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찬투가 16일밤 제주를 강타했다. 며칠 사이, 피해도 컸다.
그런데 서울 하늘은 맑고 푸르렀다. 방송 뉴스에선 제주와 남해안 일대의 태풍 소식이 양념처럼 작게 다뤄졌다. 그러려니 생각하던 풍경이다. 하지만 그래선 안된다. 이럴 때 제주와 남해안 주변의 사람들은 물론 그 곳에 연고가 있는 국민들은 방송을 보며 어떤 마음이겠는가.  

다행히 요즘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이 보인다.
아직 체계적으로 자리잡히진 않았지만, 공영방송 KBS와 MBC가 유튜브 등 온라인 기반을 활용해 재난방송을 조금씩 서비스로 바꿔가고 있다. 아쉬운 대목도 있지만 무척 긍정적이고 고무적인 현상이다.  

제주MBC는 밤을 샜다.
16일 저녁에 시작한 유튜브 라이브는 17일 아침 8시경에서야 끝났다. 라이브 스트리밍 영상이 그대로 제주MBC 유튜브 채널에 올라 있다.

미디어오늘 기사에서 "(밤새 떠들었더니) 혀에 쥐가 날 정도"라고 보도했듯 밤새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을 전해준 진행자 두 사람의 노력은 대단했다. 실시간 대화창에 "태풍이 피해없이 빨리 지나가서 두 분 퇴근하시길"이란 댓글이 달릴 정도였다.

선행사례가 있다.
딱 1년전, 태풍 하이선이 왔을 때 부산 MBC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한 적이 있었다. 이때 실행자들도 고백하듯 방송사가 새롭게 깨우치고 배운 점들이 많았다. "정보도 중요하지만 '정서적'측면에서 만족해하는 분들이 많았다. 정보제공이 끝이 아니라 시청자들과 호흡해야 한다"(가경욱 부산MBC MCN부장)
이런 경험은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번 제주MBC 라이브 스트리밍도 부산MBC 사례에 자극받고 테스트 라이브도 해본 이후에 가능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아직은 제한된 인력과 예산 속에서, 몇몇 사람의 아이디어와 희생으로 즉 '갈아넣어서야' 가능한 단발성 이벤트 측면이 강하다.

재난방송 주관사인 KBS는 그나마 좀 더 체계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이번 찬투 대응과정에서도 정규방송을 통한 특보를 자주 내보냈지만,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도 적극 활용했다. MBC 못지 않게 (정규방송 시간대가 아닌) 취약시간대를 D-Live라는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시청자들과 소통하며 정보를 전하고 궁금증과 불안감을 해소해주었다. 17일 새벽 5시30분부터 낮12시까지 이어진 D-Live의 태풍 찬투 기상특보 영상도 있다.(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