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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AI가 쿠팡에서 쇼핑할 수 있을까? 새로운 플랫폼 전쟁이 시작됐다

AI 에이전트 시대, 고객의 주도권은 누구에게 있을까?

내가 사용하는 AI에게 이렇게 부탁했다고 가정해 보자. "쿠팡에서 고양이 사료 좀 주문해 줘. 지난번에 샀던 제품이야. 그런데 네이버쇼핑이 더 저렴하면 거기서 주문해." AI가 가격을 비교하고, 배송 조건을 확인한 다음, 가장 좋은 상품을 주문한다. 나는 마지막에 결제만 승인하면 된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이 등장한다. 내가 허락했는데도 쿠팡이나 네이버가 내 AI의 접근을 거부할 수 있을까? 답은 그렇다. 기업은 자신의 서비스에 어떤 AI를 들여보낼지 결정할 수 있다. 고객이 AI에게 권한을 주었다고 해서 기업이 무조건 이를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더 중요한 질문이 생긴다. 앞으로 소비자는 AI를 통해 자유롭게 쇼핑하고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까? 아니면 쿠팡, 네이버, 토스와 같은 기업들이 어떤 AI에게 문을 열어줄지 결정하게 될까? 이것이 지금 AI 산업에서 벌어지는 새로운 플랫폼 전쟁의 핵심이다.

지금까지 플랫폼 경쟁은 고객이 어느 앱을 실행하느냐를 둘러싼 싸움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고객을 대신해 행동하는 AI에게 누가 어떤 권한을 부여할 것인가를 놓고 경쟁하게 된다. 이 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최근 벌어진 두 사건이 잘 보여준다.

1. 아마존은 AI를 쫓아냈고, 쇼피파이는 환영했다

2026년 9월, 메타의 개인 AI 에이전트 뮤즈(Muse)가 아마존에서 쇼핑하는 것을 차단당했다. 뮤즈는 이용자의 요청을 받아 아마존에 접속하고 상품을 찾거나 구매를 진행할 수 있었다. 그런데 아마존은 사전 허가를 받지 않은 AI 에이전트의 접근이 이용약관에 위배된다며 이를 막았다. 아마존은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문제를 이유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일까? 아마존에는 AI의 접근을 통제해야 할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고객과의 관계다. 지금까지 우리는 아마존에 직접 접속해 상품을 검색하고, 추천 상품을 보고, 광고를 클릭하고, 구매했다. 이 과정에서 아마존은 고객의 행동을 파악하고 광고 수익도 얻는다. 반면 개인 AI 에이전트가 쇼핑을 대신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고객은 뮤즈에 "가장 저렴하고 배송이 빠른 제품을 사줘"라고 부탁한다. 그러면 뮤즈가 여러 쇼핑몰을 비교한다. 고객은 아마존의 검색 화면이나 추천 광고를 보지 않을 수도 있다. 아마존 입장에서는 상품을 판매하더라도 고객을 직접 만날 기회를 잃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AI 시대에 광고가 사라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AI의 추천 결과에 광고가 등장할 수도 있고, 기업들은 AI의 선택을 받기 위해 새로운 광고 상품을 개발할 수도 있다. 그러나 광고가 작동하는 위치와 고객에게 영향을 미치는 방식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흥미롭게도 쇼피파이(Shopify)는 정반대의 선택을 했다. 쇼피파이는 뮤즈의 접근을 허용했고, 10월에는 더 다양한 개인 AI 에이전트가 자사 상품 목록을 검색하고 구매를 지원하도록 개방 범위를 확대했다. 이용자는 자신의 AI에 예산이나 배송 조건을 지정하고, 최종 구매를 승인할 수 있다.

아마존과 쇼피파이의 선택은 각자의 사업 구조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아마존에게는 고객이 자신의 쇼핑 플랫폼에 직접 들어오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쇼피파이는 수많은 판매자가 상품을 판매하도록 돕는 사업자다. 고객이 어떤 AI를 통해 들어오든 판매가 늘어나면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이 문제는 단순히 AI를 좋아하느냐, 싫어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AI가 고객과 기업 사이에 들어왔을 때, 기존 사업의 수익 구조가 어떻게 달라지는가의 문제다.

2. AI에게 '디지털 위임장'을 주는 새로운 기술

이런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2026년 10월 6일 메타와 AI 고객서비스 기업 시에라(Sierra)는 새로운 기술 표준을 발표했다. 이름은 개인 에이전트 프로토콜(Personal Agent Protocol), 줄여서 '파피(Poppy)'다.

이름은 복잡하지만 개념은 간단하다. AI가 고객을 대신해 기업의 서비스를 이용할 때 필요한 '디지털 위임장'과 '출입 규칙'을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AI에게 호텔 예약을 부탁했다고 가정해 보자.

호텔은 AI에게 세 가지 수준의 접근을 허용할 수 있다.

  • 1단계, 정보 검색: 누구의 AI든 객실 가격과 빈방을 검색할 수 있다.
  • 2단계, 개인정보 조회: 고객이 로그인하고 허락한 AI만 기존 예약이나 멤버십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 3단계, 예약 변경: 고객이 변경 권한을 승인한 AI만 예약을 수정하거나 취소할 수 있다.

여기서 핵심은 두 가지 권한이 함께 작동한다는 점이다.

첫째, 고객은 자신의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결정한다. 예약 내역만 보여줄지, 예약 변경까지 허락할지 정하는 것이다.

둘째, 호텔은 외부 AI에게 어떤 기능을 제공하고 어떤 조건을 요구할지 결정한다. 기업은 자사 웹사이트에 AI용 안내 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 AI는 이를 확인하고 어떤 방식으로 접속해야 하는지, 고객 인증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낸다. 필요할 때 고객은 호텔의 공식 로그인 절차를 거쳐 AI에게 제한적인 접근 권한을 부여한다. 비밀번호 전체를 AI에게 맡길 필요가 없어진다. 기존에는 외부 AI를 전부 차단하거나, 사람이 쓰는 웹사이트에 AI가 사람처럼 접속하도록 내버려 두는 양극단의 선택이 많았다. 파피(Poppy)는 그 사이에 다양한 선택지를 만들려는 시도다. 쉽게 말하면 지금까지 AI는 기업 웹사이트에서 신분을 밝히지 않은 방문객처럼 행동했다. 앞으로는 자신이 AI임을 밝히고, 누구의 부탁을 받았으며, 어디까지 행동해도 되는지를 증명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주택담보대출도 AI가 상담하는 시대

파피가 발표된 행사에서는 더욱 흥미로운 장면이 등장했다. 미국의 주택금융 기업 로켓(Rocket)의 제품 책임자가 메타의 뮤즈에게 주택담보대출 사전승인을 요청했다. 뮤즈는 로켓의 AI 에이전트를 찾아냈다. 고객에게 필요한 권한을 요청하고 로그인을 거친 뒤, 두 AI가 대화를 시작했다. 주택 구매 가격은 얼마인지, 계약금은 얼마나 준비했는지, 이자율은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등을 주고받았다. 잠시 후 대출 사전승인 서류가 준비됐다. 고객은 중요한 단계에서 자신의 정보를 제공하고 권한을 승인했지만, 실제 절차를 진행한 것은 두 AI였다. 물론 이것은 시연이다. 모든 금융회사가 이런 서비스를 즉시 제공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미래 금융 서비스가 어떤 모습으로 바뀔 수 있는지는 분명하게 보여준다. 고객이 금융회사 앱을 찾아가는 대신, 고객의 AI가 금융회사의 AI를 찾아가는 것이다.

3. 중요한 것은 AI끼리의 대화가 아니라 '누가 허락했는가'다

그동안 AI 산업은 AI가 외부 시스템과 어떻게 연결될 것인지에 집중했다. 대표적인 기술이 앤트로픽이 만든 MCP(Model Context Protocol)다. MCP는 AI가 외부 데이터와 도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연결해 준다. 예를 들어 AI가 캘린더를 읽거나,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하거나, 기업의 업무 시스템을 활용하도록 돕는다. 하지만 연결할 수 있다는 것과 사용해도 된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집에 있는 스마트 도어록을 생각해 보자. MCP가 AI에게 도어록을 작동시키는 방법을 알려준다면, 파피는 이 AI가 누구의 허락을 받았고 어떤 조건에서 문을 열어도 되는지를 정하는 역할에 가깝다. 회사 업무에서도 마찬가지다. AI가 은행의 계좌조회 시스템에 연결되어 있다고 해서 고객의 계좌를 마음대로 조회하거나 송금할 수 있어서는 안 된다. 기술적 연결 능력과 법적 권한 및 사업적 권한은 별개의 문제다. 파피는 그중 고객을 대신하는 AI의 신원 확인과 권한 부여를 표준화하려는 시도다. MCP를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그 위에서 함께 작동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표준을 만드는 과정에는 메타와 시에라뿐 아니라 월마트, 쇼피파이, 스트라이프 등이 참여했다. 초안 공개와 함께 오픈AI, 비자, 마스터카드, 페이팔,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35개 기업이 추가로 설계 파트너에 합류했다. 여기에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AI 기업, 유통기업, 결제기업, 금융기업이 모두 같은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개인 AI가 고객의 새로운 대리인이 된다면, 기업들은 그 대리인과 어떻게 거래해야 할까?

4. 한국의 네이버, 쿠팡, 토스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

이제 한국 시장을 생각해 보자. 지금 한국의 디지털 경제는 강력한 앱을 중심으로 작동한다. 네이버는 검색과 쇼핑, 쿠팡은 상품 구매와 배송, 배달의민족은 음식 주문, 토스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기업들은 고객이 자사 앱에 오래 머물고 자주 방문하도록 노력해 왔다. 좋은 검색 기능, 개인화 추천, 멤버십, 적립금, 다양한 부가 서비스가 이를 위한 수단이었다. 그런데 개인 AI가 보편화되면 고객의 행동이 바뀔 수 있다. 예를 들어 고객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다음 주 서울에서 부산으로 출장 가야 해. KTX와 호텔을 예약해 줘. 회사 출장비 규정도 확인하고." AI는 교통편과 호텔을 비교하고, 회사의 출장 규정을 확인하고, 예산에 맞는 상품을 찾아 예약을 진행할 것이다. 고객은 코레일 앱과 여러 호텔 예약 앱을 일일이 실행할 필요가 없을 수 있다. 또 다른 예를 보자. "이번 달 카드 혜택을 비교해서 생활비를 가장 많이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줘. 불필요한 구독 서비스도 정리해 줘." 이 요청을 받은 AI는 여러 금융회사의 정보를 비교하고, 고객이 승인한 범위에서 변경 절차까지 진행할 수 있다. 이것은 아직 한국에서 보편화된 서비스가 아니라 앞으로 가능한 변화의 시나리오다. 실제 금융거래에는 본인확인, 개인정보 보호, 전자금융거래 등 별도의 요건이 따른다. 그럼에도 경제적 의미는 매우 크다. 지금까지 앱은 고객을 모으는 입구였지만, 앞으로는 AI가 고객을 만나는 입구가 될 수 있다.

이 경우 기존 플랫폼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생긴다. 하나는 외부 AI의 접근을 제한하고 자사 앱과 자체 AI를 중심으로 고객을 붙잡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외부 AI에게 상품과 서비스를 개방하고, AI가 선택하기 좋은 공급자가 되는 것이다. 물론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검색은 개방하되 결제는 제한하거나, 신뢰할 수 있는 AI에게만 일부 기능을 허용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앞으로 네이버와 쿠팡이 어떤 AI에게 무엇을 허용할지, 토스와 은행들이 금융정보 조회와 거래 권한을 어떻게 구분할지가 중요해지는 이유다.

5. AI가 고객을 대신하면, 누가 돈을 벌까?

여기서 한 단계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개인 AI가 쇼핑을 대신하는 세상에서는 세 종류의 사업자가 등장한다. 첫 번째는 고객을 대신해 상품을 비교하고 선택하는 개인 AI 사업자다. 두 번째는 실제 상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판매자와 서비스 기업이다. 세 번째는 이들 사이의 인증, 결제, 거래를 연결하는 인프라 사업자다. 이들은 모두 고객의 선택을 받기 위해 경쟁하지만, 돈을 버는 방법은 다르다. 개인 AI 사업자는 구독료나 서비스 이용료, 거래 수수료 등을 받을 수 있다. 판매자는 상품과 서비스 판매에서 수익을 얻는다. 결제 및  인증 사업자는 안전한 거래를 처리하면서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문제는 누가 가장 큰 경제적 영향력을 갖게 되느냐다. 지금까지 네이버나 쿠팡이 가진 강점 중 하나는 소비자가 무엇을 살지 결정하는 순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AI가 고객의 예산, 취향, 과거 구매 내역까지 이해한다면 구매 결정 과정에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힘이 개인 AI 에이전트로 넘어가는 것은 아니다. 상품 가격과 재고, 배송, 반품, 고객지원은 여전히 판매 기업이 책임진다. 판매 ㅜ기업은 자신만의 고객 데이터와 멤버십 혜택도 보유하고 있다. 무엇보다 AI의 추천이 항상 정확하거나 중립적이라고 보장할 수 없다. 결국 개인 AI 에이전트와 기존 (판매 및 금융) 플랫폼 사이에는 협력과 경쟁이 동시에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파피(Poppy)의 의미가 더욱 분명해진다.

파피(Poppy)는 단순히 AI끼리 잘 소통하도록 만드는 도구가 아니다. 고객을 대신하는 AI가 (판매) 기업에 들어올 때, 어느 쪽이 무엇을 통제할 수 있는지 결정하는 규칙이다. 기존 플랫폼의 경쟁이 고객을 자기 앱에 오래 머물게 만드는 것이었다면, 앞으로는 다른 AI가 접근할 수 있는 조건을 설계하는 능력도 중요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6. 개방형 표준이라고 모두에게 문이 열리는 것은 아니다

파피(Poppy)가 개방형 표준이라고 해서 모든 기업이 모든 AI의 접근을 허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파피는 기업이 외부 AI의 신원을 파악하고 접근 범위를 구체적으로 통제할 수 있게 해준다. 어떤 기업은 모든 AI에게 상품 검색을 허용할 수 있다. 다른 기업은 인증된 AI에게만 예약 변경을 허용할 수 있다. 특정 AI를 완전히 차단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것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좋은 측면에서는 소비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사기나 잘못된 거래를 줄일 수 있다. AI 에이전트가 어디까지 행동해도 되는지 명확해지므로 기업들도 안심하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반대의 가능성도 존재한다. 대형 플랫폼이 특정 AI에게만 접근 권한을 주고 경쟁 AI를 차단한다면 어떻게 될까? 또는 큰 AI 기업들이 표준을 사실상 주도하면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규칙을 만든다면 어떻게 될까? 표준은 개방되어 있어도 실제 시장은 폐쇄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출입문을 만드는 기술이 공개되어 있다는 사실과, 누구나 그 문을 통과할 수 있다는 사실은 전혀 다르다.

나아가 실제로 파피는 아직 완성된 표준이 아니다. 어떤 권한으로 AI가 결제까지 실행할 것인지, 거래 오류나 사기 발생 시 책임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등은 추가적인 설계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표준의 미래를 누가 결정할 것인가도 중요하다. 기술 문서가 공개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공정하고 중립적인 운영 체계가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표준을 둘러싼 기업 간 협상과 이해관계의 충돌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7. 한국 기업이 지금 준비해야 할 것

AI 에이전트가 쇼핑과 금융거래를 처리하는 시대가 당장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AI가 만들어내는 거래 규모는 아직 초기 단계다. 보안, 개인정보, 결제, 소비자 보호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그렇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좋은 전략은 아니다. 한국 기업들은 이제 자사의 서비스가 개인 AI 에이즌터와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우선 고객의 AI에게 어떤 일을 허용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상품 검색과 가격 비교는 어디까지 개방할 것인가? 회원의 구매 내역은 어떤 조건에서 조회할 수 있는가? 예약 변경이나 환불 신청은 AI가 직접 처리할 수 있는가? 결제와 송금처럼 위험이 큰 행동에는 어떤 추가 인증이 필요한가?

다음으로 AI가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접점을 설계해야 한다. 지금까지 기업들은 사람이 사용하기 편리한 앱과 웹사이트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앞으로는 사람뿐 아니라 AI가 정확하게 정보를 이해하고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는 연결 방식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고객 관계와 수익 모델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 고객이 자사 앱을 방문하지 않고 외부 AI를 통해 상품을 구매한다면 기존 광고 사업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 자체 AI를 만드는 것이 유리할까, 아니면 여러 개인 AI에게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유리할까?

업종과 사업 구조에 따라 정답은 달라질 것이다. 중요한 것은 외부 AI를 무조건 막거나 무조건 환영하는 태도가 아니다. 고객의 편의와 기업의 경쟁력, 보안과 책임을 함께 고려한 접근 규칙을 만드는 일이다. AI 시대의 새로운 경쟁력은 '고객을 만나는 권한'에서 나온다 인터넷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 중 하나는 고객과 직접 만나는 접점이었다. 구글은 검색창을, 네이버는 검색과 포털을, 쿠팡은 쇼핑 앱을 통해 고객과 연결됐다. 기업들은 더 많은 고객을 자신의 서비스로 끌어오기 위해 막대한 돈을 투자했다. 그러나 개인 AI 에이전트가 보편화되면 고객은 여러 앱을 돌아다니는 대신 자신의 AI에게 원하는 결과를 요청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때 개인 AI는 고객을 대신해 기업을 선택하고, 기업은 그 AI가 자신의 서비스에 어디까지 접근할 수 있는지 결정한다. 따라서 앞으로의 경쟁은 단순히 누가 더 똑똑한 AI를 만들 것인지에 그치지 않는다.

  • 누가 고객의 위임을 받는가?
  • 누가 거래를 허용하는가?
  • 그리고 누가 최종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가?

이 세 가지가 AI 시대의 플랫폼 경쟁을 이해하는 핵심 질문이 될 것이다. 파피는 이제 막 등장한 초기 표준이다. 이 표준이 널리 채택될지, 다른 표준과 경쟁하다 사라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파피가 등장하게 된 문제 자체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고객이 자신의 AI에게 일을 맡기기 시작했다. 이제 기업들은 그 AI를 어떤 조건으로 맞이할지 결정해야 한다. 지금까지 기업은 고객이 들어오는 문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했다. 앞으로는 고객이 보낸 AI에게 그 문을 열어줄지, 누가 어떤 조건으로 결정하는지가 새로운 경쟁의 출발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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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닷 에이아이에서 AI 연구센터장을 맡고 있다. 연세대학교 독문과를 졸업한 후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교에서 경제학 학사 및 석사를, 비텐-헤어데케 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전문 연구원과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특임 교수를 거쳐, 미디어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및 투자회사 ㈜메디아티의 CEO로 활동했다. 2019년부터 2년간 대통령 비서실 디지털소통센터장을 맡았고, 현재는 ‘AI 경제’ 및 ‘디지털 전략’을 주제로 다양한 기업과 언론에서 강의하고 있다.

『생성 AI 혁명』, 『디지털 미디어 인사이트』, 『테슬라 폭발적 성장 시나리오』, 『보이스 퍼스트 패러다임』, 『알고리즘 사회』 등의 공저자이며, 『당장 써먹는 틱톡 마케팅』 저자이다.

프로필: www.linkedin.com/in/berlinlog >>
강연문의: berlinlog@mediasphe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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