도 훨씬 수월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코딩을 좋아하는 사람을 쉽게 찾고 훨씬 더 활기찬 커뮤니티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서핑이든, 여러분이 관심 있는 것이 무엇이든 가능할 거다. 나는 그것이 아마도 꽤 설득력 있고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이것이 경제적인 기회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날 사회의 큰 이슈 중 하나는 불평등이다. 이 사건에 대해 가장 흥미로운 연구를 한 사람 중 한 명은 라지 체티(Raj Chetty )다. 지금 하버드에 있는 걸로 안다. 그가 행한 연구에서는 당신이 태어나고 자란 우편번호가 당신의 미래 이동성과 당신의 수입이 어떻게 될 것인지와 큰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연구결과는 ‘우리 나라에서 사람들은 누구나 동등한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인식에 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원격 근무가 더 많아지고 있다. 이 팬데믹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우리는 아마도 사무실 활용이 줄어들 것이다. 코로나가 덮쳐 온 초기에, 나는 우리 팀에게, "자, 그냥 사람들을 고용하는 데 있어 사무실 출퇴근 거리 같은 것은 제약요소로 고민하지 말자. 앞으로 원격 근무가 점차 늘어날 것이다. 5~10년 안에 회사 절반 정도가 원격 근무를 하게 될 것 같다. 이제 기존 사무공간은 절반 이하로 줄이고 직원들 채용도 여러 곳에서 진행하면서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런 질문이 남는다. 즉, 이제 우리가 코로나를 극복하고 하이브리드 형태의 직장환경을 갖게 되었다고 하면, "원격으로 일하는 사람들은 물리적으로 함께 한 곳에 모여 일하는 사람들과 똑같은 기회를 가질 수 있을까?"라는 문화적 질문이 생기는 것이다. 증강현실이나 가상현실에 기반한 홀로그램 같은 기술을 가지고 있다면 예전보다 더 정답이 '예스'에 가까워진다고 생각한다. 예전처럼 평면 스크린에서 화상회의를 하거나 전화를 하면서 직접적인 만남은 자주 못하던 것과 비교해서 말이다. 현장에 실재하는 존재감을 위한 이 기술이 더 좋아질수록, 각자 원하는 곳에서 더 많이 살 수 있을 것이고, 각자 더 원하는 공동체의 일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것이 사람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준다는 측면에서 더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관리를 잘 해야 하는 단점도 있을 것이다. 응집력 있는 사회를 위해서는 함께 공유하는 가치체계가 필요하며 우리 모두가 당면한 문제에 대해 비슷한 눈높이의 이해를 공유하는 게 중요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 모두가 알아내려고 하는 것 중 하나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흥미로운 것들을 탐험하고 다른 기회를 얻는 자유를 누리면서도 육체적으로도 덜 고정되어 있는 세상을 구축하는 게 어떻게 가능할까 하는 점이다. 내 생각에 우리는 아마도 그 방향으로 더 나아갈 수 있을 것 같고 어떻게든 해결책과 균형점을 찾아낼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은 당연하게도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며 모두가 축하할 일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8. 메타버스가 어떻게 관리될 거라고 생각하는가? 서로 다른 기업들이 뭉친 컨소시엄이라면 누가 이러한 정책을 수립할 책임이 있을까?

"내 생각에 여기에는 여러 가지 다른 층위(layers)가 있을 것 같다. 메타버스에 대한 긍정적인 비전은 특정 기업의 비전이 아니라 상호운용성과 유연한 이동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아바타와 디지털 상품을 갖추고 어디로든 쉽게 순간이동할 수 있기를 원할 것이다. 당신은 한 회사의 서비스에만 갇혀있으면 안 된다. 예를 들어, 우리는 VR용 Quest 헤드셋을 구축했고 AR 헤드셋을 개발하고 있다. 우리가 만든 소프트웨어는, 사람들이 일하거나, 어울리고, 다른 세계를 만들 수 있도록, 어떤 것이든 쉽게 오갈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래서 다른 회사들이 VR이나 AR 플랫폼을 구축하면 우리 소프트웨어는 쉽게 거기서도 연동되고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이 요즘 그런 것처럼."
"따라서 기업이 특정 플랫폼에 얽매이지 않고 서로 협력하고 상호 작용할 수 있는 요소를 구축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인터넷 프로토콜과 사람들이 웹을 구축하는 데 도움을 주는 W3C가 있는 것처럼, 개발자와 크리에이터들은 누구나 아바타와 디지털 상품과 친구들을 가지고 쉽게 드나들 수 있는 경험을 만들어 줄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우리는 이미 이것을 하기 시작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및 다른 여러 회사들과 함께 XR 컨소시엄을 운영하고 있다."
"얘기한대로 중요한 질문은 계속 제기될 것이다. 모든 회사가 완전히 같은 비전을 가질 것 같지는 않다보니. 내 생각에 어떤 이들은 각기 다른 시각을 갖고 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것이 정말 잘 작동하기 위해서는, 서로 유연하게 상호 연결이 잘 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본다."


9. 작년에 벤처캐피털리스트 매튜 볼이 메타버스에 대해 쓴 훌륭한 에세이가 있다. 읽어봤겠지만, 그는 이 메타버스의 정의적 기능 중 하나로 "전례없는 상호운용성"을 언급했다. 가장 큰 기술 플랫폼이 상호 운용이 거의 불가능한 이 시기에 살고 있다. 이 플랫폼을 사용하면 연락처 데이터를 공유하거나 사진을 내보낼 수 있다. 따라서 적어도 Facebook의 최종 버전에서는 현재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시스템보다 상호 운용이 훨씬 더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말처럼 들린다.

"그렇다. 그게 우리의 임무와 세계관과 맞아떨어지는 얘기 같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적은 수의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사람들이 서로 연결되도록 돕고자 한다. 그리고 사회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때, 모든 사람이 같은 시스템에 속할 수 있기를 바랄 것이다. 따라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제품을 통합하고, 또한 어디에서나 실행할 수 있고, 서로 다른 플랫폼에 있어도 상호 대화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그걸 어떻게 하느냐에 대한 중대한 질문들이 제법 많기도 하다. 프라이버시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고, 지식재산권 관련 질문도 계속 있을 것이다."
"그나저나 매튜 볼의 에세이는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그는 에세이에서 메타버스의 다양한 측면에 대해 9부로 구성해서 기술했는데, 메타버스에 대해 배우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라고 적극 추천하고 싶다."
"그런데 종종 사람들은 다소 이상적인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 같다. 매튜가 제시한 비전은, 예를 들어, 상호운용성이 매우 뛰어난 환경을 의미한다. 나 또한 무척 바라는 방향이다. 하지만, 현실은 좀 다르다. 현재의 컴퓨팅 흐름을 다른 방향으로 끌고 나가는 여러 회사도 있음을 목격하게 된다. 결국 의심할 여지 없이, 앞으로 상당히 고립적인 환경을 구축하려는 회사와 반대로 상당히 개방적으로 상호 운용성을 높게 구축하려는 기업 등이 혼재할 것이다."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를 이길 수 있을까? 즉, 개방형(Open Source)이 폐쇄형(Closed Source)을 능가할 수 있을까? 이런 형태의 질문도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각기 다른 시기에 각기 다른 여러 가지가 있었다. 어떤 것들은 다른 것들보다 기술산업 현장에서 더 많이 노출되고 유명세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는 좀 더 개방적이고 상호 운용이 가능한 것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다. 그게 우리의 목표다. 그렇지만 그 안에서도 그게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의문점들은 많은 게 현실이다. 요즘 중앙 의존성이 없는 크립토 작업처럼 모두가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상호 운용이 가능해지는 것일까? 혹은 상호운용은 되지만 중앙 집중형의 통제기지는 없는 걸까? 아니면 중앙집중의 어떤 실체가 있어서 표준을 정하고 상호 운용이 가능하게 되는 것일까?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한 다양한 접근이 생겨나는 걸 보게 될 듯 하다. 그래서 나는 이것이 어떻게 진화, 발전해갈 지가 당분간 무척 중요한 관심사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10. 두 가지 질문을 더 할 시간이 있는 것 같다. 그 중 하나는 좀 괴짜이긴 하지만 메타버스에 관한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볼 때 그 공간들이 대기업의 소유라는 사실이 풍자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메타버스에서 공공을 위한 정부 소유의 공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도서관과 공원, 이런 것들이 만들어질 때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하기 위해 지금부터 관심 갖고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확실히 공공 영역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것이 건강한 지역 사회와 건강한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공간들은 정부가 건설하거나 관리하는 것에서부터 비영리까지 다양하다고 생각하는데, 이윤목표 없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운영되어야 할 것이다. 위키백과와 같은 것들을 생각해보자. 정부가 아니라 비영리단체가 운영하지만 위키백과는 모두를 위한 좋은 공공재라고 생각한다."
"내가 많이 관심가졌던 것 중 하나는 오늘날 큰 기술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거의 50년 전이라면 정부가 기술 문제를 해결하거나 기술 기반의 새로운 걸 구축하는데 있어 엄청난 투자를 했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 이 나라에서는 그렇게 작동되지 않는다. 대신, 이러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투자하고 있는 수많은 빅테크 기업들이 있다. 그게 옳은 방법인지는 잘 모르겠다. 5G가 출시되었을 때, 스타트업이 그걸 직접 구축해서 활용하겠다고 수백억 달러의 인프라 자금을 조달하기란 쉽지 않다. Verizon, AT&T, T-Mobile과 같은 통신사를 이용하면 된다."
"그러나 메타버스 비전을 놓고 보면, 문제가 조금 다르다. 증강 및 가상 현실을 정의하는 것과 같은 수많은 큰 기술 문제가 있다. 수백억 달러의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수천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문제가 될 것이다. 이를테면 자율주행차 같은 것들이 있는 것 같다. AI 완전성과 연관된 문제가 제기되는데, 그걸 완전히 해결하려면 AI의 여러 가지 이슈들을 거의 다 해결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그것은 투자 측면에서 보면 정말 큰 문제이다. 그리고 우주 탐사와 관련된 이슈나 질병 연구는 여전히 우리 정부가 많이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문제들에 대해 직접적인 투자를 과감하게 많이 하는 중국을 보면,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할 따름이다.
아무튼, 그와 별개로, 공공장소를 갖는 것은 지역사회의 건강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양한 동기를 가진 크리에이터와 개발자도 계속 나타날 것이다. 심지어 오늘날 모바일 인터넷과 인터넷에서도, 공공의 선행에 관심이 있는 많은 사람들이 이미 있다. 그들 중에는 정부가 직접 자금을 지원해주지 않는 경우도 많다. 내 생각엔 메타버스에서도 그런 현상은 계속 이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전히 장기적 관점에서의 문제는 남는다. 사회적 측면에서 이러한 미래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자본과 가장 재능 있는 기술 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 생각에 이 중 일부는 정부가 전체적인 균형과 건강함을 위해 역할하고 채워야 할 부분이 있다고 본다. 하지만, 동시에 엄청난 양을 채우는 것은 스타트업과 오픈 소스 커뮤니티, 창작자 경제 등의 몫이 될 거라고 본다."


11. 마지막 질문: 메타버스 제작에 성공한다면, 적어도 ‘문제 해결’(Scavenger Hunt, 영화 레디플레이어원에 나오는 Egg hunt를 지칭)을 한 첫 번째 사람에게 모든 것을 나눠줄 생각인가?

"Ready Player One을 언급해줘서 고맙다."(이 영화의 Egg hunt 지칭 의미)
"먼저 여기서 잠깐 짚고 가고 싶은 건, 미래에는 사람들이 개별 회사가 하는 일을 메타버스라고 부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바라건대, 우리가 공동적으로 더 상호 운용이 가능한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한다면, 그리고 그 모든 것이 메타버스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각 회사마다 개별적인 메타버스는 없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메타버스를 만드는 기업이냐고 묻는 것은 회사에게 인터넷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물어보는 것처럼 우스꽝스럽게 들렸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는 이것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감각을 일깨워주는 것으로 생각한다."


12. 농담성 질문이었다. 하지만 항상 그렇듯이, 생각해볼 게 정말 많은 지적이었다. 그리고 비전을 공유해줘서 정말 고맙다.

"메타버스는 정말 흥미로운 주제이고, 앞으로 크게 주목되는 아젠다로 대두할 것이다. 나는 이것이 인터넷의 발전양식에 있어 모바일 인터넷 이후의 바톤을 건네받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 회사의 다음 단계를 채우는 큰 목표이고, 절대 굴하지 않고 계속 밀고 나갈 것이다. 지난 17년 동안 우리는 사람들이 서로 연결할 수 있도록 다양한 앱을 구축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고 그 주된 방법은 전화였다. 그리고 만약 우리가 성공한다면, 지금부터 5년 후, 혹은 7년 후 사람들은 주로 우리를 모바일 인터넷 회사가 아닌 메타버스 회사라고 생각할 것이다."
"사람들은 함께 어울리고, 같이 옆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고, 다양한 종류의 일을 할 수 있고, 새로운 직업과 새로운 형태의 오락이 생길 것이다. 게임이 됐든, 엄청나게 복잡한 문제해결놀이(scavenger hunt)이든, 피트니스나 콘서트가 됐든, 우리가 얘기했던 코미디 쇼에 함께 가는 방법이라든지 모든 게 점점 더 재미있어질 것이다. 나는 여기에 정말 엄청난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는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그들이 정말로 즐기는 창조적인 일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는 경제적인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어떤 직업을 가졌든 간에 경험이나 가상의 물건, 예술작품 혹은 다른 것들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인터넷을 위한 다음 장(Chapter)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케이시, 앞으로 몇 년 동안 우리는 이것에 대해 계속 많은 대화를 나눌 거라고 확신한다."

이번 글을 읽으면서 페이스북 CEO 마크 주커버그가 메타버스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충분히 이해가 되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관련해서 씨로켓에는 '메타버스 섹션'을 두고 자료를 지속 업데이트 하고 있습니다. 다른 글도 읽어보면 좀 더 눈을 넓히는데 도움이 되실 듯 합니다.
1. 메타버스 총정리(1) - 동영상 모음 : 유용한 동영상 자료를 모아봤습니다.
2. 메타버스 : 페이스북과 스타트업의 격돌, 그 주도자는? : 페이스북 외에 로블록스와 연계해서 메타버스 관련 움직임을 분석한 글입니다.
3. 메타버스 관련 질문 몇가지... : 세컨드라이프는 왜 망했는지, 구글글래스는 왜 쑥 들어갔는지, 지금 현황은 어떤지, 메타버스로 인한 미디어의 미래는? 등에 대해 최형욱대표의 신간을 토대로 정리한 글입니다.

씨로켓은 '디지털 시대, 새로운 정보 커뮤니티'를 지향하는 유료구독 매체입니다.
여기에서 유료구독을 신청하면 간단한 절차를 통해 모든 글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Newsletter
디지털 시대, 새로운 정보를 받아보세요!
작가와 대화를 시작하세요
더코어 스토어
e11be167e647ed151a4c87350a386cb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