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실험'으로 시작된 AI 기여 파일럿 프로그램, 업계 판도 바꿀까
구글이 자사의 AI 기능에 활용되는 언론사 콘텐츠에 직접 대가를 지급하는 실험을 조용히 진행 중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디지데이(Digiday)는 지난 9월 14일 보도를 통해 구글이 'AI 기여 파일럿(AI Contribution Pilot)'이라는 이름의 수익 분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구글 AI 오버뷰(AI Overviews), AI 모드(AI Mode), 제미나이(Gemini) 앱 등 구글의 주요 AI 검색 기능에 언론사 콘텐츠가 활용될 경우, 해당 언론사에 수익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어떻게 작동하나요?
프로그램의 핵심은 '콘텐츠가 AI 응답 생성에 얼마나 의미 있게 기여했느냐'입니다. 구글의 내부 안내 문서에 따르면, 단순히 사실을 확인하거나 AI 응답 생성 이후 링크로 연결되는 경우는 수익 산정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콘텐츠가 AI 응답의 내용 자체를 '유의미하게 형성'하는 데 기여했을 때만 수익이 발생합니다.
참여 언론사는 구글 서치 콘솔(Search Console) 대시보드를 통해 월별 예상 수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익 내역과 은행 계좌로의 지급 현황도 추적 가능하며, 세금 공제나 현지 지급 기준에 따라 실제 지급액은 예상 수익과 다를 수 있다고 구글 측은 안내하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언제든지 프로그램 참여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

누가 참여하고 있나요?
디지데이 보도에 따르면, 현재까지 수십 곳 이상의 언론사가 구글로부터 참여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흥미롭게도 대형 언론사보다는 중소 규모의 언론사들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 의사를 보이고 있으며, 뉴스 매체를 넘어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 제공자들로 범위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구글은 이 프로그램이 "양질의 콘텐츠에 보상하는 최선의 방법을 테스트하기 위한 초기 단계의 학습 파일럿"이라고 밝혔습니다.
언론사들의 반응은?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언론사 임원들의 반응은 조심스러운 기대감으로 요약됩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언론사 임원은 "투명성이 더 높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분명히 있다"면서도 "구글이 콘텐츠에 직접 대가를 지불하는 선례를 만들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참여사 관계자는 이 파일럿을 단순한 일회성 계약이 아닌, AI 추론 데이터 마켓플레이스의 초기 실험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구글 서치 콘솔이 검색에서 어떤 콘텐츠가 성과를 내는지 보여줬던 것처럼, AI 추론 영역에서도 같은 피드백 루프가 만들어지는 것이 가장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 관계자는 "구글 같은 AI 기업들이 협력을 꺼리지 않고 오히려 장려받는 환경이 중요하다"며 "열린 대화와 진정한 파트너십이 가능하다는 점이 너무나 중요하다고 느낀다"고 강조했습니다.
비판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러나 업계 전반의 시선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디지데이는 이 프로그램을 두고 "의미 있는 수익 분배라기보다는 법적 방어막에 가깝다"는 비판적 시각도 소개했습니다. 지급 방식의 구체적인 산정 기준이 공개되지 않은 점, 그리고 구글이 기준을 일방적으로 결정한다는 점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현재 언론사들이 서치 콘솔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정보는 월별 수익 수치와 일부 이력 데이터에 그치며, 수익 산정 방식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제공되지 않고 있습니다.
왜 지금 주목해야 할까요?
AI가 검색과 정보 소비의 판도를 빠르게 바꾸는 가운데, 콘텐츠 제작자와 플랫폼 간의 수익 분배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화두입니다. 구글의 이번 파일럿은 그 해답을 찾기 위한 초기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아직 누구도 AI 시대의 콘텐츠 가치 산정 방식을 완전히 정립하지 못한 상황에서, 구글의 이 실험이 하나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블루닷에이아이의 공동창업자 겸 대표이자, 더코어의 미디어 전담 필자입니다. 고려대를 나와 서울과학기술대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언론사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을 거쳐, 미디어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메디아티'에서 이사로 근무했고 구글에서 티칭펠로, 뉴스생태계 파트너십 경험도 쌓았습니다. '트위터 140자의 매직', '혁신저널리즘'(공동저작), '사라진 독자를 찾아서', 'AI와 스타트업', 'AI, 빅테크, 저널리즘' 등을 집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