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단상] 다음 뉴스의 '보드' 전환이 언론사에 미칠 영향

카카오가 다음앱의 알고리즘 기반 뉴스 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다음의 뉴스 영역을 카카오 뷰로 대체한다는 계획입니다. 그간 적용됐던 다음뉴스의 배열 알고리즘도 곧 이별을 고하게 될 듯합니다. 이로써 알고리즘으로 뉴스가 배열되는 프로덕트는 네이버의 My뉴스만 남게 됩니다. '뉴스 알고리즘 시대'와의 이별이 머지 않았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물론 다음앱 뉴스탭의 언론사별 보드의 배열 방식에 알고리즘이 적용될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개편 뒤 다음앱의 뉴스탭에 들어가자마자 '선호 언론사 선택하기' 방식으로 제안된다면, 알고리즘이 적용될 가능성은 낮을 겁니다. 하지만 현재의 카카오뷰 '발견'탭처럼 구성이 된다면 알고리즘이 남아있을 수도 있습니다.

아래는 소식을 듣고나서 급박히 정리한 내용들입니다. 아직 분석이 다음어지지 않아서 인상 비평 수준에 불과하니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사에 미칠 긍정적 영향

아웃링크에 따른 트래픽 확대 : 사실 아웃링크 방식은 언론사의 사정에 따라 선호가 많이 갈립니다. 인링크를 통한 콘텐츠 제휴로 얻게 될 전재료 수익과 아웃링크에 따른 트래픽 증대로 얻게 될 광고 수익, 두 방식의 규모를 따졌을 때 어느 쪽이 더 이익인가가 근거가 됩니다. 콘텐츠 제휴의 종료로 카카오로부터 받은 전재료가 당장 사라지진 않겠지만, 아웃링크 방식에선 비용 청구를 요청할 근거가 부족해지는 건 사실입니다. 일단 다음앱 사용자의 유입을 통해 자체 광고 수익을 증가시킬 기반은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한 가지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뉴스 탭 내 언론사 보드의 노출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해당 언론사 사이트로 들어오는 방문자가 그 수만큼 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보드 방문수 대비 기사 클릭 전환율은 기대만큼 높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자극적인 제목 경쟁이 벌어질 우려도 일부 있습니다.

제가 예전에 페이스북 미디어고토사 페이지에 썼던 글 하나를 붙여보겠습니다.

카카오 뷰의 한 가지 약점이라면, 보드 방문자수 대비 클릭 전환율이 낮다는 점. 계산해 보면 0.1%~1% 수준에서 형성이 되는 것 같습니다. 콘텐츠 클릭은 제목과 기타 UI 요소에 의해 좌우되는 경향이 있긴 하죠. 문제는 여기서 제목 등을 수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매력적인 제목으로 바꿀 수 없다는 것. 그렇다고 제목 수정을 허용하면 온갖 자극적인 사례들이 난무할 수 있다는 점 등의 우려 요소가 있긴 할 겁니다.

새로운 유료 수익의 기회 : 카카오 쪽은 유료 모델의 도입을 검토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아직 카카오 뷰에서도 이 모델은 공식화하진 않았지만 다양한 방식의 유료 모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이것이 언론사들의 수익 증대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새로운 수익원을 실험하고자 하는 이들에겐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체 고품질 인터렉티브 콘텐츠의 노출 기회 증대 : 아마 언론사 내부에선 소수 기자만 좋아할 수 있을 겁니다. 현재까지 언론사들이 공들여 제작한 인터렉티브 콘텐츠는 다음 등의 인링크 구조에선 원본대로 재현되지 못했습니다. 독자들에게 줄 수 있는 상호작용의 경험을 아웃링크 방식으로 바뀌게 되면 충분히 제공할 수가 있게 될 겁니다.

카카오뷰 ‘방문자당 클릭율’ 얼마나 될까
8월 4일 카카오뷰가 첫 선을 보였을 때 다양한 반응들과 기대들이 나왔었죠. 그리고 한 달이 지났을 때 다시금 상반된 평가가 제기됐습니다. 머니투데이는 ‘구버전 돌려줘 vs 잠깐의 불편’이라는 구도로 이를 다룬 적이 있습니다. 저는 카카오뷰를 신규 사용자 등의 유입/획득 채널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미디어고토사로 더 많은 새 사용자들을 유인함으로써 미디어고토사의 유료 전환을

언론사에 미칠 부정적 영향

발견 탭과의 경쟁 : 일단 뉴스탭의 위치가 My뷰, 발견 그 뒤에 놓이게 됩니다. 뉴스는 발견 탭과의 경쟁이 불가피하죠. 뉴스의 잠재 경쟁력은 무시할 수 없겠지만, 다음앱에서 누리던 우월적 위상은 조금은 타격을 받을 수 있을 듯합니다. 뉴스에서 사용자들의 선택을 받아야 첫번째인 My탭에서 소비될 수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다음앱 사용자들의 경향성과 패턴이 쉽게 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되기에, 뉴스탭 중심의 소비는 적잖은 기간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추가 : 다음앱의 디폴트탭은 발견탭입니다.)

안정적 전재료 수익의 불확실성 : 아마 이쪽으로 대부분 관심이 몰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카카오는 다음앱의 개편을 내년 1월 중순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대신 PC는 상반기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두 서비스의 개편 시기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실무적으로 PC 개편이 손이 더 갈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에 간극이 존재하는 건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기존 뉴스 서비스가 잔존한다는 건 곧 언론사들에게 지속적으로 전재료를 지급한다는 의미와 상통합니다. 만약 상반기에 개편이 완료된다면 언론사들이 카카오에 다음앱을 근거로 전재료를 청구할 근거가 애매해지게 될 듯합니다. 물론 다른 명목으로 보전해주는 건 가능하겠지만 장기지속될지는 불확실하죠.

흥미로운 지점 : 네이버-다음-카카오-구글 비슷한 보드UI 구조

구글 뉴스 쇼케이스 화면

뉴스 서비스들이 이젠 서로 닮아간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네이버 언론사 구독판, 카카오 뷰, 구글 뉴스 쇼케이스에 다음앱 뉴스까지. 언론사가 직접 편집한 보드 형식의 모듈이 박스형태로 쌓여가는 구조를 갖게 된다는 겁니다. 기존의 기사 리스트형 뷰는 과거로 물러나게 됩니다. 다만 구글의 뉴스쇼케이스가 캐러셀 형태로 가로 넘기기 방식이라면 나머지는 세로 스크롤 방식이란 게 다를 뿐이죠. 거의 모든 뉴스 프로덕트가 이런 유사한 형태를 취하게 되면서 사용자들의 사용성 혼란은 의외로 오래 가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남은 건 네이버의 My뉴스 탭인데요. 언젠간 이 탭도 변화를 맞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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